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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갤럭시편지 Aug 13. 2019

긴 호흡, 남도 나들이, 지리산

친구 만나는 여름휴가


여름휴가.. 땡볕에 뭐하러 놀러 가나 하는 사람도 있지만. 쉴 타이밍이라는 것은 분명하다.

또 다른 시간이나 공간에 나를 두고 관계를 돌아보는 것은 휴가라는 시간의 책무 중 하나다.

이번 여름휴가는 남도를 돌아다녔다.

다닌 곳도 돌아 볼 겸, 먹거리도 소개하려 한다.


오랜만에 간 여수는 잔뜩 흐렸지만.

습기는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의 얼굴을 찌푸리게 하지는 못했다. 여수 해양공원. 이 앞에 있는 Blue라는 커피숍에서 시원한 차 한잔 했다 .


역시 여수에 가면, 이순신 광장 뒤편에 있는 명진 낙지가 좋다. (이름이 명신 낙지였나..) 한 그릇 비벼 먹고 해양 공원까지 걸으면 든든하다.


친구들과 수다 수다 수다.

특히 우리의 공통점은 ‘관계’였는데. 꽤나 공통적으로 관계에 고군분투하는 느낌이었다. 꼭 나쁜 뜻이 아니라, 우리의 관계들은 예전만큼 날것은 아니지만 이제 가끔은 버겁기도 하고, 숨 고르기 없이는 이쁘게 유지되지 않는 듯했다. 기쁨만큼이나 노력이 요구된다는 점이 명확한 상황에 놓여 있는 듯했다.

그래서 빛날 수도 있는 것이고.


오랜만의 이야기를 토해내고 나니, 다음날 아침은 순한 걸 먹고 싶어 졌다. 난 죽, 콩을 특히 찾아 먹지 않지만(굿굿), 이 집 칼국수 꺄오 숙성면. 별게 안 들어가 있는데 왜 맛있는지 이야기 해주삼.. 곱빼기도 있던데 그거 시킬 것을.

여수 생물 시장에 위치한 <수미네 죽집> 묽그스름한 콩물 죽이 아직도 입에 부드럽게 넘어가는 듯.


순천으로 갔다.

순천에 <그 꽃길> 게스트하우스에서 하루 자고, 다음날 유료 조식을 먹었다. 행복함.


순천에서 별님을 만나 노고단으로 이동.

한낮에도 노고단은 아름답고, 불어오는 바람은 시원했다. 왜 뜨거운 여름에도 산 바람은 차갑게 식을까 생각해보면, 돌고 돌아 순환하고 빠르게 움직이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사무실에 앉아 일만 하다 보면 뇌에 열이 가득한 느낌인데, 분명 정체되어 있는 에너지다.


친구 기차역에 데려가 준다고 곡성역에 갔다.

곡성역 앞 <소머리국밥>이라는 식당에서 한 그릇. 끼야오. 너무 맛있어. 뜨끈뜨끈 든든하고, 살짝 식은 흰밥 한 술에 국밥 국물을 떠먹으면. 어떤 것보다 맛있다. (찍먹 부먹처럼, 국밥은 밥 따로 국 따로 취미 있음)


지리산이 한눈에 보이는 오산과 사성암에 갔다.

지리산 일주는 못해도 여긴 가봐야지 싶어서 갔는데. 인터넷에는 너무 덥다는 이야기밖에 없지만.

정말 덥다. 너무너무 경사가 가파르니까.

하지만 아름답다. 멀리서 보면 한눈에 보이는 구례.


특히나, 나는 위에서 아래를 한눈에 보는 걸 좋아한다. 사람마다 다른 것 같다. 이번에 알았다. 전망대를 좋아한단 걸.


구례 쌍산재 근처 <섬진강>에서 먹은 다슬기탕.

너무나 시원하다. 감자 넣고 된장 넣은 다슬기탕 다음에 꼭 도전이다. 수제비 넣은 것도 먹어 보고 싶다


담양 들러서 점심 먹고, 땡볕 아래 영산강 줄기 봐주고 광주에서 기차 타고 올라왔다.


긴 호흡으로 쉬다 보니

3일간의 시간이 굉장히 길게 느껴진다.

흩어지는 시간이 없이 그냥 내버려 두니 오히려 편안해진다. 무엇을 조급해하고, 번민하는지 알 수 없는 시간들이 귀해진다.

시간과 기억이 상대적이라는 점은, 인간에게 큰 기쁨이다. 땀 삐질 삐질 남도여행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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