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마블 기대작 세븐 나이츠 2 첫날 풍경
사전 예약했는지도 모르고 있었던, 그리고 코로나 19로 인해 드문드문 소식 보이던 넷마블의 구세주 '세븐 나이츠 2'가 11월 18일 '그랜드 오픈'을 했다. 오전 10시 시작으로 현재까지 즐긴 경험에 대해 간단하게 공유하려고 한다. 리뷰가 아니라 말 그대로 그냥 소감이니 어떤 게임인지 정도만 보실 분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한다.
넷마블의 서버 기술력은 여러 경험을 통해 안정화돼 있다. 오픈 첫날에도 불구하고 서버 문제는 거의 없었고 게임 클라이언트의 튕김 문제나 난감한 버그도 나오지 않았다. 특별히 '데이원' 패치까지 하는 일도 없었고 오픈을 하루 연기했던 '삼국지 난무' 같은 사태도 없었다. 이런 무난한 출시가 참 오랜만인 기분이다.
첫인상은 괜찮았다. 최근 넷마블 내부 스튜디오의 개발력은 물이 많이 올라 있다고 본다. '일곱 개의 대죄' 게임 출시 때만 해도 모바일 환경에서 극강의 연출을 보여줬고 '킹 오브 파이터즈 올스타'는 콘솔 버전으로 내달라는 요청이 나올 정도로 뛰어난 액션 요소를 보였다. 마구마구 신작부터 A3까지 기대 이상은 해왔다.
하지만 세븐 나이츠 2는 지스타 2018 행사 당시만 해도 '최악'에 가까운 평가를 받았다. 우선 불쾌한 골짜기가 느껴지는 8등신 캐릭터부터 장르를 수집형 MMORPG로 전환한 점, 정신 사나운 실시간 전투 등 원작과 큰 괴리감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직접 가서 봤을 때 정말 별로였다.
하지만 무슨 각성 -이라고 하고 방준혁 의장님 일갈-을 받았는지 모르지만 언리얼 엔진에서 나오는 뛰어난 그래픽과 확실히 줄어든 캐릭터의 이질감, 그리고 괜찮은 수준의 최적화까지 왜 넷마블이 이 게임에 대해 많은 기대를 했는지 느낄 수 있었다.
전투가 상당히 인상적이었는데 꼭 '파이널 판타지 7 리메이크'에서 영향을 많이 받은 느낌이었다. 전열과 중열, 후열로 최대 4명을 조합해 진행하는 전투는 실시간이지만 나름의 괜찮은 연출과 가시성을 중요시한 UI 덕분에 확실히 난잡한 전투에서 벗어나 전략적인 싸움이 되는 느낌을 준다.
물론 워낙 빨리 진행되는 게임이고 PvP는 오직 자동으로만 전개되기 때문에 자신이 선택한 4명의 캐릭터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정도만 보이지 세밀한 전략의 차이가 보이는 건 아니었다. 아마 세븐 나이츠처럼 오랜 시간 즐긴 고수 분들에게는 어떤 조합에서 어떤 전략이 발현되는지 알 것으로 생각된다.
게임 콘텐츠는 스토리와 방치형 필드(자동사냥 중심의 렙 올리기), PvP인 결투장, 4~8인 레이드, 성장 던전과 무한의 탑 등으로 구성됐다. 최근 넷마블 게임들이 가진 전형적인 모드와 동일하면서도 MMORPG라면 갖춰야 할 기본 모드들이었다. 애석하게도 여기에는 별 다른 특색이 없었다.
눈에 띄는 점은 요즘 게임에 하나 정도는 있는 '시즌 패스' 개념의 '세나 패스'와 성장 요소인 레벨업, 스킬 강화, 잠재력, 신성력, 마스터리 등의 세분화된 성장 시스템이었다. 처음부터 장기적인 서비스를 염두에 뒀다는 느낌이었다. 당장은 사용하기 어려운 요소도 있었지만 오랜 시간 즐길 게임을 찾는 입장에선 나쁘지 않았다.
이중 잠재력과 신성력, 마스터리는 계정 캐릭터 전체에 영향을 주는 선택으로 중, 후반 대표 콘텐츠라고 할 수 있다. 캐릭터마다, 또는 전체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초반에 보상으로 주어지는 걸 어떻게 쓸지 잘 고민해야 했다. 물론 필자는 막 써서 망했다. (어차피 현질 없이 어느 정도 이상은 불가능하니깐 적당히 즐겨봅니다.)
많은 공을 들인 스토리 부분은 각종 CG 영상과 여러 연출 등이 더해져 나름 그럭저럭 재미있게 볼 수 있었다. 하지만 불쾌한 골짜기처럼 입과 얼굴 표정에서 이질감이 느껴지는 경우가 자주 있었고 초반의 힘 팍 준 형태는 뒤로 갈수록 대화 정도의 단순한 형태로 변해 3장 이후부턴 그냥 스킵했다.
초반 게임 진행은 가이드 미션(매우 많은 보상 존재)과 이벤트 중심, 스토리 전개 중심으로 진행했다. 일단 오픈 초반이라 보상이 나쁘게 나오지 않고 3장까지 클리어하면 최소 20회 이상의 소환이 가능하다. 그 이후에는 일일 미션과 세나 패스 관련 중심으로 진행했다. 아마 가장 무난한 전개인 것 같다.
자, 제일 중요한 소환 및 현금 패키지 관련 부분을 엿보자. 넷마블스럽게 가장 먼저 만날 수 있는 건 11만 원짜리 전설 영웅 패키지다. 그 외 눈에 띄는 건 '매일매일' 시리즈인데 영웅을 비롯해 장비, 펫, 루비, 지도 등 게임에 필요한 걸 한 달 동안 매일 몇 개씩 제공하는 형태다. 월정액으로 묶이는 서비스를 여러 개로 나눈 느낌이다.
여기에 특정 영웅을 소환하기 위한 시즌 패스 개념의 '용병단 의뢰'가 있는데 이건 무조건 100% 현금으로만 구매할 수 있다. 그리고 그냥 소환 형태가 아닌 단계별로 임무를 진행하고 최종적인 결과를 받는 방식이라 미니 시즌 패스 같은 느낌이다. 당연히 환불 규정이 어렵고 미션을 다 안 하면 돈 날리는 요소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이 정도는 3000원에서 1만 1천 원대로 낮기 때문에 소과금 유저들에겐 나쁜 선택은 아닌 것 같다. 그럼 고과 금 일명 '해비과금러'들에게 어울리는 패키지는 뭐가 있을까. 맞다. 확률이다. 이 게임의 소환 확률은 엔씨소프트의 '리니지2M'이 떠오를 정도로 아주 낮고 희박하다.
이미지를 보면 알겠지만 영웅 소환 확률 전설+ 등급은 0.01%다. 캐릭터 4명 다 합쳐봐야 0.04%다. 그럼 전설 캐릭터는 좀 괜찮을까. 전설 9명 캐릭터 전체 0.66%다. 한 명당 0.0733%다. 전설+와 전설을 합쳐도 1%가 안된다. 장비라고 다를 것 없다. 최고 등급은 0.068%, 펫은 0.05%다.
아시겠지만 이 게임은 뽑는다고 능사가 아니다. 각 캐릭터의 영혼석을 추가로 모아 등급을 올려야 한다. 당연히 뽑는 걸로 '와!' 할 수는 있지만 어차피 그걸 몇십 개, 몇 백개를 뽑아야 하니 이 확률이 더 낮고 충격적이게 보일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짧은 소감에 대해 이야기한다면 세븐 나이츠 2는 나름 괜찮은 그래픽과 비주얼, 그리고 소소한 전략 전투를 가지고 있으나 더욱 과감해진 확률과 상대적으로 짠 보상, 구매 중심의 팍팍한 현질 구성으로 가벼운 마음으로 즐기고자 하는 유저들에겐 다소 어려운 게임이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그리고 스토리에 힘을 너무 줘서 그런지 모르지만 생각보다 게임 콘텐츠가 부실하다. 이리저리 다양한 모드들을 선택해 즐기는 세븐 나이츠 1과 다르게 그냥 자동 사냥으로 걸어놓고 결과를 보는 양산형 MMORPG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아마 비슷한 콘텐츠로 보면 다른 중국산 MMORPG들이 훨씬 잘되어있고 다양하다.
그래도 최근 모바일에서 이 정도의 퀄리티를 갖춘 게임이 얼마나 있을까 싶다. 무리하게 현질 하지 마라. 어차피 '사이버펑크 2077'도 사야 하고 돈 모아 와이프나 여자 친구 몰래 플레이스테이션 5나 Xbox 시리즈 X도 사야 하기 때문에 그냥 체험해보는 입장에서 즐기는 건 나쁜 것 같지 않다.
첫날 하고 난 후 생각해보니 아마 상세 리뷰는 안쓸 것 같다. 이거 전부인 것 같아서 말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