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쉽다. 날 두고 가라.

@부다페스트

by 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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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방 해바라기 밭인 사방천지 허허벌판인 슬로바키아가 조금씩 눈에 익을 때쯤 회사에서 출동 명령이 떨어졌다며 호들갑을 떠는 동행인은 조수석에 나를 태우고는 급하게 차를 몰기 시작했습니다.


스크린샷 2015-09-02 오전 1.53.37.png 이랴! 이랴!

아니 차를 타고 다른 나라라니. 아담한 반도에서 나고 자란 동행인은 차를 타고 다른 나라로 넘어갈 수 있다는 사실에 들떴더군요. 분명히요.


그렇게 서울에서 지방 가듯 했지만, 그래도 도착한 건 부다페스트인데. 세상에. 부다페스트인데! '동'이라는 한 글자가 부여하는 낯선 낭만으로 가득한 동유럽의 여행지로 알고있던 도시에서 해결과 보고에 최적화된 마음가짐을 해야 했던 우리는 헝가리 음식이지만 한국 음식이기도 하며 세계 음식이기도 한 햄버거와 파스타로 식사를 하고 유명하다는 어떤 건물들을 퇴근길에 그리고 출근길에 잠깐잠깐 보는 것으로 본의 아니게 부다페스트를 아주 평범하게 대하고 있었어요.


2012-09-01 19.jpg 부다페스트에서 비쩍마른 파스타라니... 정말 멋없다...


두근거림을 참을 수 없는 도시에게 취하는 태도라는 게 애초에 넘치게 갖고 있어 있는지도 좋은 지도 모를 만큼 익숙한 것을 대하는 그것이었죠. 사실 그 기분이 썩 괜찮았어요. 생활하는 이의 마음으로 대하는 부다페스트의 낯선 광경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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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우리는 틈 사이로 잠깐씩 부다페스트를 보았는데 우리가 봐주는 시간의 길이는 전혀 중요치 않다는 듯 새벽 같은 아침이나 사소한 낮이나 어두운 밤이나 멋들어진 면모를 뽐냈어요. 어느 하나 버릴 시간이 없는 도시. 분위기고 아우라고 멋있는 건 다 철철 넘치는 도시.


스크린샷 2015-09-02 오전 2.24.56.png 아쉽다. 날 두고 혼자가라.


좀 더 길게 머물렀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던 건 당연한 거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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