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두 편의 떠드는 글들이 모두 이어졌습니다. 우울도 있었고, 슬픔도 있었고, 기쁨도 있었고, 그리움도 있었고, 또 다짐도 있었네요. 모두 그냥저냥 흘려보냈다면 뭉뚱그려졌을 감정들인데, 이렇게 정리하고 보니 나의 감정을 보다 깊이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좋아서 시끄럽고, 싫어서 시끄럽고, 슬퍼서 시끄럽고, 우울해서 시끄럽고, 항상 시끄럽기만 한 마음이었는데, 이렇게 글로 정리하니 한결 고요해져 편안하기도 합니다.
말도 소리도 많은 세상에 굳이 나까지 새로운 말을 하게 되었으니, 적어도 시끄러운 소리로 들리지는 않을 글을 쓰고자 했다는 의미에서 '시끄럽지 않게 떠드는 글'이라는 제목을 붙인 것인데, 가만 생각해보니 '내 마음이 시끄럽지 않게 떠드는 글'이었다는 생각도 듭니다. 내 글이 나의 시끄러운 마음을 정리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나의 글을 읽은 분들, 나와 비슷한 이유로 소란스러운 누군가의 마음도 정리해줄 수 있었다면 그만한 즐거움도 없을 것 같네요.
앞으로도 일상을 살아갈 날이 많은 저는 또 얼마나 많은 감정의 오르고 내림을 경험하게 될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럴 때마다 또 글을 쓰며 나의 감정들을 정리해봐야겠죠. 안 좋은 마음들은 잘 헤아려 잠재울 수 있게, 또 좋은 마음들은 잘 기록해 오래오래 간직할 수 있게요.
에필로그 직전의 마지막 떠드는 글, '열두 번째 떠드는 글'에서 밝힌 것처럼, 앞으로도 저는 오랜 시간 품을 들여 꾸준히 글을 쓸 생각입니다. 1년간 떠들었으니 이제 그만 떠들겠다는 그런 마음 전혀 없이, 욕망 넘치게도, 계속 떠들어 대겠다는 의미입니다(물론 시끄럽지 않게요).
다시 또 살아가는 나의 일상 속 감정들, 나누고픈 이야기들을 잘 정리해 또 다른 떠드는 글로 남겨보겠습니다. 그럼 다른 글들로 또 뵐 수 있길 바라며, 브런치북 "시끄럽지 않게 떠드는 글"은 여기서 이만 마치겠습니다. 조금 뜬금없는 끝인사입니다만, 모두 일상 속에서 적지 않은 사랑을 느끼며 살아가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