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린이의 경제 공부] 일본 엔화 | 저금리 | 엔저
안녕하세요~! 또 오랜만에 돌아온 경린이입니다.....ㅎㅎ 다들 잘 지내셨나요? :) 오늘은 일본이 제로금리를 고집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서 공부해 봤습니다. 흥미롭게 공부한 내용이지만, 내용이 방대해서 정리하는 데 시간이 조금 더 걸렸어요ㅜㅎㅎ 재밌게 읽어주세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많은 나라들이 들썩들썩 눈치를 보며 금리를 따라 올리고 있습니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앞으로 더 올릴 수도 있다는 이야기에 한국은행의 고민도 짙어져 가는데요, 그런데 어떻게 일본만은 굳건히 제로금리를 유지하고 있을까요?
1950년부터 1980년은 일본 경제의 전성기였습니다. 일본 기업들의 엄청난 발전으로 전 세계 수출을 다 잡고 있었죠. 그래서 이때 일본 GDP가 미국 GDP의 70%를 따라갈 만큼 엄청난 돈을 벌어들였습니다.
그런데 이를 가만히 지켜보고 있을 미국이 아니죠? 세계 1등 자리를 지키기 위하여 미국의 견제가 들어갑니다. 1985년 미국 뉴욕에 있는 플라자 호텔에서 G5 (미국, 일본, 독일, 영국, 프랑스) 재무 장관들이 미국의 부름을 받고 모였습니다. 미국은 '대외 불균형을 시정하기 위하'여 일본 엔화와 독일의 마르크화의 평가절상을 요구했습니다. 쉽게 말하자면, "일본 독일아, 너희만 수출 너무 많이 하니까~ 균형을 위해서 환율 조정 좀 할게"라며 미국의 압박이 들어간 것이죠.
이는 즉 미국이 외환시장에 개입해서 환율을 인위적으로 조정해, 엔화와 마르크화를 강제로 비싸게 만들어서 수출을 제재한 것입니다. 이때부터 일본은 가격 경쟁력을 잃어 수출이 망해버렸고, 경제 불황이 시작되게 됩니다.
200만 엔 ▶ 1만$
↓엔화 평가절상 (엔화가치 2배)
100만 엔 ▶ 1만$
1만$로 바꾸기 위해서 200만 엔이 필요했지만, 평가절상 되면서 100만 엔만 있어도 1만$로 바꿀 수 있음. 이 말은 즉, 반대로 1만$ 수출을 하면 200만 엔이 돌아왔지만, 이제는 100만 엔만 돌아오게 됨. 엔화 강세가 되면서 수출에 있어 가격경쟁력 잃어버림! 수출 망!
환율은 어려우니까 조금 천천히 살펴볼까요? 플라자합의를 통해 엔화 가치가 달러의 2배로 뛰면서 엔고로 바뀌었습니다. 1만$를 수출하면 원래는 200만 엔으로 바꿀 수 있었는데, 엔화가치가 뛰는 바람에 100만 엔만 바꿀 수 있게 된 것이죠. 일본이 원래대로 200만 엔을 벌기 위해선 미국에 수출하는 가격을 2배로 올려야 했죠. 일본은 가격경쟁력을 잃어서 수출이 망해버려 경기침체 된 반면 미국은 달러 약세로 인해 경기회복을 하게 됩니다.
위기를 기회로 바꾸라는 말이 있죠? 일본은 비록 수출은 망했지만, 비싸진 엔화를 활용해 그동안 벌어놨던 돈으로 해외 투자를 시작합니다. 1만$로 바꾸려면 원래 200만 엔이 필요했는데, 이제는 100만 엔만 있어도 1만$를 바꿀 수 있었죠. 비싸진 엔화를 활용해서 전 세계로 나가게 됩니다.
일본 기업들은 생산 거점을 외국으로 이전하였고, 해외직접투자가 늘었고, 해외기업 인수합병을 하는 등 적극적인 대외투자로 일본 내 해외보유자산이 급증하게 됩니다. 일본은 이때 달러를 엄청 벌어놓게 되죠.
그러나 해외에선 잘 나가지만, 일본 국내는 장기 경기침체에 들어가게 됩니다. 1980년대까지 잘 나가다가 플라자합의 때문에 경기침체가 온 일본은, 다시 경기를 살리기 위해 금리를 낮추고 대출규제를 완화해 줍니다. 이 말은 즉, "저금리로 대출 많이 해줄 테니까 제발 돈 써서 경기 좀 다시 활성화시키자!"라는 의미인데요! 너~무 많이 활성화가 되어버립니다.
일본 정부가 저금리로 돈을 풀어주니까 사람들이 일해서 돈을 벌려고 하기보단, 불로소득인 부동산과 주식의 가격이 급증하게 됩니다. 잘 나갔던 일본이기에 일본 부동산에는 이미 버블이 끼어 있었는데, 여기에 금리인하까지 더해지며 엄청난 버블경제가 시작됩니다. 원래의 부동산, 주식 가치보다 약 90%나 뛰어버린 탓에 일본 정부는 이를 저지하기 위해 다시 금리를 인상시킵니다. 그렇게 1992년 버블이 붕괴가 되고, 대출의 90%가 휴지조각이 되면서, 모든 의욕을 상실한 일본은 장기 경기침체가 이어지고, 잃어버린 30년이 시작됩니다.
한국 부동산도 금리인상으로 인하여 역전세의 발생으로 많은 문제가 되었죠? 한국은 부동산 대출 제한이 걸려 있어서 원래 가치의 한 2배 정도가 뛰었다고 하는데요, 이때의 일본은 거의 10배가 뛰었던 상황이니 얼마나 절망적이었을까, 짐작이 되지 않습니다.
"윤전기를 쌩쌩 돌려서 일본은행으로 하여금 돈을 무제한으로 찍어내게 하겠다."
-아베 신조-
그렇게 장기 경기침체, 디플레이션이 이어지다가 2012년 아베 신조의 정책이 시작됩니다. 아베는 무조건 일본의 디플레이션을 잡겠다, 일본 경제 재건을 목표로 무제한 양적완화를 하겠다고 공표합니다. 위의 인용구는 아베노믹스의 가장 유명한 말이라고 하는데요, 윤전기를 쌩쌩 돌린다는 말은, 돈 찍어내는 기계를 계속 돌려서 엔화를 마구 찍어내 시장에 풀겠다는 말입니다.
그런데 한 가지 특이한 점은, 일본 정부가 무제한 찍어낸 국채(빚)를 다른 나라에 파는 것이 아니라, 일본 중앙은행이 전부 사준다는 것입니다. 만약 한국에서 돈을 무제한 찍어내서 이를 한국은행이 다 사준다면 어떻게 될까요? 돈을 찍어내서 나라에 통화가 많아지면, 환율에 큰 영향을 끼칩니다. 나라에 빚이 엄청나게 늘어나게 되면서 대외신용도가 하락해, 글로벌 투자자들이 한국을 더 이상 믿지 못하게 되고, 더 안전한 나라로 돈을 빼서 옮길 위험이 있죠. 그리고 한국 화폐는 아무도 믿어주지 않는 휴지조각이 되어버립니다. 그런데 일본은 어떻게 이런 리스크 높은 정책을 시행할 수 있었던 걸까요?
순대외자산 약 400조 엔
매년 받는 대외투자 이자 약 20조 엔
미국 채권 약 6900$
일본이 돈을 마구 찍어내고, 제로금리를 유지할 수 있는 이유는, 일본의 엄청난 해외투자 자본력 때문입니다. 앞서 일본이 엔고를 활용해 해외투자를 적극적으로 했다고 말했었죠? 일본에 들어와 있는 해외자본보다 일본이 전 세계에 투자해 놓은 자금이 훨씬 많기 때문에 일본 엔화는 글로벌 투자자들로부터 "안전자산"이라고 인정받습니다. 일본은 약 30년 넘게 순대외자산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일본은 외국에서 빌려온 돈보다, 외국에서 받을 돈이 많은 순채권국입니다. 또한 달러 채권을 발행하지 않기 때문에, 갚아야 할 달러 빚도 없죠.
엔화는 안전자산으로 인정받는 준기축통화이기 때문에, 자본력을 믿고 큰 리스크를 감당할 여유가 있던 것입니다. 그래서 일본은 무조건 디플레이션을 잡아 경제 활성화를 시키기 위해서 제로금리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자본이 부족해서 외국인 투자금 탈출이 큰 위험이 되는데요, 일본은 투자해 놓은 돈이 많아서 어느 정도 달러탈출을 감당하면서 저금리를 유지하는 것입니다.
제로금리를 유지하는 이유가 한 가지 더 있는데, 바로 일본 정부가 돈을 계속 찍어내면서, 일본국채 이자만 해도 어마어마하게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지금도 일본 예산의 25%를 국채 이자 갚는 데 사용한다고 하는데요, 여기서 금리를 더 올리게 되면 이를 감당할 수 없기 때문에 저금리를 유지한다고 합니다.
오늘은 항상 궁금했던 일본의 제로금리에 대해서 공부해 봤습니다. 바로 옆나라라 우리나라와 비슷하지 않을까, 막연하게 생각했었는데요! 공부하면서 일본은 늙은 부자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ㅎㅎ
중구난방으로 쓴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