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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트렌드 네트워킹 스터디 시작

by Innoban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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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SIHGT (Tech + Insight)


라는, 업계 네트워킹 스터디를 만들었다. 은행 내에는 많은 사람에게 알리지 않았다. 정말 대화가 잘 통하고, 회사 밖의 이야기에도 관심을 갖는 소수의 분들에게만 초대를 했다. 다행이도 인간적으로도 좋은 분들과 스마트한 분들이 멤버로 잘 정착해주셔서 감사할 따름이다. 은행 내에 많이 알리지 않은 이유는 '은행 내에서도 할 수 있는 공부일텐데, 굳이 왜?' 라는 질문을 받을 게 뻔하기 때문이었다.

은행에서 IT 기획을 하면서 빠르게 변하는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었고, 혼자서 망망대해를 헤엄치는 느낌이라 무언가 해야 된다는 생각이 계속 들었었다. 나름대로 네이버 블로그를 3개월 정도 시도하면서 금융 앱 리뷰도 해보고, 스마트스토어도 시도해 보고, 여러 가지 길을 고민했었다. 커리어에 관해서도, 경제적 자유에 관해서도, 정말 다양한 생각을 해 봤다.

결론은, 세상은 정말 너무 빨리 변하고 난 거기에 준비가 덜 되어있다는 거였다. 특히 기술 중심으로 모든 산업이 재편되면서 새로운 자본이 형성되고 있다. 그런데 나는 전통 금융업인 은행을 IT적으로 개선하는 업무를 하다 보니 한계가 명확하게 보였다.



은행은 기본적으로 예대마진으로 먹고사는 곳이다. 인건비를 줄이는 것 외에 수익을 개선할 방법이 요원해 보이고 인건비를 줄이는 건 곧 모든 업무를 자동화하고 디지털 방식으로 바꾸는 것이다. 그 외에도 수수료 수익 등 다양한 수익 다변화를 꾀하고 있지만 여전히 금리인상에 대한 수혜를 누리며 금리로 먹고사는 게 은행인 것만은 변하지 않는다. 업무를 자동화하고, 디지털 방식으로 바꾸며 인건비를 절약한 이후에는? 이미 은행들의 비대면 거래 비중은 90%를 넘어선지 오래다. 그 다음은 인터넷은행이 비대면 거래를 다변화 하면서 파이를 빼앗아갈 수밖에 없다. 그 다음은, 인수합병일 테고, 그 다음은, 은행이 사라지는 단계가 올 거다. 이건 비단 나만의 생각이 아니라 「뱅크 4.0」 과 같은 서적에서 이미 다양하게 예측하고 있고 코로나로 인해 그 속도는 훨씬 앞당겨지고 있다고 본다.

개인적으로는 은행업의 파이가 쪼개지고 핀테크와 인터넷은행 등에 마켓쉐어를 빼앗기는 것이 나의 월급과는 큰 상관이 없긴 하다. 여전히 너무 안정적이고 높은 급여, 그리고 크게 대단한 일을 하지 않아도 정치로 인정받을 수 있는 공무원스러운 조직이다. 앞으로 20년 정도는, 지금과 같은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먹고사는 데에는 지장이 없다. 워라벨도 좋아졌고, 외부에서 보는 시선도 그리 나쁘지 않다.



그런데, 굳이, 왜? 라는 질문을 스터디를 만들기 전에도 수도 없이 던졌다. 이걸 할 이유는 충분했고, 안 할 이유는 부족했다. 직장에 계속 다닌다고 하더라도 아날로그 방식으로 일하는 직무는 아닐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지금 하고 있는 IT 기획 직무에서 발전된 형태 - PO/PM/사업개발 등 - 로 계속 커리어를 이어나가거나, 창업을 하거나, 프리랜서의 길을 가거나, 계속해서 어떤 계기에 의해 어떤 형태로든 발전시켜 나갈 것 같다. 왜냐면 문과생이고 코딩을 모르는 금융업 도메인 지식이 많은 제너럴리스트인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은 전통 금융기관이나 IT회사 둘 중 하나인데, 전통 금융업은 이제 재미가 없기도 하고 선택지가 IT회사로 자연스럽게 좁혀지기 때문이다.

전통 금융기관의 일은 기존에 자산운용/애널리스트/트레이더 등등 그쪽 분야의 경력자들로 채워지며 자리가 점점 줄고 있다. 문제는 IT회사는 IT회사 출신을 좋아하지 금융권 출신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거다. 그나마 금융기관에서 IT관련 업무를 해봤고, 하고 있는 사람에 대한 수요가 아직 있는 핀테크쪽이 접근 가능성이 있다. 예를 들어 토스뱅크가 생겨나는 초창기인 지금 전통 은행 수신업무를 하다가 넘어가시는 분이 최근에 있었다. 하지만 토스는 금융권 출신을 전체의 5% 정도만 채용하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어 나처럼 애매하게 은행 본사업 부서가 아닌 IT부서 사람은 별로 채용할 니즈가 없는 상황일거다. 오히려 작은 스타트업에서 진짜 IT적인 사고를 가지고 빠른 시간에 수익을 창출하며 성장해본 사람을 원하겠지. 토스만 해도 기존 금융업이 쌓아 놓은 장벽을 허무는 것이 사업의 본질인데, 금융업 테두리 안에 있던 사람이 그걸 하기는 어려울 테니까. 이래서 우물안 개구리라는 생각이 머릿속에서 계속 맴돌았던 거다. 이 안에만 있으며 평판과 사내정치에 휘둘리다 보면, 바깥 세상이 어떤 지는 까맣게 잊게 된다. 그러다가 퇴직 압박을 받는 50대 (최근엔 40대) 가 되어 허탈감이 엄습한다면? 생각만 해도 너무 끔찍했다.

이제 IT회사에서 근무한 경험 없이 창업을 하거나 프리랜서를 하는 것조차 불가능해질 것이다. 두나무 같은 회사만 봐도 창업자가 죄다 IT회사 출신이다. 그게 아니면 컨설팅 정도? 금융과 IT가 만났다고 하지만 실은 IT 역량이 매우 강한 회사라고 본다. 예를 들어 쇼핑몰을 차린다고 한다면, 예전처럼 오프라인 매장부터 차리는 게 아니라 웹페이지를 만들어 수요를 파악한 후 모바일 앱을 만들고, 구매자가 많아지면 백화점에 입점하는 식이다. 이제는 메타버스와 같은 트렌드까지 더해져서 패션 업계조차 가상현실에서 패션쇼를 하는 등, 무엇을 하더라도 IT 트렌드에 대한 감을 놓쳐서는 안 되는 세상이 된 거다.



그래서 IT 트렌드를 빠르게 습득하고, 다양한 산업과 직무의 관점에서 분석해 보는 일이 정말 필요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메타버스가 트렌드구나! 관련주가 뭐가 있더라..' 하고 주식이나 사는 건 혼자서도 할 수 있다. '메타버스가 은행에 적용된다면, 메타버스 상에 은행 지점을 만든다면, Z세대가 정말 거래를 할까?' 와 같은 비즈니스 관점의 고민과 그런 생각에 대한 피드백이 있어야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웃픈 사실은, 이미 내가 구글이나 아마존에 다니면 이런 고민이 필요 없다는 거다. 스터디원을 모집해 보니 대부분은 IT 트렌드의 첨단에 선 기업에 근무하시지 않는 분들이 많다. 나처럼 전통 금융권에 계시거나, 앞으로 IT 트렌드를 빨리 체화하지 않으면 도태될 수 있는 산업에 종사하시는 경우가 많다. 지금 우리는 NFT에 대해 논의하고 있는데, NFT와 관련된 사업을 담당하고 계신 분은 아무도 없다. 다 각자의 자리에서 직접 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뉴스나 블로그, 유투브를 보며 트렌드를 공부해야 하는 상황이다.

정말 IT 트렌드의 첨단에 있는 기업에 다니는 분을 초빙하면 해결이 될까도 생각해 보았다. 그분들에게 니즈가 없을 것 같았다. 남편만 봐도 블록체인 기술 회사에서 3년째 일하고 있는데, 요즘 내가 공부하고 있는 내용이 이미 남편은 3년 전에 다 알고 있던 내용이니 남편도 알려주기 민망하고, 나도 물어보기 민망하다. 그 땐 어디서 정보를 얻었냐고 하니 인터넷에 다 있다고 한다. 심지어 관련 책도 엄청 많이 발간되어 있다. 내가 은행에서 고객을 상대하며 체득한 것들을 외부에서는 뉴스로 배우는 것과 마찬가지 라고 생각했다. 은행 내에서도 스터디를 하는데, 은행업에 대한 기본 이해가 있는 사람들과 하기 때문에 AI 등의 토픽에 응용하는 등의 대화가 가능하다. 그래서 나도 그 정도의 노력을 한 이후에야 해당 산업에 계신 분들과도 대화가 되겠구나 싶었다. 그리고 그 대화가 나에게 도움이 되는 것만큼 그 분들에게도 유용해야 서로 윈윈하는 관계가 될 것이다. 결국은 해당 산업에 대해 제대로 알고 싶다면 관련 기술과 시장 트렌드를 습득하고, 해당 산업 종사자를 만나 대화를 하고, 해당 산업에서 일을 해 보는 것이 가장 빠르다.



비슷한 고민을 가진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다음을 준비하는 모임이다. 속해 있는 직장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모색하거나, 이직을 하거나, 창업을 하려고 할 때에 가장 먼저 생각나는 모임이 되었으면 한다.

이런 생각과 테마를 가지고 리멤버와 블라인드, 스터디파이 등의 커뮤니티에 열심히 홍보하고 있다. 1주일에 4~5명 정도가 신청을 해 주셔서 너무 신기하다. 키워드를 요즘 많이 불안해 하시는 NFT/메타버스/블록체인 등으로 설정해 놓으니 유입이 많다.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검색어에 대한 고민을 했던 게 신기하게 도움이 된다. 무엇보다 내 생각과 비전에 공감해주시고, 응원해주시는 분들이 계속 늘어나니 너무 든든하다. 지인 분들도 설득중이고, 각종 커뮤니티에 홍보를 열심히 해서 100명 이상의 큰 커뮤니티가 되어 보고 싶다. 한 명 한 명이 비전에 공감하시고, 앞으로 나아갈 준비가 되어 있는 그런 커뮤니티로.

오픈카톡방을 통해 모집을 하고, 연락처를 확보해 나와 직접 전화인터뷰를 한 후에 입장이 가능하다. 처음엔 그냥 카톡방 링크를 외부에 공유해 버릴까 생각도 했지만 그러지 않길 잘 한것 같다. 전화인터뷰를 하면서 한 분 한 분의 개인적인 비전도 경청해보고, 나와 공감하고 계신지도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얻는 것이 정말 많다. 호기심에 카톡방에 입장하셨던 분들 중에서 전화인터뷰를 하실 정도면 대부분 절실함과 고민이 있는 분들이고, 나이스하신 경우가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온라인 모임을 진행하면서 참여도가 아직 낮아서 좀 더 활발해졌으면 좋겠다. 나중에 이 분들이 무얼 하고 계실지, 그리고 나와 무얼 같이 하게 될지 정말 기대가 된다. 지금 내가 무얼 하고 있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앞으로 스터디를 통해 배운 내용에 내 생각을 가미해서 블로그에 올려 볼 생각이다. 세상이 어떻게 변하고 있고, 그 세상에서 난 무엇을 기여할 수 있을지에 대해 글을 써 볼 예정이다.

아래는 리멤버에 게시한 홍보글이다. 관심 있는 분들이 이 글을 통해서도 많이 신청해 주셨으면 좋겠다. 혼자 고민하기 보다 같이 고민했으면 좋겠다.




IT 트렌드 (메타버스/NFT/블록체인/DEFI 등) 업계 네트워킹 스터디원 모집합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현재 금융기관에서 IT기획 직무를 맡고 있는 직장인 입니다. (모임장)


IT업계 위주로 산업이 재편되는 요즘 트렌드도 빨리 바뀌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 많이 불안하시죠? 이미 업계에 계시거나 앞서나가시는 분들은 이런 스터디가 필요 없으실 수 있지만, 저희는 걱정을 준비와 네트워킹으로 날려버리실 분들을 찾고 있습니다 :)


현재 다양한 업계, 다양한 직무의 현직자 또는 예비 창업자 분들의 가입 신청이 이미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며 앞으로 이직이나 창업, 업무상 도움을 주고받을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모임이 되고자 합니다. 디자인/개발/마케팅/재무...어떤 업계 어떤 직무에 계시던, IT 트렌드에 대해 함께 빠르게 습득하고 결과물을 만들어 보실 분들은 부담갖지 마시고 연락주세요! 아래 오픈프로필로 연락주시면, 간단히 통화 후 모임 카톡방에 초대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https://open.kakao.com/o/syADyxRd


- 모임 카톡방은 오픈프로필을 이용해 익명으로 운영됩니다.

- 모임 주제 : 현재 진행중인 주제는 NFT 의 세부 주제 (금융, 시장 동향, 민팅 등) 중 본인의 관심 주제에 대해 각자 조사해 보고 각자 짧게 정리한 자료를 바탕으로 설명해본 뒤, 함께 토론해보기

- 1가지 주제에 대해 1달 정도의 짧은 시간에 빠르게 개념 및 시장 동향을 훑어보고 다음 주제로 넘어가기

- 모임은 2주에 1번 온라인으로 진행 (개별 오프라인 모임이나 네트워킹은 자율적으로, 또는 회원수가 많아지고 코로나 상황이 좋아지면 오프라인 네트워킹 행사도 진행 예정) - 자료 작성이나 발표는 의무가 아닌 자율에 맡김


- 자료 공유 툴 : Notion (모임에 합류하시면 멤버로 등록해 드립니다)

- 모임 방식 : Gather Town (메타버스 화상회의)


- 모임이 끝나면 함께 토론한 내용을 바탕으로 정리된 자료를 만들어보고, 세부 주제 중에 발전시키고 싶은 주제가 있으면 자유롭게 작은 소그룹을 만들어서 사업제안서 또는 리포트 형식으로 만들어보기

- 모임에서 논의된 내용들을 바탕으로 다양한 비즈니스 활용 방법을 함께 고민해 볼 예정


참고하실 수 있도록, 저희 모임 Notion 페이지를 예시로 첨부드립니다. 많은 연락과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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