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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atherine May 29. 2020

배움의 발견, 너의, 발견

타라 웨스트오버


나의 발자국에서 다른 이의 발자국으로, 그렇게 길은 남아. 견고하게, 그대로. 역사라 불리고 사실로 믿어지지. 다양한 이들의 머릿속에 똑같이 기억돼. 이미 시작부터 무언의 약속이 있었던 거야. 알고 있는 사람들의 세계. 그런 의미에서 타라는 선구자이자 1등으로 피니쉬 지점을 통과한 사람이야. 한동안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아야 해. 그게 우리 세상의 약속이잖아. 그녀의 말에 집중해야 해. 그녀의 몸은 오랫동안 순환의 원을 따랐고, 다채로운 채도의 검은색 속에서 쉬이 길을 짚어내니까.


통용되는 '교육'의 의미를 넓혀야 할 이유가 생겼다. '배움'이 포괄하고 있는 모든 개념이 한 폭, 넓어졌다. 학교에서 책을 본 적 없는 그녀가 인지를 통해 새로운 자아를 찾았기 때문이다. 그녀는 그 새로운 '자아'를 '교육'이라 명명했다. 누군가에게는 변신, 탈바꿈, 허위, 배신일 수 있겠지만 스스로는 그것을 교육이라 명명했다.


정해진 시간, 정해진 장소에서 책으로 배우는 것보다 배로 많은 양의 정보들을 손쉽게 접할 수 있는 세상이다. 가치관을 형성하고 자아를 수립해 가는 가능성에게 문을 열어주는 것. 딱 거기까지가 우리가 할 일이었나 보다.


정말 미안한 말이지만, 그녀의 부모는 미쳤다. 광신도이자 백인우월주의에 빠진 그들은 세상을 극단적으로 시소 태워 자기만의 왕국을 세워나가는 미치광이들이다. 그러나 돌고 돌아 공평한 것은, 아무것도 몰랐던 타라가 훗 날 박사가 될 수 있었던 힘은 여기, 이 세월에서 나온 것 같다는 점이다. 힘들어 본 사람은 안다. 정신적으로 힘들여 봤던 사람은 공감할 것이다.


움 푹 팬 들의 모양이 바람을 볼 수 있는 제일 확실한 방법이라면, 절대 영역인 시간은 그녀 인생에 축복이었다. 그녀의 호흡기를 통해 스며가 아름다운 목소리로 탈바꿈한 모든 '숨'은 그녀의 편이었던 것이다. 그렇게 주위의 자연과 눈에 보이는 당연한 세계가 눈에 띄지 않게 그녀를 위로하고 격려하여 지금의 그녀가 되게 했다.


산에 올라 고개를 들었을 때, 그때 보이는 이쪽 하늘부터 저쪽 끝까지. 그것보다 훨씬 큰 잠재력을 가지고 태어난 평범한 사람. 그 한 사람이었던 그녀의 작은 마음은, 붓고 열이 나고 팽창하고 다시 가라앉기를 수 없이 반복하며 태어난 의무를 다했다. 죽지 않은 것. 책을 읽으면서 그녀가 한 번도 삶을 포기해야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은 것에 감동받았다. 일어나는 일을 막을 수 없는 동안 꾸준히 살았고, 할 수 있는 일이 생겼을 때도 그녀는 그냥, 꾸준히 살았다.


케리 박사와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높은 곳에 올랐을 때 타라는 이렇게 말했다. "바람을 받으며 서 있을 수 있는 것은 바람을 받으며 서 있는 것에 관해 생각하지 않아서예요. 바람은 그냥 바람일 뿐이에요. 지상에서 이 정도 바람을 맞고 쓰러지지 않는다면 공중에서도 이 정도 바람에 쓰러지지 않아요. 아무런 차이가 없어요. 유일한 차이는 머릿속에 있을 뿐이지요." -p253  그녀는 떨어지지 않으려 몸을 낮추거나 옆으로 걷는 건 오히려 부자연스러운 일이라며 그렇게 하면 오히려 위험에 자신을 노출시킬 뿐이라고 했다. 두려움만 통제할 수 있다면 이 바람은 아무것도 아니라면서.


내일의 해가 뜨지 않길 바라며 온갖 저주를 퍼붓다가도, 주황으로 물든 석양을 끌어다 꼬옥 덮어주며 감동하는 마음을 보라. 반대편에도 서봤고, 등 뒤에도 서봤다. 것도 아닌 것 같아 아주 멀리 떨어진 곳도 다녀왔고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끙끙거려도 봤다. 그녀의 마음을 대변하는 이런 문장이 있다. "아버지를 등식에서 완전히 뺀 후에야 가능해진 일이었다. 나는 나 자신을 위해 내 결정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 아버지 때문이 아니라 나 때문이라는 것도 받아들였다. 아버지가 그럴 만큼 큰 잘못을 해서가 아니라 내가 필요했기 때문에." -p346


지어진 것에는 시작과 끝이 있다. 그 시작과 끝을 기점으로 사람들은 적절한 '때'를 만들었다. 그 시간의 갈피들이 모여 이해의 길이 되었다. 보통은 익숙한 길을 벗어나지 않고 걷던 길을 하염없이 되걷다가 사라진다. 완전히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에. 하물며 사람은. "우리는 모두 이야기들 속에서 우리에게 주어진 역할보다 더 복잡한 존재들이다. 나는 이 비망록을 쓰면서 다른 어떤 때보다 그 진실을 절감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종이 위에 묘사해 보려고 애를 쓰고, 그들의 의미 전체를 몇 단어로 포착해 보려고 노력했지만, 말할 것도 없이 그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이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다. 바로 내가 기억하는 이야기와 함께 다른 이야기들도 하는 것." -p351


이 모든 일을 겪고 박사가 되어, 많은 이들에게 자신의 경험을 나누고 생각할 여지를 줄 수 있을 만큼 여유와 사랑을 갖춘 그녀에게. 용기를 냈던 순간과 당황스러웠던 모든 순간에 새살이 올라오기를. 어쩌면 다급한 상황에 동아줄이겠거니 휙 잡아버린 '진짜 믿음'이 그녀를 '진짜 구원'까지 이끌기를 바란다.


저자, 타라 웨스트오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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