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와 헤어진다면

나는…

by 이면

꿈을 꾸었다

그녀가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어, 헤어지자”

그녀와 헤어진다면 나는 어떻게 할까 생각해 보았다

그녀의 행복을 빌 것 같았다.

눈시울이 붉어졌다

“그래?”

“정말이야?”

“…”

“내가 누나와 대화하면서 그런 거 하나 알아채지 못했네?“

”그런 나는 정말 병ㅅ이야“

(그녀 앞에서 욕하는 일은 없었으나)

그녀는 나를 쳐다보았다,

눈물이 조금씩 나왔다

흐느낌을 참을 수 없다

이런 눈물은 보이면 안 되는 건데.

나는 울음이 가득한 목소리로 말했다

”다시는 나 같은 사람 만나지 마“

”나보다 더 나은 사람이랑 만나서 결혼해“

”내가 너무 부족해서, 담기에는 너무 작았나 봐“

“행복하게 살아”

그녀가 행복하다면 나는 어떻게 돼도 좋았다

아니 그렇지 않았으나, 그녀를 잡을 수는 없었다

​(당신이 행복하다면 나는… 당신을 사랑하기에, 행복을 바랄 수 밖에 없었다)


사랑하기에, 놓아줘야 하는 때가 있는 거라 생각했다

뒤를 돌아서 바닥으로 고개를 숙인 뒤 눈물을 흘린다

이 얼굴을 보여준다면 그녀는 어떤 표정을 지을까?

턱 끝으로 눈물이 모여 바닥으로 뚝 뚝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그녀의 얼굴을 볼 수 없었으나, 그대로 말했다


”나.. 정말 사랑했는데, 진짜 좋아했는데, 모든 걸 다 내줬는데“

”그래도 더 주고 싶었는데.. 나는“

”누나가 정말 좋았는데“

심장 한 쪽이 시큰거렸다

분명히 이 찌르는 듯한 고통 때문에 흐르는 눈물이리라

울음에 말을 잘 잇지 못한다

“이건.. 지론인데.. 사람은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보다, 자기를 사랑해 주는 사람이랑 살아야 더 행복하대”

“정말 좋아했어, 누나의 모든 것을“

(그녀가 존대하는 것을 싫어하기에, 절대 존댓말을 하지 않았지만)

“당신의…행복을… 빌게요”

“그럼…”

“안녕히..”

“가세요”

(더 이상 일평생 그녀를 보는 일은 없겠지, 내가 사랑을 하는 일도)

나는 그녀의 얼굴을 볼 수 없었다.

한걸음 두 걸음 걸어간다.

눈물이 앞을 가려 내가 어디로 가는지도 몰랐다

타인들이 나를 어떻게 보든 중요하지 않았다

눈물로 슬픔을 씻어내야 했다

울고 나면 후련해질 것 같았다

뒤에서 무엇인가 나를 감쌌다

내가 항상 잡던 자그마한 손이, 작은 덩치가, 그렇지만 누구보다 따뜻한 온기가, 지옥으로 처박히기 전인 나를 끌어올렸다

”미안해.. 그 정도로 반응할 줄은 몰랐어“

가슴이 찢어지는 이 감정은 세상이 멸망한다고 해도 느낄 수 없을 것 같았다

”그정도로 나를 생각해줘서 고마워“

등이 뜨거운 눈물로 뒤덮인다

”그리고 미안해.. 진짜로..”

나는 불안해졌다

그것이 진짜 그녀의 마음이라면..

나는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진짜 사랑했는데, 그 말을 들으니 너무나도 무서웠다

몸이 겨울 바다 한가운데에 빠진 사람처럼 덜덜 떨렸다

눈물이 멈추지 않는 것은 왜인지 알 수 없었다

한참을, 그렇게 서 있었다

서러웠다

내 마음이 다 전달되지 않은 걸까?

뭐가 부족했나?

떨리는 목소리로 그녀에게 말했다

“나 울렸으니까 오늘 위로 잘 해줘”

“응 미안해, 알았어, 잘 때까지 그럴게”

나는 깊이 고민하다가 말했다

“다음번은 장난이라고 믿지 않을거야 ”

“다시 말할 때는 진지하게 말하는 거라고 생각할 거야”


“응, 미안해”

수많은 미래 중, 가장 보고 싶지 않은 미래가

꿈이라는 형태를 가지고, 나에게 찾아왔다.

이런 상황이 오게 되는걸까? 도망치고 싶은 이 상황이.

아니 그렇게 되지 않게끔

장군이, 체크메이트가 되기 전에 더 잘해서

그런 일이 없도록 해야겠다고, 미래의, 꿈의 내가 나에게 말했다.

청명한 하늘에서, 저 아득히도 멀리, 수천광년도 더 떨어진 별들이, 나와 그녀를 은은하게 빚추었다

사락사락 바람이 옷깃을 흔들고, 우리는 손을 잡고 집으로 향했다.

소년이

사랑을

하고 있었다

소녀도

그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