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도 끝이 온 걸까

옛 시절을 놓지 못한 우리는 서로를 이해하지 못한 채 나이를 먹어버렸다.

by 지민


돌이켜보면 여태껏 대화의 중심에 내가 있었던 적은 없었다. 어쩌면 지쳐있었던 건지도 모르겠다. 이상하리만치 나를 모든 것을 통달한 '어른'으로 바라보는 이유에서 나는 그 기대감을 충족시켜주기 위해 노력해왔는지도 모르겠다. 나는 그저 모든 것을 사유해왔을 뿐인데, 무겁게 걱정을 해주고 마음을 다해 진심을 전달하려 애썼을 뿐인데. 그런 나를 좀 '다르다'는 눈빛으로 바라볼 때의 형상은 나를 점차 고립되게 만들었다.


옛 시절을 놓지 못한 우리는 서로를 이해하지 못한 채 나이를 먹어버렸다.


이 모든 상황들이 겹쳐 나는 적당함을 유지하는 것이 어려워졌고, 어느새 오가는 말들 속ㅡ온통 내 중심으로 해석하기 시작했다. 어떻게 보면 삐쳐버린 모양새일 수도 있지만 이상하게도 이 상황에서는 초연해지지가 않는다.


내가 말해왔던 나의 신념들이 묘하게 저격당한다는 느낌을 받았을 때, 그 의도가 무엇인지 나는 이해하려 들지않았고 곧바로 되받아쳐버렸다. 욱해버렸다. 그러나 분명한 건 내 기분이 좋지 않았다는 것이다. 상황만으로 설명했을 때 점차 이 감정이 덤덤해졌다면 이렇게 고민을 거듭하다 글을 쓰지도 않았겠지. 그렇게 우리의 사이에는 미묘한 균열이 일었다.


나를 괴롭히는 이 달갑지 않은 언짢은 감정의 원인이 무엇인지, 이게 혹시 알량한 자격지심에서 오는 문제는 아닐까 걱정하지만, 그렇다고 부합한다해서 달라질 것도 없는 이 찝찝함이 언제까지 지속될지도 모르겠다. 애쓰고 싶지도 않다. 나를 이해받으려는 욕심도 더는 부리고 싶지도 않다. 이제 정말 그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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