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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겜노인 Oct 06. 2020

차세대 콘솔 전쟁에서 소니가 놓친 4가지

플레이스테이션 5가 좋으면서도 아쉬운 이유

아직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황, 경기 시작 전 예측처럼,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와 소니인터렉티브엔터테인먼트(이하 소니)의 차세대 콘솔 경쟁에 대해 논해보는 것은 어떨까 싶어 이번 주제를 잡았다. 전세대 콘솔 경쟁에서 스위치가 나오기 전 압도적으로 유리했던 소니는 왜, 차세대 경쟁에서 불리해지고 있을까.


MS의 삽질(헤일로 인피니티...) 등 여러 이슈에서도 선점을 가져왔지만 현재 상황만 보면 그리 좋은 것 같진 않다. 금전적인 이슈(MS의 베데스다 인수, EA Play 합류)에서 소니가 불리해 보이는 건 사실이지만 전세대 경쟁에서 소니는 MS나 경쟁사를 압도하는 자금적 저력을 보여줬기에 지금 상황은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

소니는 이번 차세대 경쟁에서 여러 측면 MS를 압도했다.  


그렇다면 소니는 무엇을 놓쳤기에 차세대 경쟁에서 불리한 입지가 됐을까. 아직 결과가 나오지 않았지만 지금의 경쟁에서 소니는 분명한 실수를 했고, 그 실수는 단시간에 회복하기 어렵다고 생각된다. 오랜 생각, 고민, 노력 끝에 나온 차세대 콘솔임에 단순히 패착으로 치부할 수는 없지만 이런 결정은 아쉽게 느껴진다.


1. 구독 시스템에 대한 관심 부족

첫 번째는 구독으로 정의하는 새로운 과금 모델에 대한 관심 부족이다. 사실 구독 시스템은 의식주부터 엔터테인먼트까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렌털 개념은 정수기는 냉장고를 비롯해 의료기기 등 다양한 분야로 확대 중이고, 넷플릭스를 필두로 한 영상 콘텐츠 구독 역시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그러나 소니는 고집스럽게도 이에 대해서 준비하지 않고 있다. 최근 PS Plus 회원을 대상으로 최신작 폴가이즈(FallGuys)을 한 달 무료로 제공하고 좋은 결과를 받기도 했지만 호성적을 기반으로 사업의 변화를 주는 선택을 보이진 않고 있다. 물론 서비스의 변화가 있을 수 있지만, 그게 될지는 모르겠다.

플레이스테이션 5에서 Ps Plus는 어떤 식으로 전개될지 모든 정보가 공개되진 않았다.


구독 경제는 시대의 흐름 중 하나로 볼 수 있다. 소장, 보관이라는 가치가 얕아지는 디지털 콘텐츠는 더욱 그렇다. 어느새 영화관보다 자신이 결제한 넷플릭스로 작품을 보는 것이 편해졌고, 광고를 보기 싫어 유튜브 프리미엄을 결제하는 인구도 늘고 있다. 구독 경제는 현재 시대의 흐름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소니는 이에 대해 PS NOW 정도의 시험적인 구독 모델만 가지고 있다. 단순히 온라인 기능과 일부 제품의 할인만을 내세운 PS Plus를 쓰기엔 혜택이 너무 부족하다. 하지만 쇼케이스 등 상황에서도 현재까지 소니의 다른 선택이나 새로운 서비스 대안은 나오지 않고 있다.



2. 독점작에 대한 무리한 기대

현세대 콘솔(Xbox ONE, PS4) 경쟁에서 가장 많은 효과를 보인 건 '독점' 게임이다. 라스트 오브 어스 시리즈를 비롯해 갓 오브 워, 고스트 오브 쓰시마, 라쳇 앤 클랭크, 블러드본, 언챠티드 시리즈, 호라이즌 제로 던, 그란 투 리스모 시리즈 등 이름만 언급해도 알만한 게임들로 시장을 호령했고, 기대 이상의 성과를 냈다.


오랜 세월 효과를 두둑이 낸 세컨드, 서드 파티의 활약부터 성과는 미비해도 충분히 제 몫을 한 퍼스트 파티 라인업들은 플레이스테이션 시리즈가 위험할 때마다 회복약 노릇을 하며 성공을 유지해왔다. 덕분에 소니는 초반 차세대 경쟁에서도 MS를 압도하는 여유를 보일 수 있었다.

베데스다의 신작이 게임 패스를 통해 1만 6천 원에 제공된다면..


하지만 EA와 베데스다 등이 MS의 구독 시스템인 게임 패스 아래로 들어가면서 이런 독점 행진의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 PS5의 든든한 파트너 중 일부가 떨어져 나갔다는 뜻이다. 물론 멀티 플랫폼으로 게임은 나오겠지만 1만 6천 원 정도로 즐길 수 있는 게임을 정가를 주며 즐길 사람이 더 적지 않을까.


물론 소니는 대비할 시간이 충분했고, 소니의 풍부한 라인업을 활용한 구독 시스템을 마련할 수 있었지만 독점작 중심으로 돌아가는 콘솔 경쟁의 우위의 맛을 버리지 못했던 것 같다.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 2는 7년의 시간이 필요했고 인기 독점작의 후속작들 역시 3~5년의 시간이 필요로 하고 있다.



3. 클라우드 등 새로운 시대에 대한 접근 미비

MS는 게임 패스 얼티밋을 통해 콘솔이 없더라도 클라우드 환경에서 충분히 게임을 즐길 수 있는 X-Cloud 서비스를 도입했다. 얼티밋을 구매하면 PC나 콘솔, 모바일 어디에서든 자신이 즐기는 게임을 터치 또는 주변기기를 활용해 즐길 수 있게 만든 것이다.


누가 그 작은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하겠냐고 반문할 수도 있고, 구글의 -현재까지- 실패한 스테디아와 흡사한 클라우드 서비스가 MS라고 다르겠냐고 말할 수 있다. 근데, 전 세계 모바일 게임 인구나 게임 산업에서 모바일이 차지하는 규모만 보면 지금의 생각은 시대의 흐름과는 거리가 먼 고집으로 밖에는 설명할 수 없다.

모바일 기기는 더욱 좋아지고, 강해지고 있다. 클라우드나 리모트는 시대의 흐름 중 하나다. <사진출처: SKT 광고 캡처>


물론 소니 역시 리모트 등 스마트폰 상황에 맞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점은 높이 살만하다. 하지만 클라우드 서비스는 리모트와는 차원이 다른 서비스다. 단순히 자신이 보유한 게임을 콘솔 내 와이파이 환경을 이용하는 것을 넘어 언제 어디서든 구매하지 않은 게임조차 완벽한 그래픽으로 체험할 수 있는 것을 말한다.


소니가 클라우드 서비스에 대해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은 들은 적이 없다. PS5의 PS Plus 또는 이름이 공개되지 않은 새로운 서비스가 이런 시스템을 지원할 수도 있겠지만 게임 패스 방식이 아닌 게임을 구매하고 자신이 보유한 게임만 즐길 수 있다면 종전 리모트 방식과 큰 차이를 내기 어렵다.


4. 하위 호환에 대한 부족한 절실함

철 지난 게임이 왜 필요한가..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많다. 그러나 반대로 오래 된 게임을 에뮬레이터나 레트로 게임기 또는 리마스터 등으로 다시 즐기는 사람도 많다. 그런 사람이 있으면 아닌 사람이 있듯 하위 호환은 새로운 콘솔이 나올 때마다 뜨거운 감자였다.


MS는 콘솔 시리즈 내내 하위 호환에 대해 긍정적이었으며, 실제로 게임 패스 등 구독 시스템 내에서도 하위 호환을 지원하고 있다. 당연히 이번 Xbox Series X에서도 하위 호환은 지원된다. 단순 지원을 넘어 로딩과 HDR 등 그래픽 향상 등도 존재한다. 모든 게 만족스러울 순 없지만 거의 모든 종전 게임들이 지원된다고 보면 된다.

파이널 판타지 7 리메이크도 좋았지만 그냥 그 자체로 좋은 게임들도 많다.


하지만 소니는 마지못해 지원한 듯 미비한 수준을 보여준다. 특히 PS4와 연동되지 않은 세이브 기능이나 트로피 기능은 반쪽 짜리 하위 호환이라는 불명예를 떠안게 만든다. 서로 연동되지 않으면 하위 호환이 의미가 있을까. 소니의 PS One부터 PS2, PS3로 이어지는 과정 내 무수한 명작이 있지만 여전히 지원하지 않고 있다.


일부 게임을 리마스터 또는 단순 클래식 이식 등으로 선보이지만 이 역시 게임을 가진 사람들조차 구매해서 즐겨야 한다. 상술이라고 꼬집긴 어렵지만 사용자 입장에서는 좋게 보기 어려운 대목이다. 개발적 이슈가 크겠지만 무수한 IP와 게임 라인업을 활용하지 못한다는 것은 소니 입장에선 뼈 아픈 내용이 아닐 수 없다.


*그럼 이제 어떻게 될까?

정확한 건 11월 10일 이후 소니의 PS5가 출시된 이후 나올 것이다. 구독 중심의 카드를 꺼낸 MS와 기존까지 승리를 안겨준 소니의 독점작 중심 라인업이 어떤 결과를 낼지는 정말 시간이 답해줄 문제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시대가 변하고 있고, 그에 따라 서비스 업체에 대한 생각 역시 달라져야 한다고 본다.


그런 부분에서 MS는 사용자 중심, 친화적인 서비스에 나서고 있고 소니는 마니아 중심의 환경에 포커싱을 맞추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소니가 완전히 마니아는 아니다. 구독 서비스와 하위 호환 등의 변수를 보면 마니아 중심 중에서도 뭔가 그들이 원하는 그룹에 '포커싱' 돼 있는 느낌이다.

차세대 콘솔 경쟁은 올 연말을 강타할 가장 재미있는 경쟁이 됐다.


그러나 사람들의 마음은 모른다. MS가 게임 패스를 처음 시작했을 때에도 소니가 자사의 유명 IP를 리마스터했을 때도 사람들은 예상을 넘은 선택을 했다. 이번에도 그런 상황이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낙관할 수 없다. 그렇기에 이번 차세대 콘솔 경쟁은 그 어느 때보다 많은 화제와 관심을 쏟아내고 있다.


과연 소니의 선택이 실수가 아닌 '또 다른 성공'을 위한 선택이었는지, 11월 이후를 기대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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