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또 하루가 갔네요. 어떻게. 딱 어떻게 라는 말이 맞는 거 같아요. 딱히 그 여느날과 다르지 않아서 좋은, 대단한, 충격적인 막 이런 수식어가 필요없는 그런 날이요. 그냥 어제가 오늘인지 오늘이 어제인지, 수 많은 날들과 옆에 놓고봐도 이날인지 그날인지 아무도 모를 거 같은 평범한 날이요. 그런데 누군가는 나로 인해 오늘이 좋은 날이었을까요? 슬픈 날이었을까요? 아니면 기억하고 싶은 날이었을까요. 아니면 그 반대일까요.
내 하루가 그 둘 중에 하나는 됐음 좋겠단 생각을 합니다. 나에게 여느 날이 누구에겐 좋은 날이든. 누군가에게 여느 날이어도 나한텐 좋은 날이든. 그런 하루라면 빠르게 흘러가는 이 시간들이 의미있었다 하지 않을까요? 가끔 내가 없어도 세상을 이렇게 잘 돌아가는데? 라는 생각을 하다가도 내 이름을 불러주는 누군가가 나타나면 ‘그래도 내가 있어야지’라는 생각을 합니다. 단 10초면 다 읽어 내려가는 문자라도 참 고맙고 따뜻할 때가 있습니다. 요즘은 자주 그래요. 그러다가 또 몇 개의 얼굴이 떠오르고 잠시 서운해집니다. 그 얼굴들이 슬퍼질 때 쯤엔 다급히 뭔가를 찾습니다. 당장 손에 잡히는 뭔가를 집거나요. 그럼 ‘아 나도 누군가에겐 슬픈 얼굴이겠지’하고 미안한 마음이듭니다. 미안합니다. 여전히 미안한 마음이 큰 거 보니 다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