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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율용 Nov 30. 2024

이렇게 살 빼지 마세요

몸무게에 집착했던 나의 과거

일단 이 글이 길기 때문에 결론부터 이야기하겠다.

1. 굶지 말 것

2. 몸무게에 집착하지 말 것

3. 유산소운동과 무산소운동의 균형을 맞출 것

4. 과유불급, 오버트레이닝도 좋지 않다

5. 몸에 이상이 생기면 자신의 방법을 돌아볼 것


나는 2023년 12월부터 6월까지 20kg를 빼고, 6개월 동안 이 수치를 유지하다가 2024년 1월부터 다시 다이어트에 도입해 8kg를 더 빼고 심한 부작용을 겪은 후 다시 4kg를 찌워 53~54kg로 살고 있다. 현재는 건강한 상태이다.


6개월을 건강하게 살을 빼 57kg로 살 때까지 부작용은 전혀 없었다. 운동을 한 후 즐거움, 성취감, 건강해짐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아, 머리카락이 많이 빠지긴 했다. 머리카락은 단백질로 이루어져 있는데 살을 급격하게 빼면 머리카락이 잘 빠진다. 그리고 얇아진다. 이를 예방하려면 단백질 섭취를 늘리면 된다. 그러나 머리카락이 빠지는 요인이 스트레스 등 복합적인 작용에 의한 것일 수도 있었고 몸에 이상은 없었기 때문에 그 정도까지는 내가 감당할 수 있는 범위였다.


나의 본격적인 부작용은 내가 40kg대라는 숫자에 목매면서 시작한다.

57kg의 나일 때에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나를 50kg 초반에서 40kg 후반대로 봤다. 나의 몸무게를 말했을 땐 다들 놀라며 "운동해서 빼서 더 날씬해 보이나 보다"라고 말을 했다. 나도 변화한 나의 몸을 보며 뿌듯했고 그때까지도 나의 눈바디나 건강상태에 만족했다. 그런데 예쁜 연예인들을 보면 다들 40kg대이고, 나도 50kg 초반, 40kg대를 찍어보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그래서 49kg를 찍어보겠다고 무리한 욕심을 냈다. PT선생님은 살을 빼면서 숫자에 집착하지 말 것을 주의하셨는데 처음에는 그럴 리 없다고 자신했던 내가 숫자에 집착하고 있었다.


49kg를 찍기 위해 일단은 유산소운동을 평소보다 열심히 했다. 인터벌로 1분 달리고 1분 쉬며 30분간 총 15분 뛰어야 할 것을 30분 내내 뛴다는 식으로 운동했다. 한 달을 했는데 살은 54kg 이하로 떨어지지 않았다. 여기서 더 빼려면 밥양을 줄이는 방법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먹고도 뺀다는 자부심, 몸무게 숫자에 집착하지 않겠다는 나의 신념을 저버렸다. 매일매일 하루가 끝나면 체중을 쟀으며 0.1kg라도 찐 날에는 짜증 내며 스스로에게 더 혹독하게 굴었다. 나의 적정 몸무게는 53~56kg였는지 아무리 운동을 열심히 하고 굶어도 49kg는 절대 되지 않았다. 그리고 마침내 49kg를 찍은 순간, 나의 몸은 망가져 있었다.

49kg를 결국 찍은 나, 그 과정까지 표준이하가 돼버린 근육량

8kg를 추가적으로 빼는데 운동을 매일 했는데 근육량이 표준 이하이다. 인바디는 C자형(체중과 체지방량이 근육량에 비해 많은 그래프)을 그리고 있었다. 체중과 체지방량은 정상인데도 근육량이 적기 때문이다. 흔히들 말하는 근손실이 일어난 것이다. 그 이유는 너무나 간단하다. 에너지를 소비하는 유산소 운동을 매일같이 하면서 칼로리를 섭취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음식은 근육을 만드는 연료이다. 이 연료가 다 떨어지면 근육이 빠진다. 또한 이 기간 나는 운동 중에서도 유산소 운동에 치중했으며, 운동량을 무작정 늘리려는 과훈련(overtraining)을 했다. 유산소운동과 무산소운동의 균형을 맞추고 자신에게 적절한 운동량을 파악해야 한다.


PT를 받으며 파악하는 것도 좋지만 기력이 심하게 저하되거나 몸에 이상이 생기면 운동을 줄이거나 멈추는 게 맞다. 우리 몸은 아프거나 이상이 생기면 신호를 보낸다. 이 신호를 무시하려 하지 말고 반영해야 한다. 이 기간 나는 PT를 받지 않고 개인운동만 하고 있었는데 일단 내가 느끼기에도 허약해졌다는 느낌이 들었고, 수족냉증이 생기기 시작했다. 한여름에도 에어컨바람을 잠깐 쐬기만 해도 손이 얼음장처럼 차가워졌다.


이런 부작용을 차치하고, 내가 이루고 싶었던 그 '미'라는 것을 이뤘냐 하면 그것도 아니다. 이때도 외모칭찬을 듣긴 했으나 "피골이 상접했다." "뼈밖에 없다." "아사할 것 같다"라는 말을 더 많이 들었다. 미를 추구하다 더 많이 잃은 셈이다. 내가 기준을 삼았던 연예인들은 정상범위를 넘어 있었다. 키가 158cm 사람도, 165cm인 사람도, 175cm인 사람도 이상하게 그들은 다들 45kg라는 몸무게라고 했다. 상식적으로 말이 되지 않는다. BMI가 과거처럼 과체중이거나 비만인 사람이라면 건강을 위해 살을 빼야 하는 게 맞다. 하지만 이미 정상이라면, 마른 게 좋다고 살을 과하게 빼 저체중이 되려고 하면 안 된다. 그게 예뻐 보이는 게 아니다. 실제로 나를 담당하시던 여자 PT선생님도 키가 170cm인데 몸무게가 60kg 셨는데 정말 건강미 넘치고 아름다운 몸을 가지고 계셨다. 남의 시선에, 그리고 비정상적인 기준에 나를 맞추려고 하지 말자.


여러 부작용으로 고생한 나는 결국 다시 살을 찌웠다. 살을 찌우려고 노력을 했다기보다 단지 정상적인 생활을 했을 뿐인데 53kg까지 수월하게 살이 쪘다. 수족냉증은 자연스레 없어졌다.


아직까지 건강하게 생활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살을 빼고 싶고 운동은 하기 싫다는 친구들은 종종 밥을 굶겠다고, 실제로 그렇게 효과를 봤다고 말하는 친구들이 종종 있다. 그런데 건강한 다이어트, 위험한 다이어트를 모두 시도해 본 사람으로서 확실하게 말해줄 수 있다. 절대 그렇게 하지 말라고. 건강하게 살을 빼야 한다고. 그러지 않았다간 건강도 미도 다 잃을 수 있다. 어려워 보이지만 한 번 운동하고 건강한 습관을 들이는 순간 어렵지도 않다. 다들 건강한 다이어트, 성공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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