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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못난인형 Jul 17. 2019

입안의 혀

사는 이야기


오늘은 문화센터 글쓰기반 야외 수업 날이었다.

대부분은 모임 장소로 직접 오지만 기동성이 떨어지는 세 분의 언니들은 내가 모시고 수업장소로 이동하는데 스틱으로 운전하는 나를 보더니 한 언니 말이 평소에 남편이 입안의 혀처럼 굴어 운전의 필요성을 못 느끼고 살았는데 가끔 이럴 땐 배워뒀으면 좋았을걸 싶단다. 아침에도 남편이 집합 장소로 데려다주었는데 끝나고 부르면 득달같이 달려올 거라는 말씀.

요즘 주변에서도 남편 자랑을 심심찮게 하던데 나에게도 남편은 있다.


잘 먹고

잘 자고

30년간 한 직장에 잘 붙어있어 적지만 고정적인 수입이 있고

움직이기 싫어하니 여가활동비가 적게 들고

무엇보다 자신의 몸을 끔찍이 사랑하니 내가 따로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데,  

반대로 술과 담배를 지나치게 좋아하는 등 단점도 굉장히 많다.


동료 언니가 남편을 '입안의 혀'라길래 우리 남편은 나에게 무엇일까 생각해봤는데 '내 몸의 때'라고 말하고 싶다. 거칠거칠한 이태리 타월이나 철 수세미로 박박 밀어야 떨어질 텐데 내가 가진 말랑말랑한 스펀지 타올로 아무리 밀어봐야 떨어지기는커녕, 내 몸에 상처만 생길 것 같은 기름진 검은 때.


ㅎㅎ 농담입니다.

여보,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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