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Mori May 24. 2023

프로젝트 강정동

제12화 <강정동>에서 나를 엿보다


연재의 형식을 빌려 <강정동>을 기록하다 멈춘 지  반년 훌쩍 넘다. 시간을 두고 봄/여름/가을/겨울 사계를 건너다양한 기후와 온도, 여러 가지 상황과 방식을 마주천천히 완성되는 건축물이 건강하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강정동>이 지나온 지난 사계절은 결코 의도적이지 않았다.


겨울이 끝날 무렵 따뜻한 어느날 뽀각뽀각 소리를 내며 깨어져가는 계단 옆 벽면 타일


끝날만 하면 터져 나오는 예상치 못한 이슈들 덕에 벌써 다섯 번째 철거를 마쳤다. 지난해 봄에 시작해 여름에서 가을, 겨울에서 다시 . 공사 속 소음과 진동, 계절의 온도차 탓이었을까. 잘 붙어있던 타일이 터지고 곳곳의 타일이 깨져 떨어져 버렸다. 수습은 철거로 이어졌다. 철거는 곧 마감이지만 애초에 훌쩍 넘어선 예산과 지출에 하루하루 어떻게 마무리를 해야 할까 고심해야 했다. 



나의 모든 삶은 나를 투영한다. 여기 이 현장에서도 내가 보인다. 좋게 말하면 알뜰히, 늘 빠듯하고 애쓰며 나아가는 나를 본다. 사업자로 산지 십 년이지만 아직 체득하지 못한 것이 바로 '여유'다. 다소 무리가 따르더라도 조금 더 나은 상황과 모습을 위한 선택을 한 탓이겠지만 결코 바르다 할 순 없겠다. 스테이블 하게 상황을 이끌어가는 사업가 분들을 보면 존경스럽기 그지없다. 언제쯤이면 사업가다운 사업자가 될 수 있을까.


법률가와 공무원들도 가득한 가족들 사이에서 자란 나에겐 애초에 사업가 DNA는 존재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사업적 배움이 없는 내가 어려움을 겪는다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수순일지도. 공부는 열심히 진득이 하면 되는데 사업은 누구나 함부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지배적이다. 많은 외적 변수에 대응하며 사람과 사람사이에서 필요한 사람으로 존재하는 법, 돈의 벌어들이고 또 내보내는 과정을 마치 흐르는 물처럼 다루고 그 흐름에 맞게 늘 마르지 않는 샘처럼 자금을 하는 법은 사업적 감각의 DNA에서 비롯되는 신비스러운 능력이라 생각한다. 난 그저 경외스러울 뿐이다.


그러나 지난 십 년 동안 벌여놓은 일이 있어 그저 감탄만 하고만 있을 처지가 못된다. 물려받은 사업적 감각은 없지만 나만의 방식으로 풀어나가야 할 것들이 걸어온 시간만큼 남았다 생각한다. <강정동>역시 해결해야 할 숙제 중 하나. 누군가는 나의 방식을 응원하지만 또 다른 한편에서는 나의 고지식한 방식에 답답해도 할 것 같. 하지만 naver mind! 내 숙제는 내가 하는 거지! 뭐! ㅎ










.







작가의 이전글 프로젝트 강정동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