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리뷰] 프리 워커스 | 모빌스 그룹
보따리를 매고 웃고 있는 파랑새. 단조로운 색들로 강렬한 조화를 이루고 있는 이 책은 멀리서부터 유니크한 존재감을 뽐낸다. 파랑새에 이끌려 집어 든 책에는 "프리 워커스"라고 쓰여 있다. 그리고 프릳츠 커피 대표, 페이스북 코리아 상무, 배달의 민족 상무까지 유명한 기업의 임원들의 추천사가 적혀 있다. 뭐지? 또 나만 모르는 유명한 브랜드인가? 모베러웍스? 일하는 방식에 질문을 던진다고? 1인 브랜드, 창업을 꿈꾸는 이들이라면 혹 할만한 문구와 감각적인 디자인이 표지에서부터 눈길을 사로잡는다. 그리고 이들이 추구하는 이념은 개인의 가치를 중요시하는 요즘 시대의 니즈를 잘 대변한다. 읽어보기도 전부터 강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며 구매욕구를 자극한다. 짧은 시간 서점에서 보인 나의 반응만으로도 충분히 이 책이 왜 베스트셀러에 이름을 올릴 수 있었는지 알 수 있었다.
모빌스는 일하는 방식을 실험하는 크리에이티브 그룹이다. 회사 생활을 하다가 일하던 방식에 한계를 느낀 '모춘'과 '소호'는 회사를 떠나 "일에 대해 이야기하는 브랜드"를 만들었다. 그들은 브랜드 제작기를 담은 영상을 유튜브 MoTV에 올리며, 고군분투하는 모든 과정들을 진솔하게 담아냈다. '과정의 솔직함'으로 구독자 '모쨍이'라 불리는 팬덤이 만들어졌고, 브랜드와 소비자 간의 새로운 관계가 형성되었다. 실패해도 좋다, 도전하고 부딪히는 그들의 모습에선 삶의 에너지가 발산된다. 능동적으로 "어떻게 하면 오래오래 재미있게 일할 수 있을지"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그들의 도전을 보고 있으면, 나도 무작정 일을 벌이고 싶은 강한 욕구가 샘솟는다. 회사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노동자, 프리 워커스를 꿈꾸는 이들이라면, 꼭 한 번 읽어보길 추천한다. 새로움을 향한 망설임과 주저함을 속 시원히 날려줄 기회가 될지도 모르니 말이다.
'모조'라는 모베러웍스의 마스코트를 만든 것도 우리의 메시지를 더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서였다.
우리가 생각하는 노동자로서의 이상향을 모조라는 프리 버드에 담았다.
자유를 추구하는 철새,
모조는 가능한 일을 천천히 하면서도(As Slow As Possible) 적게 일하고 많이 벌며(Small Work Big Money) 별다른 아젠다 없는(No Agenda) 세상에 사는 캐릭터다.
우리의 메시지에 공감한 사람들은 일하며 쓰는 노트북에 모조 스티커를 붙이거나 바탕화면에 모조 그래픽을 띄워놓는 것으로 모베러 웍스라는 브랜드를 소비했다.
P79
여담이지만, 약 2년 전 나는 영상제작에 관심이 있는 친구들 3명을 모아서 우리만의 영상 동아리를 만들었다. 본격적으로 일을 시작하기 전 "우리만의 것"을 만들어보자는, 작은 포부를 갖고 시작한 일이었다. 회사나 학교가 선호하는 것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가 만족하는 것을 만든다는 데에 큰 의의를 둔 활동이었다. 각자 하고 있는 일이 있었음에도 기획, 촬영, 편집, 연출을 돌아가며 책임감 있게 맡았고, 주말마다 정말 열심히 활동했다. 그리고 4개의 영상을 완성하며 알찬 1년을 보내고 난 후, 우리는 잠정 휴식을 선택했다. 당시 우리가 그만둔 이유는, 활동 중에 우리의 공통 접점을 찾지 못해서였다. 각자 추구하는 기획 스타일이 달랐고, 한 영상당 품이 너무 많이 들었기에, 행복했지만 체력적으로 많이 지쳐있었다. "우리만의 것을 만드는 것"을 좋아했고, 이왕이면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영상을 만들어보자는 목적은 같았으나 그 이외의 접점은 없다고 판단하여 활동을 멈추게 되었다.
책을 읽으며 내가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모빌스 그룹은 '모베러웍스'라는 브랜드를 먼저 만든 후 실체를 만들었다는 사실이다. '사람들이 공감할 만한 메시지를 만들어서 팔자.' 메시지를 팔기 위해 다양한 굿즈를 만들었고, 그 힘은 구글, 페이스북, 오뚜기 등 대단한 파트너들과의 협업으로까지 이어졌다. 어떻게 '메시지'를 팔 생각을 했을까. 그리고 이어진 공감의 힘, 연대의 힘은 나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만약 우리 동아리가 눈에 보이는 공통된 실체를 찾기 이전에, 우리가 추구하던 메시지에 조금 더 집중했더라면 지금까지 지속될 수 있었을까?
힘들었지만, 그럼에도 같은 목표를 향해 나아간다는 사실만으로도 힘이 되고 행복했던 그때를 떠올리면 너무 아쉽기만 하다. 그들과의 경험은 나에게 '함께'의 즐거움을 알려주었고, 그때 함께 했던 순간들이 얼마나 찬란했는지를 기억하기 때문에, 머리를 맞대고 같은 꿈을 향해 열중하는 모빌스 그룹 식구들이 참 부러웠다. 익숙함에서 벗어나 꾸전히 새로움에 도전하는 사람들은 멋있다. 그들의 고군분투를 레퍼런스 삼아, 나도 내가 하는 일과 방식에 꾸준히 질문을 던지며 더 나은 방식을 찾아가는, 다변한 삶을 즐기는 프리워커로 살아가고 싶다.
지금껏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들에 물음표를 붙여보자.
그 물음들에 정답이란 없다. 부딪혀 보는 것 자체로 가치가 있다.
부딪히며 깨지기도 하겠지만 실험의 묘미를 알게 될 것이다.
우리의 실험을 살펴본 사람들이 자기만의 실험을 시작하고, 자기 다운 방식을 찾을 수 있길 바란다.
P1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