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Real Apple Pie

Big Miracle

회색고래 가족 구하기

by Katherine
평점 7.8
드라마/로맨스/멜로
미국, 영국
2012.02.23 개봉
107분, 전체관람가
(감독) 켄 콰피스
(주연) 드류 베리모어, 존 크래신스키


이 영화는 1988년, 알래스카의 얼음처럼 꽁꽁 얼어붙은 냉전시기에 일어난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되었다.


당시, 알래스카에서 앵커로 4년간 방송을 하고 있었던 '아담'은 그곳 부족민들인 이누피아크 사람들과 공감대를 형성하며 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가 촬영하고 있던 카메라에 얼음 빙벽들 한가운데서 숨을 쉬고 있는 고래의 모습이 담기게 되고 이 회색 고래가족 이야기는 미국 방송의 전파를 타게 된다.


냉전시기였기에 방송계에서 환영받는 특종은 다음 대선, 정치, 경제 그리고 소련과 관련된 이야기였지만 당시 그린피스 단원으로, 누구보다 열심히 자연과 동물들의 평화를 위해 노력했던 레이첼의 용기와 투쟁정신으로 이야기는 점차 많은 이들의 이목을 집중시켰고 그 결과, 모든 방송사에서 이 사건을 집중 취재하여 방송하는 온 국민의 뉴스로 자리 잡게 된다.


갇힌 고래들은 엄마, 아빠, 아기 3마리로 그들은 먹이를 찾아 북극까지 왔다가 두꺼운 얼음빙벽을 깨지 못해 긴 여행을 떠나지 못하는 상태였다. 그나마 올라와 숨을 쉴 수 있는 작은 얼음 구멍도 하룻밤이면 얼어버릴 상황이었기에 전문가들과 이누피아크 사람들은 이들이 이틀을 버티지 못할 것이라 판단했었다. 원래 가족의 생존을 위해 아들에게 고래 사냥법을 가르치는 것이 전통이었던 이누피아크 부족민들은 고래가 그들을 위해 온 것이라며 그들을 사냥하려는 계획을 내비쳤지만, 그들의 계획조차 무산시켜 버린 것은 언론을 통해 쏟아진 국민들의 진심 어린 걱정과 관심이었다.


실제로 고래 사냥을 하며 살아가는 이누피아크 부족민 존이 영화에 출연했다.

영화는, 제목처럼 군더더기 하나 없이 모두 다 사실이기에 가슴에 큰 감동과 불씨를 남긴다. 각자의 이익을 위해 치열하게 싸우던 사람들이 고래가족을 위해 그들이 가진 것들을 내어놓았고, 워낙 고래가족에게 시간이 없었기에 이들 또한 체면치레 없이 서로를 믿고 의지 할 수밖에 없었다. 알래스카에서 석유를 시추하는 가장 큰 석유회사에서 바지선을 대주고 레이건 대통령과 부통령이었던 조지 부시는 군부대를 보내 헬기로 바지선을 이끌어 오게 했다. 그러나 이 모든 노력들은 말도 안 되게 추운 날씨로 인해 실행 불가능한 상황에 놓이게 된다. 그리고 이 모든 이들은 거기서 한 발자국 더 선을 향해 나아간다. 인근에 있던 소련 쇄빙선에 도움을 요청한 것이다. 실제로 고래 세 마리 중 두 마리는 자유를 되찾는다.



이누피아크 사람들과 군인들이 고래의 숨구멍을 뚫어주고 있는 사진

아기 고래 뱀뱀(처음 발견한 아담이 지어준 이름이다)은 버티지 못하고 가라앉았지만, 엄마고래와 아빠 고래는 많은 사람들의 바람처럼 다시 드넓은 바다에서 헤엄칠 수 있게 된 것이다.

400개가 넘는 숨구멍을 만들어 쇄빙선이 길을 내며 오고 있는 방향으로 고래들을 인도한 사람들

개인적으로 감동적이었던 부분은, 그 누구도 이런 방법을 통해 고래가족을 구할 것이라고 예측하지 못했지만 누구 하나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노력했다는 점이다. 영하 40도, 50도에 육박하는 매서운 추위였고, 많은 취재진들과 정부 관계자들을 포함한 갑작스러운 인파를 수용할 숙소 또한 부족했던 상황이었다고 전해진다. 그러나 이들은 '그래, 이 정도 했으면 할 만큼 했어. 고래들이 난폭해서 사람들이 죽는 것도 아니고 우리가 이들을 갇히게 한 것도 아니잖아.'라는 생각으로 그들의 노력에 제동을 걸지 않았고 혹, 그런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있었어도 설득하여 이 선한 일을 계속하게 도왔다.


각자의 이미지를 위해 뛰어든 일종의 자원봉사, 행사 같은 일이었을지라도. 또 누군가에겐 얼음을 깨려고 계속 부딪혀서 피부가 벗겨지고 멍이 든 고래들의 아픔이 자신의 아픔인 것처럼 슬픈 일이었을지라도. 반대를 향해 뛰어가던 이들이 결국 지구를 한 바퀴 빙 돌아 반대편에서 다시 만난 것 같은 순간이었다.


영화는 유럽 특유의 감성과 감동을 전하는 제작사, 워킹타이틀. '그는 당신에게 반했다'로 베스트셀러 원작을 영화화했던 켄 콰피스 감독, 거기에 배우들과의 교감을 영상에 담아내기 위해 장장 4개월 동안 세심하게 고래 가족 모형을 만든 저스틴 버킹햄과 마이클 라덤의 글래스해머(Glasshammer Visual Effects)팀의 노력을 통해 완성되었다.


전해지는 기사에 의하면 켄 콰피스 감독은 영화를 촬영할 당시 '얼마나 사실 그대로를 재현해내느냐'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였고, 캐나다 태평양 연안 북서부 지역 같은 곳에서 촬영하는 것이 경제적인 면에서도 훨씬 유리했지만 감독은 대부분의 영화에서는 잘 시도하지 않는 알래스카 현지 촬영을 고집했다고 한다. “사실 제작진들은 풍경을 보고 촬영지를 선택하지만 나는 사람을 본다. 화면에 등장하는 얼굴들은 실제로 그 지역에 살고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 말했는데, 정말 영화는 군더더기 없이 사실적이니 꼭 시간을 내어 볼 것을 추천한다.


감동적인 실제 스토리의 더 영화 같은 요소를 더하자면, 당시 대통령의 보좌를 맡아 대신 알래스카를 방문했던 고문 보좌관 머신저 캐롤과 바지선 헬기를 직접 조종하고 소련 소유 쇄빙선에 도움을 요청할 것을 제일 먼저 제안했던 주 방위군 대령이 2주 동안의 이 일을 계기로 결혼에 골인했다는 것이다. 이들은 이 사건을 통해 처음 만난 사이였지만, 잦은 전화통화를 하며 서로를 알게 되었다는 후문이다.


옆에 같이 그려놓으면 사람은 눈에 띄지도 않을 만큼 거대한 고래이지만, 그들의 힘으로도 어쩔 수 없는 자연의 장엄한 힘 앞에 속수무책일 때, 그들 또한 도움을 필요로 하는 생명체임을 수긍하고, 그런 고래들의 모습 속에서 더욱 약한 존재인 우리들의 모습을 발견한다면 아마 영화를 통해 다시 '삶'이라는 넓고 깊은 바다를 유영할 힘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눈 앞에 놓인 문제들을 하나하나 해결해 나갔던 그때 그 사람들처럼, 영화 또한 많은 이들의 진심 어린 관심과 사랑이 모여 만들어졌기에 선한 연합의 힘이 우리의 마음에도 전이되어 올 것이다.


https://youtu.be/Qv-mWQUoXO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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