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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atherine Mar 30. 2019

First Man

Neil Alden Armstrong X Ryan Gosling

Academy Award for Best Visual Effects
Golden Globe Award
for Best Original Score
Critics' Choice Movie Award
for Best Editing
Satellite Award for Best Original Score
Critics' Choice Movie Award
for Best Score


IMDb: 7.4/10

Metacritic: 84%

Rotten Tomatoes: 87%

Director: Damien Chazelle

Budget: $70 million (gross); $59 million (net);

Genre: Drama/Science Fiction


   

달에 간 사람, Neil Armstrong

영화 '퍼스트 맨'은 1969년 아폴로 11호가 인류 역사상 최초의 달 착륙에 성공하여 전 세계인의 조명을 받았던 1961년부터 1969년까지 그의 명성 뒤에 가려진 씁쓸한 책임감, 견뎌야 했던 삶의 무게를 이것도 몰랐냐는 듯 나지막이 풀어낸다.


     영화 속에서 만난 닐은 심심하고, 담백하고, 맛이 없다. 한음 한음 나눠 연주하는 기타 연주를 들려주면 맥주 한 캔 권하며 늦은 밤 함께 속 이야기를 털어내듯 풀어낼 것 같은데. 감독이 집중한 닐의 7년 안엔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언제쯤 웃을까, 언제쯤 긴장을 풀까 하는 기대가 생겨 날정도로 닐은 침잠한 사람으로 그려졌고, 본인의 내면에 '도킹'되어 같은 궤도를 유영하고 있는 상태였다. 그는 일정한 길이의 짧은 머리스타일을 유지했고, 언제나 감정이 드러나지 않는 얼굴로, 생각에 지친 듯이 이야기했다.


     퍼듀대학교에서 항공학을 전공한 뒤, 해군 비행학교에 진학하였던 닐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6.25 전쟁의 제트기 조종사로 78회 출격하였으며, 그 후 NASA에 들어가 1962년 제2기 우주비행사로 선발된다. 그리고 7년 후인 1969년 7월, 세계 최초로 달 착륙에 성공한다.

 

     닐은 엔지니어로서의 명석한 두뇌를 겸비한 사람이었다. 결함이 있고, 실수가 있었던 연습 비행들 끝에 단 한 번도 불시착하지 않았고, 대기권 밖으로 튕겨져 나갔던 순간에도 그가 살아 돌아올 수 있었던 이유는-빠른 계산과 판단력 때문이었다. 그래서 그는 보이지 않는 종양이 자신의 둘째 딸 카렌을 괴롭게 할 때, 절박하게 그가 잘하는 것을 했다. 치료를 받을 때마다 토하고 괴로워하는 딸을 바라보며 다 괜찮아질 거라는 토닥거림을 몇 번을 더해야 완전히 자유해질 수 있는 건지, 그는 세계 어디라도 달려가 전문의를 만날 계획을 세웠고, 그의 딸을 위해 모든 것을 뒤로 미룰 계산을 매일 밤 보완하고 또 보완했다.


     세상 사람들은 저 먼 하늘, 달에 간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지만, 닐은 딸의 죽음이 더 믿기지 않았을 뿐이었다. 그는 강도 높은 훈련으로 체력이 바닥나는 순간 딸의 모습을 떠올리곤 했다. 죄책감이었던 것 같다. 덕분에 그는 다른 훈련생들 보다 정신력이 강했고 기절하지 않았다. 그의 잘못이 아니었지만 그는 거짓 없이 괴로워했고 그가 거둔 아픈 짐을 나누지 않는 사람이었다. 그의 아내는 대학 시절, 인생의 목표가 뚜렷해 보인다는 이유 단 하나만으로 닐을 선택했지만 드넓은 하늘에 비해 인간은 너무나 작은 존재이기에 불안함 만으로도 마음이 차 버린 상태였다.



     그는 함께 비행하고 훈련하는 동료들이 믿을만했고, 또 믿어야 했고 그들과 함께 공유하는 삶의 일부분이 좋았다. 그러나 연습과 실험을 통해 개척해 나가는 분야가 자그마치 '우주'였기에 그들의 희생은 누군가의 손에 들린 백지수표처럼 언제 뜯겨 나갈지 모르는 희생양처럼 느껴졌다. 다 같이 대기실에 앉아 부름을 기다리는 사람들. 동질감이 그들을 묶었고 누구도 책임져 주지 않는 남겨진 가족들 때문에 그들은 죽음 이후에도 괴로움으로 묶였다.



     NASA에서 받는 비행훈련보다 내려놓지 못하는 마음의 짐이 더 컸던 사람. 소련과 경쟁하듯 우주선을 쏘아 올리는 국가와, 이유를 알지 못하고 한 순간에 사용된 동료들, 어린 딸을 지키지 못했다는 죄책감까지. 그에게 달은 이 모든 것을 땅에 두고 도망칠 수 있을 만큼 먼 도피처였고, 그을린 그의 마음을 널따랗게 구현해놓은 편안한 장소였던 것이 분명하다. 그는 저 장소에 카렌의 팔찌를 떨어뜨린다. 그리고 살아서 지구로, 집으로 돌아왔다.



달에서의 '첫 발자국'은 어쩌면 닐이 외면하고 있던 본인의 마음 깊은 곳, 돌보아지지 않고 방치되어있던 그곳에서의 발자국을 예표한다. 결국 그가 이룬 업적은 그의 역량으로 감당할 수 있을 만큼의 힘든 시간을 극복하며 이루게 된 것이다.



누구에게나 아픈 시간이 있듯이 또 누구에게나 그것을 극복하게 되는 시간도 온다. 모든 순간에 거짓 없이 슬퍼하고 아팠던 닐 암스트롱처럼 혹 마주치게 되는 고통의 시간들을 피하려고만 하기보다는 딛고 올라서는 발판으로 사용하게 되길. 성장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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