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지마비 환자 X 전과자
제작 토드 블랙 Todd Black 제이슨 블루멘털 Jason Blumenthal 스티브 티치 Steve Tisch
기획 데이비드 J. 블룸필드 David J. Bloomfield 밀로스 브라조 빅 Milos Brajovic G. 맥 브라운 G. Mac Brown 아담 포겔슨 Adam Fogelson 앤디 미첼 Andy Mitchell 크리스 파파바실리우 Chris Papavasiliou 잭 실러 Zack Schiller 로버트 사이먼드 Robert Simonds 하비 와인스타인 Harvey Weinstein
각본 폴 페이그 Paul Feig 존 하트 메어 Jon Hartmere 올리비에르 나카체 Olivier Nakache 에릭 톨레다노 Eric Toledano
촬영 스튜어트 드라이 버그 Stuart Dryburgh
음악 롭 시몬센 Rob Simonsen
편집 나오미 게라티 Naomi Geraghty
3.3/5 Watcha
46% Metacritic
6.6/10 IMDb
100분이라는 시간 동안 전개된 이야기가 모두 각본일 뿐이라면, 더 잘 믿길 것 같은 영화 '업사이드'는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되었다. 마지막 엔딩 크레디트가 올라갈 때 델과 필립이 아직도 친한 친구 사이라는 자막이 한 줄 나오는데, 그 짧은 한 줄의 자막이 뭉클한 감동을 준다.
이들과 같은 시간대에 살고 있다니, 그들이 해낸 이해와 사랑이 마치 내가 사는 사회, 그리고 사람들을 보증해주고 있는 것 같아서 그 여운은 차분히 입가를 맴돈다.
델은 전과자에 빈털터리로, 하나밖에 없는 아들 앤서니와 부인으로부터 외면당한 외톨이다. 애초에 그의 아버지가 감옥을 '집'이라 자부하며 드나들었고 그가 자란 동네 친구들 모두가 범죄에 연루되어있는 사람들이었기에, 그에게 다른 선택지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도둑질은 하면 안 된다는 가책보단, 무엇을 훔쳤는지를 놓고 경쟁을 할 세계에서 나고 자랐다. 그런 그가 일자리를 구하러 다닌다. 아들에게 떳떳해 보이고 싶고, 무엇보다 본인이 처해있는 환경이 지겹다. 본인을 향한 의심과 부당한 대우를 끊고 싶은데 마치 지금까지의 죄악이 차곡차곡 쌓여 보이지 않는 관성에 이끌리듯 삶을 바꾸기가 쉽지가 않다.
필립은, 그에 반해, 억만장자다. 무너져가는 회사를 다시 일으키고 벤처기업에 투자하는 혜안과 지략을 가진 사람이다. 책을 여러 권 썼고 다른 사람들과는 다른 생각을 하며 그들이 듣고 보지 못하는 것을 이는 보고 듣는다.
하지만, 그는 사지마비 환자다. 조조 모예스의 3부작 중 첫 권인 '미 비포 유'에서 결국 자살을 택한 윌 트레이너처럼 말이다. 허구였던 조조 모예스의 소설과 달리 필립은, 움직일 수 있는 얼굴을 이용해 조작이 가능한 휠체어를 타고, 자동차도 이용한다.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다른 이의 손을 빌려야 하지만 그는 정신적으로 이겨나가고 있는 중이다.
이런 찰나의 순간에 그 둘의 인생이 겹쳐진다.
델은 그의 아들에게 떳떳해 지기 위한 직업으로, 남들의 동정 어린 시선은 아직 견디기 어려운 필립에게 세상을 향한 불만을 있는 그대로 폭발시키는 하나의 창구로 그렇게 둘은 콕 집어 말할 수 없는 애매한 이유로 서로를 붙잡는다.
함께 속도위반에 경찰도 속여먹고, 마약에 취한 채 핫도그 가게에 있는 모든 음식을 다 사보기도 하고, 집 안 곳곳에 걸려있던 값비싼 물건들을 깨버린다. 같은 시간에 잠들고 깨며, 예의를 지키고, 상대를 배려하는 법을 몸과 마음에 익혀간다.
사실, 다른 소설 원작 영화들을 통해 익히 봐왔던 상황들이 전개되기 때문에 그리 길지 않은 러닝타임은 정말 순식간에 지나가는데,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되었고, 둘은 아직 살아있다.
때로는 강하게 그 자리에 고착되려 하는 이를 질책하고 때로는 엄격하게 선을 넘으려는 이를 멈춰 세운다. 동시에 감독은 담백하고도 진실되게 혼자서는 살 수 없다는 근본적인 진리에 초점을 맞춘다. 태어난 직후부터 쭉 그들이 살아온 환경은 오랜 시간 물과 기름처럼 분리될 사람들로 이끌었지만, 짧은 기간 동안 그들은 가까이서 서로의 필요를 이해하고 채워주는 존재가 되었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만의 영역이 필요하지만 또 한편으론 자기를 깊이 이해하고 있는 사람도 필요한 법이다. 모든 지식과 경험을 뛰어넘어 마음으로 서로를 이해하고 신뢰하는 관계를 견고히 한 델과 필립처럼, 그리고 온전하고 안정적인 에너지를 회복한 이들처럼, 삶의 한 이면 저 귀퉁이에 영원히 떨어져 나가 남겨두고 싶은 사람, 나와 맞지 않을 것만 같은 사람, 혹은 세상을, 상대를, 그 누군가를 이해시킬 것이 겁부터 날 만큼 아득하게 멀리 느껴지는 무언가로부터의 중압감을 내려놓고 그들을 한 순간에 감싸 안을 수 있을 것만 같이 따뜻하고, 넓은 사랑을 이 영화를 통해 얻길 바란다.
영화의 마지막, 함께 패러글라이딩에 도전하며 어떠한 제약도 기준도 없는 무한한 하늘 위에 떠오른 장면은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