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빛의속도로갈수없다면
아기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수 없다면] 책에 보면 루이라는 새로운 생명체를 만나는 챕터가 있다. 수명이 5년 밖에 되지 않는 루이들은 매번 시간과 장소, 관계를 정성껏 기록하고 전수하고 이를 다시 살피면서 역사를 이어간다. 지구계 인간(호모사피엔스)은 처음 루이의 죽음을 크게 슬퍼하지만 이내 이들의 역사는 시간. 공간. 관계 속에서 호모사피엔스와 다르지 않게 이어지고 있음을 깨닫는다. 아기의 눈을 보면 먼 곳을 보는 시선에서 ‘기록’이라는 단어가 떠오른다. 너무나 천진하지만 어른보다 꼴똘히 먼 곳을 보고 있을 때 놀라울 정도로 신기하다.
시간
물리학적으로 ‘시간’은 설명 하기 아주 어려운 것이라고 한다. ‘시간이 지나갔네’라고 표현하지만 시간이라는 물질이 나를 관통해가는 것이 아니라 사실상 내가 오롯이 이 자리에 서서 다양하게 변화해 가는 것이다.
지난 몇 주간 10년이 지난 직장 생활이 마무리 된 것을 응원하는 따뜻한 마음을 받으면서 내 안에서 언어로 깔끔히 정리되지 않는 나를 답답해 한다. 어떤 존재와 의 시간이랑 이별한다는 건 그런 것 같다.
감사한 기억
어떨 때는 아주 감사한 마음, 좋은 마음, 벅찬 감정이 나를, 우리를 스쳐 지나가는 것 같아서 어딘가 물을 받아 놓듯 저장해 놓고 싶어서 안달날 때가 있다. 그건 굉장한 에너지이기도 하지만 어떨 땐 텅 비어 있다.
오늘 하루의 따뜻한 시간은 정성껏 갈았고 아주 건강한 맛으로 기억될 내 친구의 건강 스프로 기억해야지. 지나치지 않고 오롯이 나한테 남겨진 어떤 맛으로,, 시큼하고 텁텁 한 야채맛.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