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아도_25화

by 무우지렁이

※ 공모전 출품을 목표로 집필 중에 있습니다. 중간중간 편집/보완되며 내용이 수정될 수 있습니다.


"여, 여긴...."


공장 사람들이 유리를 데리고 간 곳은 치킨집이었다.


"유리 왔구나."


사장님께서 늘 그렇듯 자상한 미소로 유리를 맞아주셨다.


"양념치킨 두 마리, 간장 한 마리, 후라이드 한 마리에 생맥 5잔, 콜라 큰 거 하나 부탁해요."


반장 이모가 익숙하다는 듯, 주문을 했고, 사장님께서는 기본 세팅과 함께 마실 것들을 내어주셨다.


"자, 유리의 이사를 기념하기 위하여~!"

"위하여!"


반장 이모님이 맥주잔을 들고 선창 하자, 공장 사람들도 맥주잔을 부딪치며 후창 했다.


"어, 유리 안 해? 다시. '유리의 이사를 기념하기 위하여~!'"


유리가 머쓱해 맥주잔을 들지도 못하자, 반장 이모님께서 다시 제창을 요구했다.


"거, 건배...!"

"건배~!"


유리의 제창에 공장 사람들도 깔깔대며 제창했다.




"자아, 치킨 나왔습니다~."


갓 만들어 윤기가 좔좔 흐르고 김이 모락모락 나는 치킨 네 마리가 나왔다. 게다가 치킨마다 계란이 한두 개씩 총 5개의 계란이 같이 나왔다.


"삶은 계란은 뭔가요?"

"서비스입니다~."


유리의 질문에 사장님께서 싱긋 웃으시며 대답해 주셨다.


"잘 먹겠습니다!"


유리는 가장 먼저 오리지널인 후라이드 치킨을 한 조각 집어 들었다.


"앗, 뜨뜨뜨."


빨리 먹고 싶은 마음에 치킨을 함부로 잡은 댓가는 혹독했다. 하지만 유리는 굴하지 않고 치킨을 소금에 찍어 후후 불고는 크게 한 입 베어 물었다.


'바삭'


맛있는 소리와 함께 유리의 입 안에 고소한 튀김옷과 촉촉하고 부드러운 속살과 육즙이 함께 춤을 췄다.


"음~~!!"


유리가 치킨을 먹으며 호들갑을 떨었다. 그 모습에 공장 사람들이 깔깔 웃으며 말했다.


"그렇게 맛있니?"


유리는 대답 대신 엄지를 치켜들고 고개를 연신 끄덕였다. 그때 주방에서 사장님이 말씀하셨다.


"그러고 보니 유리가 매장에서 치킨을 먹는 거는 처음이구나?"


사장님의 말씀에 공장 사람들이 기뻐했다.


"어머, 정말이니? 우리가 유리의 '매장에서 처음 먹는 치킨'을 함께 하는 거야?"

"영광인걸~?"

"한 번 더 짠 할까?"


반장 이모님의 말씀에 이번에는 초록 조끼 이모님이 선창 하셨다.


"유리의 매장에서의 첫 치킨을 위하여!"

"위하여!"


뭔가 웃긴 건배사에 다들 박장대소를 하며 건배를 하고 치킨을 뜯었다.




후라이드의 뼈에 붙은 살까지 싹싹 발라먹은 유리는 이번에는 윤기가 좌르르 간장 치킨으로 손을 뻗었다.


이번에는 후라이드 치킨을 씹을 때보다 소리는 작았지만, 달큰하면서도 짭조름한 맛이 입 안에 퍼졌다. 간장치킨의 감칠맛에 유리는 이번에도 정신없이 치킨을 뜯었다.


"천천히 먹어. 모자라면 더 시키면 돼"


허겁지겁 치킨을 뜯는 유리의 모습에 사람들이 또 한 번 깔깔 웃었다.


세 번째로 먹을 치킨은 아껴놨던 맛인, 가장 좋아하는 양념 치킨이다.


새빨간 윤기가 좌르르 흐르는 양념치킨의 끈적한 유혹에 유리는 치킨을 양손으로 두 조각을 들고 싶은 것을 간신히 참으며 한 조각을 들어 입으로 가져갔다.


양념치킨은 유리의 손에도 빨갛고 끈적한 흔적을 남기고 유리의 입 안으로 들어갔다.


아는 맛이 무섭다고 배달이 되는 동안 조금 식은 맛도 그렇게 맛이 좋았는데, 갓 만든 양념치킨은 유리를 황홀경에 빠뜨리기에 충분했다.


매콤 달콤한 양념이 배인 쫄깃한 껍질과 역시 촉촉한 속살의 조합에 유리는 정신없이 치킨을 뜯었고, 마법에 걸린 것처럼 또 다음 조각을 집었다.


어느 정도 배가 차자 이번에는 계란 하나와 양념치킨 소스를 덜어 비벼먹었다.


양념치킨 소스에 버무린 삶은 계란은 마치 어린 시절 먹던 떡볶이 국물에 계란을 으깨 먹는 맛에 달콤한 맛이 추가된 맛 같다. 그러고 보니 사장님의 치킨은 언제나 그렇듯 마음까지 따뜻해지는 맛이다.




그렇게 모두 치킨을 먹은 후, 반장 이모님께서 계산을 하려 하셨다.


"계산이요~."

"바로 나가시면 됩니다."


예상치 못한 사장님의 말씀에 모두 어리둥절했다. 그러자 사장님께서 말씀을 이으셨다.


"아까 들어보니까 유리의 이사 기념으로 와주신 거였더라고요. 유리의 이사를 돕지는 못했지만, 저도 축하는 해주고 싶네요. 제게도 유리의 이사를 축하할 수 있도록, 저희 매장으로 와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사장님의 말씀에 반장님께서는 잠시 생각해 보시고 말씀하셨다.


"잘 먹었습니다!"


모두들 감사인사를 하고 가게를 나섰다. 마지막으로 나가는 유리는 눈시울이 붉어졌다.


"이사 축하한다."


사장님께서 짧은 인사와 함께 유리의 등을 툭툭 쳐주셨다. 그와 동시에 유리의 눈에서 눈물이 툭, 툭 떨어졌다.


"이 좋은 날에 왜 울고 그래."


가게 밖에서 공장 사람들이 유리를 에워싸고 물었다.


"너무 고마워서요."


혼자인 줄 알았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생각해 줄 줄은 꿈에도 몰랐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위해 기꺼이 시간과 체력과 돈을 써주신 모습에 유리는 감동의 눈물이 났다.


"괜찮아, 괜찮아. 그만 울어. 원래 인생이 서로 돕고 사는 거야. 고마우면 유리도 다음에 다른 사람 도와주면 되지."


보라 조끼 이모님이 유리에게 말했다. 분홍 조끼 언니는 말없이 유리를 꼬옥 안아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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