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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경민 Oct 06. 2019

맥주잔을 얼리면 안 되는 이유

요즘 맥주 시장에서 핫한 트렌드 중에 하나가 살얼음 맥주다.  보기만 해도 가슴속까지 시원한 맥주. 하지만 진정 자신이 아끼는 맥주라면 잔을 얼리는 방법은 바람직하지 않다. 


맥주잔을 꽁꽁 얼려서 차가운 맥주를 따라서 맥주를 얼게 하거나 아니면 아예 맥주를 살짝 얼려서 마시는 것은 사실 맥주 본연의 맛을 즐기는 좋은 방법은 아니다. 꽁꽁 얼린 맥주잔에 맥주를 따라서 마시면 시원한 느낌과 청량감은 있을지 모르지만 맥주 자체의 맛을 느끼기에는 부적절한 방법이다. 


맥주를 얼린 잔에 따르면서 맥주가 얼게 되면, 맥주 맛의 밸런스가 깨지고, 맥주를 따르는 과정에서 자칫 과도한 거품이 발생하여 맥주 내의 탄산이 날아가 버려 김 빠진 밍밍한 맥주를 마시게 될 수 있다. 또한 맥주의 온도가 과도하게 낮아서 입 안에서 맥주의 맛을 잘 느낄 수가 없다.



일본에서는 프로즌 나마라고 해서 맥주를 따른 후에 얼린 맥주를 위에 토핑으로 얹어서 서빙하는 경우가 있고, 간혹 우리나라에서는 아예 슬러시 기계에 맥주를 슬러시처럼 얼려서 잔에 따라서 판매하는 곳이 있다. 맥주의 맛을 느끼고 싶다면 바람직한 방법은 아니고 알코올 함유 슬러시를 즐긴다고 생각하면 된다. 


특히 독특한 맛과 향을 가지고 있는 에일류의 맥주를 얼려서 마시거나 얼린잔에 따라서 마시는 방법은 바람직하지 않고, 오히려 그런 맥주들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맥주를 즐기는 온도보다 몇 도 정도 더 높은 온도로 마셔야 맥주 본연의 맛과 향을 잘 느낄 수 있다. 


유럽의 대부분의 펍에 가보면 맥주잔을 냉장고에 보관하지도 않고, 상온 보관하던 맥주를 맥주 따르기 전에 차가운 수돗물로 헹구는 정도로 맥주를 서빙한다. 우리나라에서 더 찬 맥주에 익숙해져 있는 소비자들은 맥주가 차지 않아서 맛이 없다고 묘사하지만, 그건 익숙하지 않아서 다르게 느껴지는 부분이고 사실은 맥주의 깊은 본연의 맛을 즐길 수 있다. 



오히려 맥주를 잔에 따르기 전에 물로 가볍게 헹궈주면 맥주를 따를 때 거품이 과도하게 발생하는 것을 막아 주어 적절한 탄산감의 맥주를 즐길 수 있습니다. 


무조건 더 차갑게를 강조하는 마케팅 때문에 살얼음 맥주가 인기를 끌고 있고, 맛은 개인의 주관이니 얼려 마시든 상온에 마시든 개인의 몫이지만, 그래도 맥주는 스타일별 적정 온도에 마시는 것이 가장 맥주의 맛을 잘 살려주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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