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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angers Feb 23. 2024

내가 바라는 이상적인 세상의 경험

[나의 생각]

내가 바라는 이상적인 세상은 이기적인 행동을 덜하고, 

이타적인 행동을 더 많이 하는 세상이다. 

남에게 받은 배려를 당연하게 생각하지 않고, 

나도 배려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하는 세상이다.


그제 밤 어머니께서 전화를 주셨다.


"아들, 내일 나 서울 가는데 저녁에 얼굴 볼 수 있어?"


"네, 당연히 가능하죠.


근데 제가 내일 오후에 삼겹살 봉사가 있어서 그거 끝나고 뵐 수 있을 것 같아요."


"괜찮아. 그럼 내일 보자."


"네."



명륜 보육원에서 삼겹살 구이 봉사를 마치고 어머니께 연락을 드렸다.


"어머니, 어디세요?"


"응, 여기 송파나루역이야."


"그럼 거기 계세요. 제가 금방 갈게요.


추우니까 역 안에 계시다가 제가 전화드리면 나오세요."


"응, 그래."



그렇게 어머니를 만났고,


우리 동네에서 돼지고기가 제일 맛있는 식당으로 모셨다.


임금 돼지라는 곳이고, 상등심이 시그니처 메뉴다.


여기는 거의 한 달에 1번 정도 방문하고 점장님이랑도 친하다.



점장님과는 특별히 친해진 계기가 있었다.


보통은 저녁에 방문하지만 그날은 점심에 방문했었다.


짝꿍이 점심에 먹고 싶다고 해서다.


언제나처럼 상등심 2인분을 시켰고,


꽃게 된장찌개와 오늘 지은 밥도 함께 주문했다.



그날따라 일하시는 직원들이 많이 없어서 무슨 일 있는지 물어봤더니,


알바 직원 2명이 독감에 걸려서 결근을 했다고 했다.


홀에 일하는 직원이 2명뿐이라 많이 정신이 없어 보였다.



고기를 굽는 동안 밥과 찌개를 먹으려 했다.


근데 밥이 오늘 지은 밥 같지가 않았다.


"저, 점장님. 요거 오늘 지은 밥이 아닌 거 같은데요?"


"어?! 정말요? 아닐 겁니다. 제가 매일 아침마다 압력솥에 밥을 하거든요.


그래서 이름도 오늘 지은 밥인데요. 오늘 아침에 제가 밥을 지었습니다."


"어? 그래요? 알겠습니다."



점장님께서 너무 확신에 차서 말씀하셨기에 더 이상 말을 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밥이 오늘 지은 밥 같지는 않아서 밥에 손이 안 가고 있던 찰나,


점장님이 뛰어오시더니 말씀하셨다.


"정말 죄송합니다. 보니까 어제 한 밥이네요.


제가 오늘 아침에 밥을 지었는데, 그 밥을 아르바이트생이 아직 안 옮겨 담았다고 하네요.


정말, 정말 죄송합니다. 지금 당장 밥을 바꿔드리겠습니다."



너무 죄송해하셨고, 진심 어린 사과를 하시는 모습에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그리고 몇 분 뒤 점장님께서 계란찜을 하나 들고 오시더니,


"정말 죄송합니다. 마음이 풀리실 줄은 모르겠지만,


이거 받으시고 기분 좋게 식사해 주실 수 있을까요?"


"아, 네. 누구나 실수할 수 있지요. 그래도 이렇게 확인하시고 말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나는 항상 생각한다.


누구나 실수할 수 있다.


그것이 반복되지 않고 내 생명에 지장을 주는 것이 아니라면,


진심 어린 용서를 구하는 사람은 용서해 주자고 말이다.


그렇게 우리와 점장님은 친해졌고, 그 뒤로 가면 항상 서로 밝게 웃으며 인사했다.


참, 짝꿍은 연말이나 연초나 설 연휴 전에는 항상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말씀드렸다.



어머니를 모시고 들어가서 자리에 앉았더니,


마침 점장님께서 주문을 받으러 오셨다.


"오늘 부산에서 어머니가 올라오셨는데,


제가 제일 좋아하고 맛있는 고깃집이라고 모셔왔습니다."


"아 그래요? 정말 잘 오셨습니다."


"우선 저희 항상 먹는 상등심 2인분 주셔요."


"네, 준비해 드리겠습니다."



잠시 뒤 점장님께서 직접 고기를 들고 오셨다.


"특별히 상등심 중에서도 제일 맛있는 부분으로 가져왔습니다."


"앗! 정말요? 감사합니다. 맛있게 잘 먹겠습니다."



뭘 특별히 바라고 말씀드린 것은 아니었는데,


이렇게 챙겨주시니 그 마음이 너무 고마웠다.


내가 해드릴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생각을 하다가


영수증 이벤트가 생각이 났다.


지나가는 아르바이트생분께 영수증을 부탁드렸다.


아르바이트생분께서는 영수증 이벤트를 하시려는 줄 알고 안내해 주셨다.


"네이버 마이 플레이스에 영수증 이벤트 참여해 주시고 말씀하시면 서비스드립니다."



고기와 밑반찬 사진을 나름 예쁘게 찍어서 리뷰를 남겼다.


그리고 아르바이트생분께 말씀드렸다.


"저 영수증 리뷰 남겼습니다.


하지만 서비스는 안 주셔도 됩니다.


저희 올 때마다 점장님과 일하시는 분들이 잘 챙겨주시는데,


어머니 모시고 왔다고 특별히 챙겨주신 마음이 너무 감사해서 쓴 거라서요."


"그래도... 서비스받으시지..."


"아닙니다. 괜찮습니다."



그렇게 어머니와 단둘이 맛있는 고기를 먹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고기를 거의 다 먹어갈 때쯤 점장님이 계란찜을 하나 들고 오셨다.


"어머니 오셨는데 계란찜도 하나 드셔보세요."


"어? 아니... 괜찮습니다."


"직원분께 들었습니다. 리뷰 써주셨다고요."


"하지만 저 서비스받으려고 한 게 아니고, 챙겨주셔서 감사한 마음에 쓴 건데..."


"네, 알고 있습니다. 제가 이렇게 드리고 싶어서요."


"아이고, 너무 감사합니다. 잘 먹겠습니다."



점장님의 따뜻한 마음과 친절, 그리고 서비스 덕분에 어머니와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저와 점장님은 서로에게 뭔가를 바라고 배려를 해주지 않았습니다.


자주 오는 고객님이 어머니를 모시고 왔다고 하여 조금 더 신경을 써주셨고,


저는 그 신경과 배려가 너무 감사하여 진심 어린 리뷰를 썼습니다.


거기에 또 서비스를 주셨고요.


앞으로도 저는 이 가게를 계속 갈 것이고요.



어머니를 수서역에 모셔다 드리고 집에 오면서,


나와 점장님이 했던 말과 행동들이


내 주변, 우리 모두의 마음에 번져가면 좋겠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우리 조금만 더 상대를 배려한다면 조금 더 나은 세상이 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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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하!

당신만의 의미 있는 인생을 사세요.


유캔두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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