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렁이 죽'을 준비하기] 고맙습니다 (1/4)
캘리그래피 수강 확정 통화를 마쳤다.
'흐아아아.'
통화 종료 버튼을 누르고 드디어 숨을 쉬었다. 수업을 들을 수 있게 됐다는 기쁨보다는 구직에 대한 불안감이 한층 강화되었다. 내 입으로 8주간의 수업을 다 나갈 수 있다고 말을 하면서 내 귀로 들은 것이다. '나는 최소 8주간 취업이 되지 못할 사람입니다.'라고 말한 것을.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조금 더 적극적으로 구직을 해야겠다는 필요성을 느꼈다. 지난 두어 달 동안 관심이 가는 업무들만 고집부려봤고 안 되는 것을 알았다. 이제라도 빠른 취업을 위해 구직 기준을 완화해야 한다.
경영 컨설팅 외에 하고 싶은 다른 일을 찾는 것부터가 아직은 더 많은 시간과 경험을 필요한 것 같다. 게다가 찾더라도 바로 돈벌이가 가능한 상태로 만들 수 있을 리는 없다. 준비과정이 필요하다. 지금은 꿈보다는 먹고사는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하는 시기라고 판단했다. 꿈도 먹고는 살아야 꿀 수 있다. 돈이 있어야 먹고살고, 꿈도 꿀 수 있다.
근무지가 편도 1시간 이내의 거리에 위치하고 구인 자격요건에 부합하는 일들 중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이기만 하면 전부 이력서를 제출했다. 사무직은 물론이고 건물과 해변 청소까지 닥치는 대로 지원했다. 단기 아르바이트의 경우에는 부산 전역에 이력서를 뿌려댔다.
그런데 정말 단 한 군데도 연락이 오질 않는다. 이대로는 곤란하다. 뭐라도 해봐야 한다. 그런데 뭘 어떻게 더 해야 할지 모르겠다. 딴에 최선을 다한다고 하고 있는 것 같은데 여기서 뭘 얼마나 더 해야 하는 걸까.
문득 서류 지원만 하는 것은 너무 안일한 행동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서류 지원은 이력서 한 장만 만들어놓고 공고가 뜰 때마다 뿌리기만 하면 된다. 게다가 아르바이트 사이트에서는 기본적인 이력서 양식도 있고 심지어 자기소개서도 짜깁기로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 생각해 보니 서류 지원만 하기에는 대부분의 아르바이트 지원에서는 경쟁률도 심하고 변별력도 없어 보인다.
'그래, 진짜 급하고 절박하다면 전화 지원도 해봐야지! 뭘 고고하게 서류만 제출해두고 연락을 기다리고 있어?'
그렇게 전화 지원은 물론이고 전화 문의가 가능한 곳들까지 전화를 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 정도로는 역부족인 모양이다. 여전히 수확이 없다. 전화를 해보면 역시 이미 구인이 완료되었다는 답변이 대부분이고, 괜히 전화를 했다가 나이와 혼인 여부 등등의 이유로 퇴짜를 맞기도 했다. 나보다 능력 있고 열정적인 사람들이 엄청나게 많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취업은커녕 장, 단기 아르바이트도 구할 수 없다. 구직의 범위를 넓히기 위해 고민하다 연기에 재능이 있다는 말이 생각났다. 연기에 재능이 있는지 없는지 나는 모르겠다. 다만 당장의 돈벌이가 필요하다. 배우 구인 글도 함께 찾기 시작했다.
찾다 보니 마침 로케이션 배우 모집 마감일이다. 지원을 위해서는 프로필용 전신사진과 연기영상이 필요하다고 한다. 연기 영상은 기존에 독립영화에 출연한 영상들로 가능할 것 같은데 프로필용 전신사진이 문제다.
'프로필용 전신사진? 배우 프로필을 말하는 건가?'
증명사진을 찍는 데에 들어가는 돈도 부담스러운데 딱 봐도 엄청 비싸 보이는 프로필 사진을 찍을 비용은 엄두도 나지 않는다. 부산에서 배우 구인이라도 활발하면 좋겠지만 그것도 아닌 것 같다. 돈을 벌기 위해 프로필 사진을 찍어야 하는데 리스크가 너무 크다. 확실하지도 않은 일에 큰돈을 쓰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그렇다고 지원을 안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배우 지원 마감도 당장 오늘인데 아는 스튜디오도 없고 시간도 촉박한데 심지어 최근 인대를 다쳐 멀리 나갈 수도 없다. 지원서 양식만 뚫어져라 쳐다보며 고민하기 시작했다.
'프로필용 전신사진… 전신사진….'
그냥 사진이면 나가서 이력서용 사진이라도 찍어올 텐데, 전신사진이다. 싸게 찍으려니 역시 핸드폰으로 찍어야 할 것 같은데 최근에 인대를 다쳐 멀리 나가지도 못한다. 집 배경은 아닌 것 같고. 한참을 고민하다 동네에서 가장 큰 카페로 가서 프로필 사진을 찍기로 했다.
주말임에도 카페에 사람이 많지는 않았다. 하지만 예쁘지도 않은 얼굴로 어쨌든 사람들이 있는 카페에서 예쁜 척하고 포즈도 잡고 사진을 찍으려니 너무 부끄럽다. 음료수를 시켜두고 카페에 앉아 한참을 망설였다.
'그냥 음료수만 먹고 나갈까?'
하지만 뭐라도 해서 돈을 벌어야 한다. 공짜로 사진을 찍으려면 어쩔 수 없다. 돈이 없으면 부끄러움이라도 견뎌내야지. 깁스를 풀고 얼굴에는 철판을 깔고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사진을 몇 장 찍고 자리에 앉아 확인해 보니 화면 속에는 생각하던 젊고 귀여운 나 대신 늙고 못생기고 뚱뚱한 내가 예쁜 척하는 모습이 담겨있다.
'내가 이렇게 많이 늙고 못생겼었었다고…?'
그래도 나름 사진에 찍힐만한 외모일 줄 알고 수치심을 참고 찍은 거였는데. 실상은 늙고 못생긴 사람이 카페에서 꼴값을 떨고 있던 것이었다니. 충격에 지금이라도 쥐구멍에 숨고 싶고 그냥 포기하고 싶어졌다. 무안해진 나는 시켜둔 음료를 빨며 고민했다.
'지금이라도 나갈까 아니면 이미 한 번 쪽팔린 거 끝까지 가봐야 할까.'
음료는 금세 바닥을 보였고 요란한 소리를 내며 내게 눈치를 줬다. '음료도 다 마셨으니 빨리 나가라고.' 마음이 급해지자 결정이 났다.
'이미 한 번 쪽팔린 거 뭐라도 건져가야지!'
그렇게 눈 딱 감고 사진을 몇 장 더 찍기로 했다. 이번에는 어울리지도 않는 예쁜 척 대신 자연스러운 내 모습을 찍어보자. 우스꽝스러운 모션들을 취해봤다. 이게 나니까. 예쁘지는 않지만 그래도 즐거운 모습이 핸드폰에 담겼다.
'이 정도면 최선이야. 고생했어.'
호닥닥 카페를 나와 스스로를 격려해 줬다. 그렇게 마음을 비우고 배우 지원서를 제출했다. 최종 합격까지는 바라지 않는다. 그저 오디션이라도 한 번 보고 싶을 뿐이다.
우려와는 달리 우스꽝스러운 사진으로 1차 서류심사에 통과해 2차 오디션에 참가할 수 있었다. 제대로 된 프로필 사진이 아니라 카페에서 찍은 사진이라 안 될 줄 알았는데 오디션을 보게 된 것이다.
'이것도 된다고?'
믿어지지도 않고 최대한 마음을 비우고 가야 하는데 쉽지 않다. 아무것도 모르고 참여하는 오디션이라 경험 삼아 가는 것이라고. 나중에 다른 오디션에 참여하려면 어떤 것들을 준비해 가야 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가는 거라고. 연기를 배운 것도 아닌 데다가 면접 준비도 없이 참가하는 거니 떨어지는 것이 당연하다고. 기대하지 말라고 스스로 타일렀지만 쉽지 않다. 너무너무 설렌다.
도착해 보니 오디션 대기장소부터가 분장실이다. 덕분에 테두리에 동그란 조명이 조로미 달린 배우 거울 앞에도 앉아 볼 수 있었다. 거울 앞에 앉아있으니 자연스럽게 분장실이 사용 중일 모습이 상상됐다.
실제로 촬영 준비를 할 때에는 배우들과 메이크업 아티스트 분들이 바글바글하겠지. 아니면 물랑루즈처럼 노르스름한 화려한 조명 아래 여기저기 자리한 다양한 배우들이 촬영 준비를 하고 화장대에 앉은 여배우들은 직접 마스카라를 바르는 섹시한 모습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이런저런 상상을 하다 배우 거울 속의 나를 응시했다. 나도 좀 이뻐 보이는 것 같기도 하다. 신기해서 이리저리 얼굴을 돌려보며 열심히 셀카를 찍어보고 있는데 내 이름이 호명됐다.
"전우정님. 오디션장으로 이동하겠습니다."
떨리는 마음으로 깁스를 풀고 오디션장으로 향했다. 심장이 터질 것 같다.
'내가, 내가 오디션을 보다니.'
지원서를 기반으로 이것저것 질문도 받고 지원서에 있는 8년 전 연극 연기했던 할머니 연기 요청을 받아 애드리브로 나름의 연기도 수행했다. 춤과 노래를 시키셔서 춤은 몸치이기도 하고 깁스를 하고 있어 어렵다고 말씀드리고 나름 열심히 노래도 불렀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냐 물어보셔서 지금은 깁스를 하고 있는 중이지만 연기를 해야 할 날에는 깁스가 없을 거라고 말씀드리고 나왔다.
막상 오디션을 보고 나니 후련하기보다는 많이 아쉬웠다. 오디션 경험에 만족하기로 했는데 그게 마음처럼 쉽지 않았다. 주로 누워있거나 앉아있고 노래도 앉아서 부르는 나인지라 서서 오디션을 보는 것부터가 어색하고 불편했다. 평소보다 더 심하게 뚝딱거리는 나를 느낄 수 있었다.
언젠가 오디션 기회가 한 번 더 생긴다면 그때에는 서서 말하고 노래 부르는 연습이라도 해서 오디션을 좀 더 잘 보고 싶다는 욕심은 생겼지만 그럴 일은 없을 것 같다. 이미 지나간 일들은 어쩔 수가 없고, 이제 남은 것들 중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주사위는 굴러갔고 나는 나의 최선을 다했다. 내가 할 수 없는 일들은 욕심을 놓아줘야 한다. 흘려보내야 한다. 이걸로 만족해야 한다.
며칠 후 결과가 통보되었다. 선정 결과는 불합격. 기대를 안 하기로 했지만 내심 기대하고 있었는데 떨어져 버렸다.
'단순 알바도 아니고 스킬이 필요한 일에, 준비도 없이 돈 벌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
입맛은 씁쓸했지만 당연한 결과다. 공짜로 연기하는 것과 돈을 받고 연기하는 것에서 원하는 수준에는 차이가 큰 게 당연하다.
'그래도 서류에는 붙었으니까. 기본적인 포트폴리오는 있는 듯?'
조금만 더 노력하면 다음 단편영화들에는 페이를 받고 출연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배우 프로필을 만들어 보자. 그렇게 셀카로 한 장짜리 간단한 배우 프로필을 만들고 구직활동에 배우 지원도 추가했다. 하지만 여전히 한 군데도 연락이 오질 않는다. 그렇게 캘리 수업에 참여하며 말했던 것처럼 무려 8주간의 캘리 수업이 끝날 때까지도 나는 일자리를 구할 수 없었다.
세상은 등가교환의 법칙으로 돌아간다. 나는 세상에게 돈을 원한다. 협상 테이블에 앉은 세상이 내게 물었다.
'좋아. 당신은 내게 돈을 원해. 그렇다면 이 협상을 위해 당신은 무엇을 준비해 왔지?'
말문이 막혔다. '원하는 것을 얻으려면 그에 상응하는 투자를 해야 한다'는 당연한 사실을 알면서도 여태 아무 준비도 하지 않았던 것이다. 지금의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고 나의 요건이 부족하다면 도전해야 했다. 투자하고 노력해야 했다.
하지만 나는 그러지 않았다. 항상 불평불만만 일삼으며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당장 내가 원하는 것을 내놓으라고 아우성치며 세월만 축내고 있었다.
먹고살기 급급해 준비할 시간과 돈이 없었다고 변명했다. 하지만 그것은 내 사정이지 그들의 사정이 아니었다. 협상 테이블에 올려놓을 수 있는 나의 것에 상응하는 만큼 돈을 벌 수 있는데, 세상이 원하는 것들 중에 내가 가진 것은 없었다.
일을 하면서 배운다는 말도 업무를 하기 위한 기본적인 준비가 된 사람들이 일을 하며 성장한다는 뜻이지,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들을 회사가 돈까지 줘가면서 가르쳐 준다는 말은 아니니까. 회사는 학교와 부모님의 역할을 하는 곳이 아니고 나는 밥값을 해야 한다.
지도사는 따로 배울 곳이 없다 쳐도 배우는 연기학원이라는 곳이 있다. 배우 프로필을 찍어주는 전문가들도 있고 메이크업 아티스트 분들도 있고 심지어 프로필 제작 전문가도 있다. 최소한의 준비는 하고 지원해야 했다. 기본기는 갖추고 나가야 했는데 나는 돈을 바라면서 돈을 벌 준비는 하지 않고 입사지원서와 배우 프로필만 뿌려대고 있었던 것이었다.
이제 와 후회됐다. 돌이켜보니 준비할 돈은 항상 없었을지언정 시간은 충분했다. 그 많은 시간 동안 불안에 떨고 초조해하기만 하고 준비하지 않은 탓으로 이렇게 벌을 받는 모양이다.
구직만 하고 있으면 안 되는 것이었다. 구직과 동시에 취업에 도움이 되는 자격증 공부라도 하고 있어야 했다. 거리에 나앉지 않고 굶지 않을 최소한의 요건만 챙겨두고 배팅해야 했다. 하지만 나는 배팅하기보다는 있는 돈을 끌어안고 가만히 앉아 아껴 써가며 다가오는 죽음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리고 이제는 아사 직전까지 왔다.
이판사판이다. 가만히 있다가 굶어 죽거나 뭐라도 해보다가 죽거나. 돈을 끌어안고 그냥 쓰고만 있으면 100% 확률로 굶어죽는다. 배팅을 한다면, 도전한다면 하루라도 더 살 수도 있는 가능성이 생긴다. 불안에 떨며 엄습하는 죽음을 기다리느니 뭐라도 해보고 죽는 편이 낫다.
'그때 할 걸….' 후회만 하며 시간을 보내는 짓은 과거의 반복일 뿐이다. 후회가 된다면 또다른 방법을 시도해보면 된다.
연기를 위해 투자를 하기에는 연기에 큰 관심이 있는 것도 아닌 데다가 리스크도 너무 크다. 그러고 보니 요즘 나라에서 해주는 다양한 원데이클래스 참여를 통해 손재주와 손으로 이것저것 만드는 행위의 즐거움도 기억났다.
'캘리랑 이거저거 소품이나 악세사리를 몇 개 만들어서 팔면서 돈 벌 수 있으면 진짜 좋겠다.'
다시 창업 생각이 슬금슬금 올라왔다. 하지만 이제는 예전의 몸이 아니다. 공장을 다니며 많이 상한 손목으로 대량생산은 무리다. 정신 차려야 한다. 하지만 이미 만들기 관련 창업으로 틀어진 마음은 어떻게든 관련 일을 찾아보려고 노력했다.
'대량생산이 힘들고 적성에 맞지 않다면, 만들기 원데이클래스는 어떨까?'
하지만 이쪽도 역시 아닌 것 같다. 몇 명이나 와줄지 모르는 수강생을 위해 재료비를 미리 사놓는 것부터가 자원낭비 같고, 자기표현을 하고 싶지 교육자가 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역시 예술인데 자꾸 먹고살기 어려운 일에만 욕심이 난다. 좀 더 생각해 봐야겠다.
생각에 생각이 꼬리를 물다가 문득 하고 싶은 일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여태 나는 하고 싶은 일이 없는 사람인 줄 알았다. 하지만 그게 아니었다. 하고 싶은 일이 없는 것이 아니라 돈이 될 만한 일들 중에 하고 싶은 일이 없는 것이었다.
엄청난 폭염에 침대에 널려 반건조 오징어가 되고 있는 8월 중순, 웹소설 모임장님께서 예술교육 아카데미 수강생 홍보 포스터를 공유해 주셨다.
예술교육 아카데미? 세부 과정을 보니 예비인력과 전문가 아카데미를 운영한다. 문화예술강사가 정확히 어떤 것을 가르치는 강사인지는 잘 모르겠다. 다만 아카데미 소개를 보니 관련 학과 졸업생이 아니더라도 이 아카데미를 수강한다면 문화예술강사로 활동할 수 있을 것 같다.
최근 경험한 다양한 원데이클래스를 통해 내가 손재주도 있는 편이고 창의력도 있는 편이라는 것도 이제는 안다. 그러고 보니 대학시절 초등학교 경제교육 봉사활동이 재밌었던 경험도 생각이 났다. 사람들과 체험형 프로그램을 하며 어울리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술가가 아니면 어떠한가. 예술강사도 괜찮을 것 같다. 어쨌든 예술 관련이고 강사일도 나쁘지 않다. 게다가 관심 있는 일 관련으로 돈도 벌 수도 있다.
'이거다!!'
심지어 수강 특전으로 기획 발표에는 상금도 걸려있다. 수상을 한다면 상금으로 당장의 생계에 숨통이 트일 수도 있다. 커리큘럼을 훑어보니 예비인력 아카데미에서 시장 진입 관련 수업을 할 것 같고 전문가 아카데미에서 업그레이드를 위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특히 예비인력 아카데미의 기획서 작성 실습이 궁금하다.
수강신청을 하기 위해 마지막으로 일정과 장소를 확인했다. 커리큘럼은 무난해 보였는데 여기서 조금 난감해졌다. 도합 무려 2달이나 소요되는데다가 수업 요일도 시간도 장소도 완전 제멋대로인 것이 아닌가.
주중 저녁 6시에 외진 곳에서의 수업이 대부분이지만 주말 수업도 있고 주중 낮 시간의 수업도 있다. 수업을 듣는다면 수강 중에 구직에 성공할 경우, 취업과 교육을 저울질해야 하는 순간이 올 것이다.
한참을 고민하다 결국 두 수업에 모두 수강신청을 했다. 배팅을 해봐야 한다. 수입과 직결되어 있으니까. 그렇게 세상과의 협상 테이블에 내놓을 요건을 맞추기 위해 2개월을 온전히 투자하기로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