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2022년 1월 24일부터 꾸준히 달린지
2개월 정도 지났을 때였다.
직장 동료랑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러닝 얘기를 하게 되었고,
제가 매일 뛴다는 소리에
엄청 관심을 가지고 조언을 해주려고 했다.
“보통 얼마나 뛰세요?”
“한 2.9km 정도 쉬지 않고 뜁니다.”
“에이, 그 정도는 러닝이 아니죠.”
라는 말에 발끈한 나는 그때부터 본때를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참 철이 없었다 싶다.
내 페이스를 무시하고,
누군가에게 본때를 보여주기 위해 10km를 뛰려고 마음먹고,
월 최소 1회 10k를 뛰기라는 목표도 세웠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런 철없음 덕분에 시련을 겪고,
성장을 했다고 생각한다.
그 동료에게 뭔가를 보여주고 싶었던
나는 10km 러닝을 준비했다.
사실 준비라고 할 것도 없고,
너무 단순 무식하게 생각했다.
‘꾸준히 10km를 걷는 것이 뛰는 것보다 덜 힘든 이유는
숨이 차지 않게 걷기 때문이다.
만약 숨이 차지 않게 뛰면 10km 완주를 할 수 있지 않을까?’였다.
그때부터 한 달 동안 매일 내가 숨이 많이 차지 않고
뛸 수 있는 최고 기록을 측정하기 시작했다.
대략 6분 10초대로 뛰면 숨이 차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다.
애플 워치를 보면서 6분 10초대로 뛰면,
10km를 충분히 뛸 수 있겠다는 가설을 세웠다.
2022년 4월 24일을 D-day로 잡고 준비를 했다.
실패해도 배우는 것은 있을 거라 생각했다.
돌이켜보면 4월 24일 날 도전한 것은 무모한 것이었다.
그 전날 1년 만에 고등학교 친구들을 만났다.
새벽까지 부어라 마셔라를 하고 서울로 올라와서 바로 뛴 것이다.
원래 그런 날에는 부상 방지를 위해서 안 뛰는 것이 좋다.
무식하니 용감하다고, 정말 용감만 했던 것 같다.
처음 애플워치 나이키 앱에 시작을 누르고,
달릴 때 그 기분이 참 묘했다.
매일 뛰는 코스였지만,
10km는 특별하게 느껴졌다.
첫 1km에서는 웜업을 위해서 목표 페이스보다 천천히 달렸다.
2km부터는 애플워치를 자주 보며 6분 10초대에 맞춰서 뛰었다.
6km쯤 되자 몸이 플리고 가벼워진 느낌이 들었다.
좀 전보다 잘 뛰어진다는 느낌이 들어서 워치를 보니,
6분 6초의 순간 페이스였다.
그때 ‘이래서 준비운동이 중요하구나’라고 생각했다.
요즘은 2.5 ~ 3km 정도 뛰면 몸과 코가 풀려서 잘 뛰어지는데,
그때는 정말 초보라서 시간이 조금 더 걸린 것 같다.
10km를 완주할 때까지 특별히 힘든 점은 없었다.
뒤로 갈수록 기록이 좋아져서 킬로미터당 순간 페이스는 5분 후반이었다.
지금 10km는 그리 힘든 거리가 아니지만,
그때는 풀코스만큼이나 멀게 느껴졌었다.
첫 10km를 하고 너무 기분이 좋았다.
별거 아니지만 누군가에게 자랑하고 싶었다.
짝꿍부터, 주변 지인, 회사 동료, 가족에게까지 자랑했다.
완주를 했다는 기쁨도 컸지만,
나 스스로 가설과 계획을 세우고,
연습을 하며 준비하고,
결국 해낸 그 성취감이 더 컸다.
인생이라는 것이 내가 뜻대로 잘되지 않는데,
내가 세운 가설과 계획대로 이루어지니 너무 좋았다.
그때 성취감이 지금까지 러닝을
꾸준히 해오게 만든 원동력 중 하나이다.
10km를 뛰었다는 사실이 주는 기쁨도 크지만,
10km를 뛰기 위해 내가 노력한 과정들,
그 과정들이 나를 성장시켜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경험이 중요하다.
그런 경험이 계속 성장하는 우리를 만들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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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하!
당신만의 의미 있는 인생을 사세요.
유캔두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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