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너무 힘들 땐 한 발짝 앞만 본다.

[나의 이야기]

by Changers

한번 잠들면 누가 업어가도 모를 정도로


잘 안 깨는 타입이었다.


작년 직전 회사를 퇴사하고


어느 순간부터 작은 소리에도 잘 깬다.


새벽에 이유 없이 깨기도 한다.


현재와 미래에 대한 고민이 많아서인 거 같다.



어젯밤에 짝꿍이 물 마시러 나간 소리에 깼다.


다시 잠들기까지 시간이 걸려서 뭔가 읽고 있었다.


그렇게 한참이 지난 후


새벽 3시가 넘어서야 겨우 잠이 들었다.



늦게 잔 탓인지 아침에 눈을 떴는데


온몸이 아프고 천근만근이었다.


요즘 컨디션이 안 좋음 상태에서


잠을 많이 못 자서 그런 것 같다.



조금 더 자고 싶었다.


평상시 같았으면 조금 더 잤을 거다.


하지만 오후에 중요한 약속이 있어서


오후에 처리할 일들을 미리 처리해야 했다.


힘들게 몸을 이끌고 양치질을 하고 세수를 했다.



책상 앞에 앉았다.


제대로 떠지지 않는 눈을 비비며


안경을 쓰고 업무를 시작했다.


다행히 어젯밤에 오늘 할 일들의 구체적인 기획을 생각해 뒀다.


머리와 몸이 무거웠지만 어렵지 않게,


생각보다 빠른 시간에 처리했다.



몸의 에너지를 올리기 위해서는 몸을 풀어줘야 한다.


나는 매일 러닝, 스트레칭, 명상을 한다.


명상을 하고 러닝복을 입었다.


현관을 나가서 석촌호수로 뛰기 시작했다.


근데 몸이 천근만근이라 너무 힘들었다.


아주 가끔 컨디션이 너무 안 좋은 날에는 그렇다.



그런 날에는 양치질처럼 러닝도 하기가 힘들다.


몸이 너무 아픈 날에는 먹는 것도,


세수도, 양치질도, 아무것도 하기 싫은 것처럼 말이다.


그럴 때 쓰는 나만의 노하우가 있다.


노하우라고 하기엔 너무 평범하지만


내게는 큰 효과가 있다.



평상시 러닝을 할 때는


저 멀리를 쳐다보며 달린다.


마치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우리 인생처럼 말이다.



하지만 오늘처럼 힘든 날에는


저 멀리를 쳐다보는 게 나를 더 고통스럽게 한다.



‘저기까지 언제 가지?’


‘와 아직 한참을 더 가야 하네.’


라는 생각들이 나를 더욱 힘들게 한다.



그래서 나는 바닥을 내려다보고 뛴다.


내가 뛰고 있는 곳의 한 발짝 앞만 보고 뛴다.


그렇게 한 발짝 한 발짝에 집중하고,


내 호흡에 집중해서 뛰다 보면,


어느새 내가 목표로 한 곳에 도착해 있다.



러닝에서 배운 것을 나의 일상에서도 쓴다.


정말 아프고 힘들어서 아무것도 하기 싫은 날에는


나의 찬란한 미래를 생각하지 않는다.


그냥 오늘 원래 하기로 한 일을


더 세부적으로 쪼개서 하나씩 숙제하듯이 한다.


그렇게 하면 어느새 그 일들이 완료되어 있다.



물론 정상적인 상태일 때보다 퀄리티가 좋지는 않겠지만,


어제보다 조금이나마 더 나아진 것만으로 내 최소한의 목표는 달성한 것이다.



나는 나와의 약속을 지킴으로서

나와 더 큰 신뢰가 쌓았고,

자신감과 자존감이 높아지는 선물을 받았다.

—————————————————

의-하!

당신만의 의미 있는 인생을 사세요.


유캔두잇.

—————————————————

keyword
작가의 이전글장례식장에 찾아온 뜻밖의 손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