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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줄라이 Aug 18. 2018

끊임없이 노력하는 사람은 상처가 많은 사람이다?

어릴 때 트라우마를 겪은 사람의 10가지 특징 


최근에 유튜브에서 우연히 본 영상의 제목이다.


자신을 믿지 않는다. 칭찬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가학적인 습관을 갖고 있다. 사람이 떠나는 것을 견디지 못한다...... 다 기억나지는 않지만 10개 모두 나에게 해당되는 말이었다(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그중에서 가장 인상에 남는 말은 바로 


'끊임없이 노력한다'  


였다.
 
유년기에 마음에 깊은 상처를 입으면 성인이 되어서도 자신을 믿지 못하고 인정하지 못하고 끊임없이 자신을 몰아붙여 더 나은 상태로 만들려고 한다는 것이다. 즉, '자기발전'에 집착에 가까울 정도로 몰두한다. 남들 눈에 가학적으로 보일 정도로.  



정말 그럴까? 나는 항상 나 자신이 의지가 약하다고 생각했다. 책에 나오는 사람들에 비해 못났고 한심하다고 생각했다. 40이 넘은 지금에 이르러서는 비교적 의지가 강하다고 생각하고 있고 그것에 대해 조금은 자부심을 갖고 있다. 그런데 그것이 결국은 내면의 트라우마 때문이라니? 

나는 아직도 나를 믿지 못해 자신을 계속해서 밀어붙이고 있는 것일까?


무라카미 하루키는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에서 이런 말을 했다. 
 
‘솔직히 말하면 매일 계속해서 달린다는 것과 의지의 강약과의 사이에는 상관관계가 별로 없다. 20년 이상 계속해서 달릴 수 있는 것은, 결국 달리는 일이 성격에 맞기 때문이다(중략). 인간이라는 존재는 좋아하는 것은 자연히 계속할 수 있고, 좋아하지 않는 것은 계속할 수 없게 되어 있다." 


결국 나는 의지가 강한 게 아니라 자신을 믿지 못하는 사람, 즉 아직도 자존감이 약한 사람일 수도 있다


비교적 쉽게 받아들여졌다. 사람은 결국 바뀌지 않는다.
 
남편은 나와는 전혀 다른 인간이다. 모든 면에서 180도로 다르다. 재 볼 수는 없지만 심리적인 격차는 그만큼 크다.
 
내 눈에 내 남편은 '의지박약의 결정체'처럼 보인다. 무수한 구박과 협박, 눈물 어린 애원에도 불구하고 20년에 가까운 세월 동안 담배를 끊지 못하고 금연의 문턱까지 갔다가 매번 유혹에 져 버린다. 담배 피우는 사실을 나에게 숨기기 위해 기울이는 애처로운 노력을 보고 있노라면 '에휴, 인간아, 차라리 끊고 말지!'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어떤 일을 지속적으로 3개월 이상 하는 것을 보지 못했다. 음악을 정말로 좋아함에도 불구하고 악기 연습을 꾸준히 하지는 못한다. 
 
나는 책을 읽거나 어떤 일에 몰두하면 옆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도 모른다. 남편은 무슨 일을 하고 있다가도 옆에서 말을 붙이면 어느새 하던 일을 잊어버리고 수다 삼매경에 빠져버린다. 너무나 편안하게 주변 사람이나 환경에 동화된다. 


풍경 속에 묻혀버리는 하나의 점처럼.
 
나는 어쩔 수 없는 솔로이스트이고 남편은 앙상블의 천재다. 


늘 대본에 없는 즉흥 연기를 하면서 인생을 사는 것 같다. 그런데 스스로 의지를 가지고 밀어붙이는 일은 없지만 좋게 말하면 주변과 조화를 이루면서, 나쁘게 말하면 묻어가면서 잘 지낸다. 사실은 늘 행복하고 직장 일도 잘 해내는 편이다.


<다음 글에서 이어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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