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적된 저항이 나를 만든다

'나'로 살아가기, 여전히 참 힘들어.

by 지민
Le Rayon vert (1986) @pinterest



요즘 나는 한 해 나이를 먹어가며 드는 딜레마가 확연해진다. 고착된 생활과 그에 갇혀가는 내 한계를 체감할 때마다 다가오는 불안과 무력감. 그럼에도 나는 어렵사리 만들어낸 이 평온을 쉽게 놓을 수가 없다.


나는 생각하게 되었다. 사람들이 왜 좁은 생각에 사로잡히게 되는지, 왜 옳고 그름, 이익과 손해의 관점에서만 판단하려 드는지, 왜 자신과 다른 것에 대해 살펴보지 않는지, 왜 단기적 이익에만 매몰되어가는지, 왜 득이 되지 않으면 하지 않으려 하는지, 왜 그게 굳이 득이 되어야만 하는지도. 돌아보면 결국 이 모든 사회적인 모습들의 반증은 치열한 경쟁 속 우위를 점하기 위한 발버둥이었음을.


다양성과 존중이 잃어가는 사회에서 획일적인 정답 같은 조언들이 넘쳐날 때마다 의욕을 잃는다. 그런 걸 따지지 않아도 되는 감각에 닿기 위한 노력은 평생을 다해도 부족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나 조차도 오만한 조언을 마구 던진다. 결국 우리 모두는 같은 구조 안에서 발버둥 치고 그 안에서 자신을 잃는다.


굳이 남의 속도를 보편의 속도로 재단하지 않는다면 각자의 존엄은 다 지켜내며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나의 궤적 속에 누적된 저항들이 결국 나를 만드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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