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이미 일상에서 KPI를 유용하게 활용하고 있다.
KPI는 정말 개인과 조직의 성과를 높여주는가?
아마 본 글을 읽고 계신 분들 중 대부분의 분들은 회사에서 현재 KPI를 사용하고 계실 것으로 생각합니다. 물론 그 사용도의 수준과 깊이에는 다들 차이가 있겠지만 말이죠.
경험적으로 50인 이상 기업에서 KPI를 사용하고 있는 비율은 거의 80%에 육박할 것으로 추측합니다. KPI는 그만큼 대중적이고 보편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성과관리 도구라고 할 수 있는데요.
이렇게 많은 회사에서 사용하고 있을만큼 KPI는 체계적인 성과관리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인식되고는 있지만 한편으론 'KPI 무용론'이 대두될 정도로 그 효과에 대한 부정적 인식 또한 많은 것도 사실입니다. (이것도 주관적인 판단으로는 KPI를 사용하고 있는 회사의 80% 이상에서 나타나고 있을 것 같네요.)
KPI는 그냥 연례행사일 뿐 실제 성과향상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러한 부정적 인식은 왜 발생되게 된 것일까요? KPI가 그 자체로 실제 효과가 전혀 없는 도구이기 때문일까요?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현재 우리는 알게 모르게 각자 개인의 삶 속에서 KPI를 매우 빈번하게 그리고 효과적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내가 사용하고 있는 그것이 KPI라는 인식을 전혀 하지 못하고 오로지 회사에서만 사용하고 있는 KPI만을 KPI라고 오해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 회사에서 잘 사용되지 않는 것만을 보고 'KPI는 효과가 없다'라는 잘못된 인식이 생겼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여러분들 회사의 KPI가 별로 효과가 없다고 느껴지는 이유는 a. 실제 성과창출에 도움이 되는 올바른 KPI를 도출하지 못했고, b. KPI를 성과향상에 도움이 되는 방법으로 올바르게 활용하지 못했기 때문이지 KPI 자체는 조직 구성원들과 조직의 성과를 향상시키는데 매우 효과적인 도구임이 틀림없습니다.
만약 여러분들 가운데 "앞으로 나는 회사에서 KPI를 절대 사용하지 않을거야"라고 결정을 하신 분이 계신다면 굳이 앞으로 전개될 이 글들을 읽을 필요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히지만 그게 아니라 앞으로도 (어쩔 수 없이) KPI를 계속해서 사용할 예정이라면 (아직 사용하고 있지 않은 회사는 새로 KPI를 사용할 예정이라면) 이제부터 연재될 이 글을 통해 a. 올바른 KPI를 도출하는 방법과 b. KPI를 올바르게 활용하는 다양한 방법들에 대해 정확히 이해하시기 바랍니다. 나아가 본인이 이해하는 것으로 그치지 마시고 조직 전체 구성원들에게도 알려주셔서 모든 구성원들이 올바른 KPI를 도출하고 올바른 방법으로 활용함으로써 조직 전체의 성과를 견인하는데 도움을 주시면 좋을 것 같네요.
위에서 잠시 언급한 대로 우리는 사실 일상생활에서 이미 KPI를 아주 보편적으로 그리고 큰 효과를 보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혈액검사 결과를 통해 개인의 건강을 관리하는 것이 대표적이라 할 수 있는데요.
혈액검사를 실시하면 그 결과는 수많은 (일종의) 지표의 형태로 만나게 됩니다.
그리고 그 지표 중 유독 튀는(나쁜 쪽으로) 결과가 보인다면 우리는 a. 어떤 문제 때문에 그런 수치가 나타나게 되었는지, b. 그리고 그런 문제를 개선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찾고 c. 해당 지표 뿐 아니라 관련 지표들을 정기적으로 모니터링하면서 건강을 관리합니다.
이 외에도 인바디를 측정하여 기초대사량, 부위별 근육량, 체지방 비율 그리고 체중 등 각종 지표들을 통해 내 몸의 상태를 수치적으로 파악한 후 체계적인 운동계획을 수립하기도 하죠.
이러한 쳬계적인 접근이 없이 무턱대로 운동만 한다면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운동이 되지 않아 운동에 들인 노력 대비 근육이 발달하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또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재테크'를 할 때에도 종합 주가지수, 환율, 장단기 국채금리 차이 및 금리추이, 통화공급량 및 물가지수 등 각종 지표들을 통해 어떤 금융상품에 어느정도 비율로 투자를 할 것인지, 투자 포트폴리오를 설정하기도 합니다.
이것은 건강관리나 금융투자를 하는 분들이라면 아주 일반적인 접근방법인데요. 이렇게 각종 지표들을 체크하지 않고 무작정 시도하는 것은 아마추어적인 것을 떠나 실패의 위험이 무척 높다는 것을 모든 분들이 인정하고 계실 것입니다. 이 수치들을 일종의 KPI(또는 PI)라고 했을 때 우리는 KPI를 통한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성과관리가 리스크를 줄이고 성과향상에 큰 도움을 준다는 것을 이미 인정하고 있다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혈액검사 결과를 통한 건강관리에서의 성과는 '건강해지는 것', 인바디를 통한 운동계획 수립에서의 성과는 '몸짱이 되는 것 또는 날씬해지는 것', 각종 경제지표를 통한 재테크 계획수립 및 실행에서의 성과는 '투자수익률을 높이는 것'이 되겠죠.)
그리고 각 지표들을 관리하는 관행이 정착되고 시간이 지나 조직 구성원들이 각 지표들의 속성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질 수록 KPI를 통한 성과관리의 효과는 더 높아지는데요.
가령 이해하기 쉽게 혈액검사를 통한 건강관리를 예로 들자면 아래와 같습니다.
우리가 보통 당뇨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지표는 혈액검사 결과지에 Glucose라고 표시된 '공복혈당'입니다. 하지만 당뇨환자들 중 상당수는 공복혈당은 지극히 정상인데 식후에 혈당이 급격히 오르는 증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공복혈당을 측정하는 것만으로는 당뇨환자인지 아닌지를 정확히 판단할 수 없습니다. 일반적으로 당뇨 환자들의 가장 확실하고도 공통적인 특성은 음식을 섭취한 후 1시간~2시간 사이에 혈당이 급격히 상승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혈당의 속성에 대한 이러한 이해를 갖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더 정확한 건강관리를 위해 공복혈당 뿐 아니라 식후 1시간 또는 2시간 혈당을 측정함으로써 훨씬 더 정확한 당뇨여부 판단과 효과적인 건강관리를 할 수 있게 되겠죠.
나아가 혈당이라는 지표는 몸무게, 콜레스테롤(총콜레스테롤, HDL, LDL), 중성지방 및 ALT(간수치) 등의 지표와 상당히 연관이 깊다는 속성을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본인이 당뇨의 위험이 크다는 것을 혈액검사 결과로 인지하게 되었을 때 '연관지표'인 콜레스테롤, 중성지방 등의 수치에 나쁜 영향을 주는 음식들을 찾아서 이를 자제하거나 이 수치 개선에 도움이 되는 음식들을 찾아 적극적으로 섭취하는 노력을 즉각적으로 실시할 것입니다.
또한 몸무게 또한 연관지표이기 때문에 이를 줄이기 위해 체중감량에 효과적인 운동을 실시하는 등 각종 조치들을 신속하게 실시함으로써 당뇨를 빠른 시간 내에 극복할 수 있는 시도를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내가 핵심적으로 관심이 있는 지표(이 사례에서는 혈당수치)와 연관이 깊은 각 지표들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것은 효과적이고 빠른 성과향상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 할 수 있습니다.
위 이미지는 제가 지금까지 건강검진에서 받았던 혈액검사 결과 중 당뇨와 깊이 관련된 지표들을 모아놓은 사례입니다.
2021년 5월에 공복혈당 140, 당화혈색소 7.8로 당뇨 판정을 받았을 때 총콜레스테롤, HDL, LDL, 중성지방 및 ALT 지표들의 수치를 보면 모두 정상수치를 벗어나있을 뿐 아니라 그 벗어난 정도도 매우 심각한 것을 볼 수 있는데요.
이후 과거의 지표들까지 찾아내어 엑셀에 정리해놓고 보니, 2015년에 이미 한 차례 신호가 왔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때 공복혈당이 99 정상치가 나와 애써 외면하려 했던 것 같은데 만일 그때 연관지표인 총콜레스테롤, HDL, LDL, 중성지방 및 ALT 지표 등 다른 지표들을 보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조치를 취했더라면 2021년 5월 당뇨라는 결과를 받지는 않았을텐데 하는 후회가 남네요. (그나마 21년 5월 이후 정신차리고 남들보다 더 빡쎄게 관리를 해서 3개월만에 몸무게도 거의 20킬로를 감량하고 당화혈색소 수치를 비롯해 나머지 수치들도 오히려 30대 때보다 좋아졌습니다만 한 번 찾아온 당뇨는 번복이 불가능하여 평생 관리를 해야 한다는 점은 매우 뼈아프게 생각합니다.)
각 지표들의 속성에 대한 이해도가 높을 수록 KPI를 통한 성과관리의 효과가 높아진다는 것은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이 부분 강조하기 위해 사례 하나를 더 들도록 하겠습니다.
지표 가운데 '중성지방'이라는 지표가 보이는데요. 이 수치가 몸무게나 혈당 그리고 간수치(ALT)와 상관관계가 매우 높음을 볼 수 있으실겁니다.
그러니까 당뇨치료 뿐 아니라 체중감량을 원하시거나 지방간 등 간 건강을 회복을 원하시는 분들께서는 중성지방 수치를 낮추기 위한 노력을 하셔야 하는데 '지방'이라는 것 때문에 대부분 기름진 음식을 덜 먹는 노력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중성지방 수치는 기름진 음식의 영향보다는 탄수화물의 영향을 훨씬 더 많이 받는다는 속성을 갖고 있습니다. 이러한 중성지방의 속성을 잘 모르게 되면 많은 사람들이 탄수화물은 많이 섭취하면서 단지 기름진 음식만 줄이기 때문에 노력 대비 건강개선의 성과가 미미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이러한 중성지방의 속성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다이어트 등을 목적으로 '저탄고지 식사'를 하는 것이죠. (몸에 지방이 쌓이는데는 지방의 영향은 미미하고 탄수화물의 영향이 매우 크기 때문에)
저의 사례에서도 이 점을 정확하게 공략하여 실행했기 때문에 3개월 만에 19킬로를 감량하고 단시간만에 공복혈당도 정상치(90), 당화혈색소도 정상치(5.7) 총콜레스테롤, HDL도 정상치로 회복시켰을 뿐 아니라 중성지방은 무려 368에서 62로, 간건강 정도를 파악하는 ALT는 77에서 18로 30대 중반이었던 2006년 시점보다 훨씬 더 좋은 수치를 만들어 낼 수 있었습니다. (이 글을 쓰는 2024년 10월 현재에는 몸무게가 너무 줄어서 목표를 일부 수정하게 되었는데 이 부분은 추후 '목표설정 및 수정' 챕터에서 별도로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우리는 이렇게 KPI(지표)를 일상 생활에서 매우 빈번하게 활용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회사에서 사용하는 KPI는 매우 특별하다는 생각 때문인지 회사에서 KPI를 사용하는 것에는 반감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위에서 언급한 지표관리나 회사에서의 지표관리나 모두 동일한 매커니즘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런 생각은 잘못된 편견이라 말씀드리고 싶네요.
여러분들 회사에서 사용하고 있는 KPI들도 위와 동일한 방식으로 관리하게 되면 개인이나 조직 전체가 더 큰 위험에 빠지기 전 필요한 조치들을 미리 취할 수도 있고 나아가 더 큰 성과를 거두기 위해 어떠한 일들을 추진해야 할 것인지 그 대안들도 찾을 수 있습니다.
KPI의 활용이 그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일단 a. 올바른 KPI가 도출되어야 합니다.
그렇다면 올바른 KPI만 도출하기만 하면 KPI가 성공적으로 잘 활용될 수 있으냐 하면 그것은 또 다른 문제입니다.
KPI가 성공적으로 잘 활용될 수 있으려면 반드시 조직 내에서 KPI를 활용하는 사람들이 b. KPI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을 알고 있어야 합니다.
아무리 올바른 KPI를 도출했다고 하더라도 KPI를 활용하는 사람들이 이것을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 지 알지 못한다면 그 KPI는 제대로 활용될 수 없게 될 것입니다.
a. 올바른 KPI 도출과 b. 올바른 KPI 활용은 위 그림처럼 선순환의 관계에 있습니다.
a. 올바른 KPI를 도출하지 못하면 우리가 만들어 내고자 하는 성과와 특별히 관련이 없거나 관련도가 낮은 KPI를 관리하게 됨으로써 자연스럽게 KPI 관리와 성과향상이 연결되지 못하기 때문에 KPI 관리는 더 이상 의미를 갖지 못하게 되고 따라서 b. KPI 활용은 제대로 이루어지기 어렵습니다.
그리고 설사 좋은 올바른 KPI를 도출했다고 하더라도 조직 구성원들이 b. 도대체 이 KPI를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를 모르고 있다면 전혀 효과가 없거나 효과가 미미한 방식으로만 KPI를 활용하게 되기 때문에(의아하시겠지만 인사평가의 기준으로만 KPI를 활용하는 것이 대표적 사례입니다.) KPI에 대한 믿음은 날이 갈 수록 쇠약해질 것이고 이것은 더 좋은 KPI를 도출해서 관리해야겠다는 의지를 약하게 만듦으로써 a. 올바른 KPI 도출이 어렵게 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각 KPI들의 속성에 대한 이해가 높아질 수록 KPI는 더 효과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드린 바 있는데요. KPI 속성에 대한 이해는 별도의 학습과정을 통해 배울 수도 있겠지만 해당 KPI를 오랜시간 활용하는 가운데 경험적으로 축적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올바른 방식으로 KPI를 활용하는 것은 여러가지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 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소개될 글들은 여러분들께서 이 a와 b의 순환고리가 선순환이 되도록 만듦으로써 KPI가 여러분들 개인의 성과 뿐 아니라 조직 전체의 성과를 향상시키는데 매우 파워풀하게 작용할 수 있도록 하는데 도움을 드리는 내용이 될 예정입니다.
논리가 중요하기 때문에 쉽게 쉽게 가볍게 읽을 수 있는 글은 아니지만 성과와 밀접하게 연관된 내용인 만큼 다소 어렵더라도 집중해서 읽어주시고 조직 내 구성원분들과 함께 공유하고 토의할 주제로 삼으시면 더 효과적인 학습이 되고 여러분들의 조직에 더 잘 적용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