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agine

우먼 서포팅 우먼 챌린지와 존 레논의 이매진

by 김진빈




얼마 전, 요즘 들어 활동이 뜸했던 소셜미디어의 알람이 울렸다. #womensupportingwomen이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폭력으로 고통받는 여성에게 힘을 주기 위한 한 챌린지의 다음 주자로 지목을 받았다. 해시태그를 클릭하니 이미 전 세계 수많은 여성들이 챌린지에 참여하는 의미로 #challengeaccepted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자신의 흑백 사진을 올리고 있었고, 사진은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됐다.


해시태그와 여성들의 흑백 사진을 가만 들여다보다 지난밤 남편과 넷플릭스에서 본 <비기 어게인>을 떠올렸다. 존 레논의 Imagine을 부르는 이소라와 윤도현. 그리고 리버풀의 캐번 클럽을 가득 메운 다양한 국적과 성별을 가진 사람들의 노랫소리에 더해 번역된 자막으로 보는 존 레논의 지극히 이상적인 세계까지. 남편은 "지금 보이는 저 순간이 존 레논이 상상해보라던 그 세상이네. 국가도 종교도 없는, 노래 하나로 모두가 하나 된"이라고 말했고, 조용히 가사를 읊조리던 나는 팔에 소름이 돋아났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았다.


우먼 서포팅 우먼 챌린지를 보고 이 장면을 떠올린 것은 챌린지에 대해 알아보던 차에 그 시작과 의미를 알게 되면 서다. 지난해 터키에서 가정폭력으로 숨진 여성이 470여 명을 훌쩍 넘었고, 매달 몇십 명이 살해를 당하는데도 터키 정부는 이렇다 할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터키 대통령은 유럽 여성 폭력 위원회인 ‘이스탄불 협약’을 재검토하겠다고 선언했다. 가정폭력으로 안타까운 죽음을 맞이한 여성들을 추모하기 위해 시작됐다는 우먼 서포팅 우먼 챌린지는 국가의 관습과 정치 공방 앞에 본질을 보지 못하는 터키 정부를 지탄하며, 전 세계의 폭력으로 고통받는 여성에게 힘을 주기 위한 챌린지로 커졌다.


다만 한 가지 아쉬움은 남는다. 우먼 서포팅 우먼 챌린지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존 레논이 노래했던 이상적인 세상처럼 국가도 종교도 중요하지 않지만, 성이라는 큰 장벽이 있다. 여성이 여성을 돕는다는 메시지 대신 우리 모두 폭력으로 고통받는 여성을 도울 수 있다는 메시지였다면, 전 세계 누구나 함께 할 수 있다면 어땠을까. 국적, 종교, 성별을 떠나 누구나 흑백사진과 함께 폭력으로 고통받는 여성들에게 힘을 보탤 수 있다면 더 큰 힘을 발휘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하며 며칠을 보냈다. 내가 # 뒤에 적힌 몇 글자에 갇혀 생각에 침몰되는 사이, 이미 누군가는 성별을 구분 짓지 않고 다음 주자를 지목했다. 그리고 나는 그들과 같이 이 챌린지를 누구나 함께했으면 하는 마음으로 글을 쓴다. 아주 작은 몽상들이 모여 하나 된 변화의 세상을 만들 수 있다는 믿음으로.



마지막으로, 존 레논이 노래했던 Imagine의 마지막 부분을 전한다.


Imagine all the people sharing all the world

모든 사람이 세계를 함께 한다고 상상해 봐요


You, you may say I'm a dreamer

당신은 제가 몽상가라 말하시겠죠


but I'm not the only one

하지만 저만 그런 건 아니랍니다


I hope some day you'll join us

언젠가 당신도 우리와 함께 하길 바라요


And the world will live as one

그러면 세상은 하나가 되어 살 거예요




2020년 8월 5일

Written by Jimbeeny

Photographed by @nomadgang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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