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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내 인생 상승곡선 그리는 중

누구보다 빠르게 남들과는 다르게

by Innobanker

요즘 너무 힙합에 푹 빠져서 그런가, 제목에 힙합 뽕이 조금 들어갔다. 그냥 거창한 거 없이 요즘 내가 왜 부쩍 이유 없이 히죽히죽 웃고 다니는지 생각해 봤다. 주변에 힘들다 힘들다 노래 부르고 다니던 게 엊그제 같은데, 똑같은 사람이 갑자기 달라질 리 없는데, 내가 그리고 바라는 모습으로 스스로 바뀌어 가고 상상하던 장면들을 정말 살고 있는 내 자신에 깜짝깜짝 놀랄 때가 많아 이 경험을 그냥 공유하고 싶어졌다. 요즘 자주 듣는 힙합 가사를 보면 가난한 청년이 밑도끝도 없이 "내가 billionaire" "나 외제차 끌고 다니고 시계도 오천만원 짜리" "내가 최고" 하고 호언장담을 하는데 그게 처음엔 웃기기도 하고 귀엽기도 했다. 그런데 정말 몇 년 아니 몇 달도 안 되어 그 사람들이 유튜브를 장악하고 진짜 외제차를 끌고 비싼 시계를 차고 다니는 걸 보며 빈말이 아니었구나, 하고 있는 게 신기하기만 했다. 그런 힙합 스타가 된 기분을 매일 매일 느끼며 살고 있다고 하면 믿는 사람이 있을까?


거창한 서두와는 다르게 별로 대단한 이야기를 하려는 건 아니다. 잠을 3시간씩 자고 공부해서 서울대를 합격한 개천의 용 스토리도 아니고, 나에게 주어진 상황은 변하지 않았지만 그 상황 안에서 내가 되고 싶은 사람과 살고 싶은 삶을 그리며 그렇게 될 수 있는 방법을 계속 찾고 행동을 했더니 정말 그렇게 되어 가고 있는 게 신기해서다. 요즘엔 개천의 용도 없다고 할 만큼 부의 세습도 심하고 태어날 때 많은 것들이 정해진다. 주어진 삶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순종하며 살아가는 사람들도 너무나 많다. 절대 그들이 틀렸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주어진 삶을 당연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나만의 방향성을 가지고 계속해서 나아가는 그 자체에서 오는 기쁨에는 느껴본 사람만 아는 짜릿한 희열이 있다. 아기도 낳아 본 사람만 그 기쁨을 안다고 한 것처럼, 이것 역시 그런 종류의 기쁨이라고 생각한다.


주어진 운명에 순종하는 삶이든 아니든 삶에는 필연적인 고통이 수반된다. 트라우마 없이 온전히 자라기가 참 어렵고, 성인이 된 이후에는 끊임없는 경제활동을 비롯해 스스로 존재가치를 입증하며 살아야 한다. 한 번 사는 인생, 똑같이 고통인데 어디에서 행복을 찾을 거냐는 굉장히 중요한 선택이다. 난 어릴 때부터 직감적으로 주어진 환경에 맞추어 살기 싫었다. 가만히 두면 악화될 수밖에 없는 환경이었다. 그래서 야자실에서 살다시피 하며 한정된 시간을 공부에 몰빵한 결과 고등학교 때까지는 이렇다한 추억이 별로 없다. 하지만 힘든 상황에서 공부를 못하면 안되는 절박함에 지치고 지겨워질 무렵 장학금을 받으며 대학에 가서 나보다 훨씬 좋은 환경에서 자란 친구들과 공부하고 놀기도 하며 셀 수 없이 많은 추억을 쌓았다.


대학은 시작에 불과했고, 이후 더 빨리 독립하기 위해 내 성향이랑 반대로 보수적인 은행에 급하게 취업했기 때문에 내 진가를 발휘할 때까지 몇 년간 코피를 흘릴 정도로 지겹게 일을 했다. 그 지겨움의 끝에 우연한 기회로 스타트업으로 이직해서 상상도 못했던 새로운 도전에 매일 맞닥뜨리고 있으며, 결혼 역시 트라우마 투성이인 나와 반대로 너무 온전하게 자라 자존감 쩌는 사람과 하게 되어 즐겁고 짜증나는 행복의 연속이다. 누가 요약을 해보라고 하면 지금까지 나는 '고통이 찾아옴 → 치열하게 고통을 깨부시기 → 새로운 차원으로 도약'의 무한 루프를 돌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한 마디로, 오늘의 나는 어제와 정말 다른 사람이다.


그래서 지금의 내가 겪고 있는 새로운 차원은 뭐냐면, 무엇을 추구해야 할 지가 조금 더 선명해졌다는 거다. 생존을 위해 닥치는대로 충동적이고 직감적으로 미친듯이 빠져들던 내가 아니다. 이미 생존을 했기 때문이다! 난 살아남았다!


매슬로우의 이론 처럼 배 부르고 등 따시지, 소속감과 안정감도 갖추었지, 이제 자아 실현을 고민하는 단계로 온 거다. 백만장자는 아니지만 여기서 부터가 진짜 철학적이고 추상적이며, 한계가 없는 즐거움을 기대하게 만든다.


돈을 벌기 위해 다니던 회사는 어느새 뛰어난 사람들과 교류하는 성장판으로 느껴지고, 가슴을 두근거리게 하는 충동적인 선택이 줄었으며 소소한 루틴을 실천하고 있다. 솔직히 이게 인생의 정답이라고 거창하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냐면 그건 또 아니지만 하향곡선이냐 상승곡선이냐를 놓고 보면 100% 상승곡선이다.


남들이 '우와-!' 하는 스포츠카도 명품백도 아니지만 나만 알아볼 수 있는 뚜렷한 상승 지표가 있기 때문이다.


아침에 10분 일찍 일어나서 방 정리하고 출근하기

조금만 힘들면 포기하던 웨이트 중량 늘리며 나의 한계를 시험하기

불안한 만큼 충동구매 했던 물건들을 내다 버리고 지름신 줄이기

스트레스 받을 때 몸에 안좋은 음식 구겨넣지 말고 따뜻한 차를 마시고 자거나 헬스장에 몸을 구겨넣기

훌륭한 사람들이 있는 곳을 찾아가고 그들의 말을 경청하는 데 온 힘 다 쏟기

불편한 사람과의 대화 피하지 않고 맞닥뜨리기

누가 나보다 우월하거나 열등하다는 생각을 갖지 않기

남에게 모멸감을 주는 농담은 피하고 긍정적인 농담만 하기

화를 내는 대신 논리적 혹은 감성적으로 설득해서 원하는 것 얻어내기

나를 질투하거나 깎아내리는 사람은 시간 내서 만나지 않고 그 시간에 에너지 충전하기

불필요한 술자리 약속을 줄이고 그 시간에 사랑하는 사람과 소중한 시간 보내기

건강을 해칠 만큼의 노력은 하지 말기


완벽하진 않지만 저 많은 악습들을 그대로 두지 않고 뒤집어 엎은 뒤 내재화될 정도의 수많은 시도를 거친 것 자체가 이미 giant step 이다. 이 모든 생각과 행동의 원천은 지금보다 더 행복하고 싶다는 단순한 생각이다. 주어진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일 지 내가 스스로 선택하는 거다.


아무런 인풋이 없는데 이런 아웃풋이 나온 건 아니다. 최근 2-3년 내에 나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책과 강의를 말해 보라면 네 개를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조던 피터슨의 강의. "인간은 어제보다 더 나은 오늘을 추구함으로써 앞으로 나아간다"

카네기 인간관계론. "상대방이 원하는 것을 해 주면 내가 행복해진다"

공감하는 유전자. "인간은 공감과 사랑을 위해 태어난 존재이다"

Grit. "원하는 가치를 얻기 위해서는 끈기있게 자기 통제력을 발휘해야 한다"


이런 생각들이 어느 지점에서 조금씩 만나서, "어제보다 더 행복한 내가 되기 위해 나 자신을 끈질기게 단련하고 사람들과 더 많이 공감하고 사랑하며 살아야 겠다" 는 큰 깨달음에 이르게 되었다. 저자의 의도를 내 방식대로 해석한 부분은 있지만 본질적으로 사람이 어떤 존재인지, 행복한 삶을 위한 아주 근본적인 전제조건이 무엇인지를 나보다 먼저 깊게 고민한 사람들이 발견한 규칙들이라 그런지 내재화 하면 할 수록 행복이 무엇인지 점점 더 알 것 같다.


뿐만 아니라 놀랍게도 인간이 본연적으로 행복을 추구하는 존재라는 걸 알고, 오래 가는 본질적인 행복을 느끼기 위해 필요한 것들이 무엇인지 알면 부를 이룰 수 있다는 것 또한 최근에 알게 되었다. 지금 당장 내 손에 많은 현금이 있지 않은데도 마음을 먹으면 부를 이룰 수 있다 라는 생각만으로 부자의 마음이 될 수 있는 게 너무 신기하다.


사실 우리는 약간의 노력만 있으면 중세 유럽 귀족들의 삶을 보장받을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하지만 끊임 없이 생활 수준이 향상되는데 행복해지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행복이 물질적인 삶에 종속되지 않기 때문이다. 내가 행복할 지는 내가 결정하는 거니깐. 불편하게 우물에서 물 떠서 생활하는 몽골 유목민도 행복하게 살아가는데, 맘 편하게 물 펑펑 틀어 놓고 쓰는 서울 한복판에서도 우울한 사람들은 넘쳐나니깐.


한동안 마음이 지치고 힘들 때마다 상담을 받고 나아지는 것 같아 주변에도 추천을 했었다. 그런데 상담이 전부가 아닌 걸 알게 되었다. 우울감이나 무료함은 정의하는 순간 더욱 단단한 실체가 되어 극복하기 어려워진다는 걸 깨달은 거다. 누군가가 "당신은 이러이러해서 마음에 큰 충격을 받으셨군요. 안타까운 일이에요." 라고 한다면 잠깐은 누그러지겠지. "부모님의 부정적인 언행이 트라우마로 자리잡았어요. 그래서 이렇게 누군가가 지적하면 발끈하게 되는 거에요." 하지만 그 다음은? 어떡할 건가? 약을 처방 받으면 해결될까? 나를 이렇게 만든 부모님을 원망하면 해결되는 건가?


어떤 상담도 정답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이제 나는 이 모든 생각과 감정이 외부의 충격이 아닌 나로부터 온다고 믿게 되었다. 너무 뻔한 이야기지만, 우울하다면 우울감에서 벗어나기 위해 어떤 행동을 해야 할지 생각하고 실천하면 해결된다. 다만 우울감의 원인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이게 좋다, 저게 좋다라는 말만 듣고 움직이게 되면 시간과 돈만 낭비하는 꼴이 된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나는 알 수 없는 불안감과 우울감에 자다가도 일어나서 울음을 터뜨리곤 했다. 이제는 행복을 위해 할 일들로 너무 바빠 우울할 틈이 없다.


신라 고승 원효스님의 해골물 일화에서 처럼, 나를 둘러싼 외부의 모든 변화는 내가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따라 달라진다. 아직은 나도 깨닫고 있는 중이지만 확실한 건 현재진행중 이라는 거다. 매일 출근했다가 운동 하고 집에 오는 게 끝인, 잠에 허덕이는 일상이지만 그 안에서 이렇게 많은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건 정말 감사한 일이다. 그래서 언젠가 젊음도 부도 모두 잃어버린다고 해도 좌절로 끝나는 게 아니라 새로운 행복을 찾아 나설 나임을 알기에 하루하루가 설렌다.


이런 관점에서 요즘 행복해 보이는, 삶에 대한 자세가 내 롤모델인 Jay Park 의 노래 중 인생 리즈 시절을 찍고 나온 <To Life> 의 가사가 특히 여운이 남는다.


지금 이 순간까지 여태 수고한 일들

빚쟁이 집안이었지

이제 통장에 millions

Man I hustled I hustled I hustled for this

I swear to God

쉽게 얻은 건 없어 다 지켜 봐왔지

That's hand on heart

Yeah yeah

어머니 눈물이 미소로 변해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을 봐

날카로운 눈빛이 왠지 더 선해

무엇보다 내 사람들 행복을 원해

한국말만 늘었지 내 가사 내용들은 계속 여전해

다들 결과만 내려고 조급해 제대로 하기도 전에

난 거침없이 도전해

건방 떠는 게 아님 내 자신을 그만큼 믿고

고개를 들어 떳떳해 uh

책임질 준비가 되어있어

실패도 과외라 생각해 yeah

To my wins and losses

This is a toast to life

고생해 이뤄낸 것들

앞으로 이뤄낼 결과들까지

사랑하는 사람들 위해

소중한 추억들 너무 귀하지

운명 우리가 만들어

인생 위하여 잔 들어

This is a toast to life

속상한 과거는 뒤로

미래를 올려 하늘보다 위로

끝이 안 보이는 미로

날 더 강하게 만든 이 고통과 시련

전부 다 전부 다

Toast to life

Toast to life yeah

난 최초의 최초의 최초

13년간 상들을 여러 개 타고

신기록들 계속 또 세워

앞으로 다가올 힘듦도

모두 다 감당할 준비가 됐어

난 압박을 환영해

Welcome the pressure for real yeah

Welcome the pressure for real yeah

코로나가 끝나고 내 공연장 앞에 팬들이 줄 서

나보다 나이 20살 많은 분들이 대표님이라 불러

그냥 박재범인데 태어났을 때부터

그리고 난 Jay Park으로 죽어

완벽하지 않아 매일 발전하려고 눈뜨고 또 숨 쉬어

Facts

To all the good times and the bad times

To all the smiles and tears that we've had

To the hardships we faced

And to all the blessings to come

This is a toast to life

고생해 이뤄낸 것들

앞으로 이뤄낼 결과들까지

사랑하는 사람들 위해

소중한 추억들 너무 귀하지

운명 우리가 만들어

인생 위하여 잔 들어

This is a toast to life

속상한 과거는 뒤로

미래를 올려 하늘보다 위로

끝이 안 보이는 미로

날 더 강하게 만든 이 고통과 시련

전부 다 전부 다

Toast to life

Toast to life yea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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