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Changers Mar 28. 2024

친구 같은 입사 동기들을 떠나보내며...

[행복을 찾아서]

회사에는 나와 비슷한 시기에 입사한 2명이 있었다.


나, J와 MJ는 나이는 달랐지만 서로 생각하는 것이나 가치관이 비슷했다.


우리는 비슷한 직무를 하고 있었기에 고민도 비슷했다.



J는 미국 버클리에서 석사를 하고 S사에서 근무를 했다.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어서 스타트업에 입사했다.


대학 때부터 줄곧 프레젠테이션을 해왔고,


책 읽고 사색하는 것을 좋아했다.


나랑은 대화 코드도 잘 맞았고, 생각, 가치관이 비슷했다.


무엇보다 우리는 너무 좋은 술친구였다.


둘 다 술을 너무 좋아했고, 


일이 잘 풀리지 않거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자주 가는 술집에서 한잔했다.


만취한 다음 날에도 머리가 싱싱한 것을 보면 J는 술 해독을 잘하는 것 같았다.



MJ는 디자인을 전공을 했지만, 서비스 기획자로 커리어를 시작했다.


문서 정리나 일 처리를 아주 깔끔하게 잘했다.


사랑스러운 딸아이의 엄마로서 일과 육아를 잘 해내는 멋진 워킹맘이었다.


대장부 같은 면이 있어서 자신이 리드하는 파트를 잘 이끌었다.


항상 배우려고 노력했고, 


MJ 역시 책 읽고 사색하는 것을 좋아했다.


자주는 아니지만 종종 J와 함께 술을 마시며 스트레스를 풀었다.



어느 날이었다.


셋이서 밥을 먹고 커피를 마시다가 문득 이런 얘기가 나왔다.


"우리 셋이서 스터디 하나 해보면 어때요?"


"좋아요."


"어떤 것으로 스터디를 해볼까요?"


"우리 모두 PM이니까, 좋은 서비스를 하나 기획해 보면 어떨까요?"


"좋아요. 그렇게 해봐요."



그날부터 우리는 각자가 하고 싶은 서비스들을 하나씩 가져왔고,


서로 피드백을 주고 다듬으면서 서로를 성장시켜 줬다.


프로젝트 내 개발자가 없었기에 바로 착수할 수는 없지만,


각자의 강점을 서로가 배울 수도 있어서 좋았다.



J와 둘이서 술을 한잔 하는 날이었다.


J가 말했다.


"형, 우리 이런 서비스 어때?"


"어? 너무 좋은데?"


"우리 셋이서 이거 한번 해볼까?"


"정말 좋다. 바로 고하자."



술 취한 남자 둘이서 MJ에게 연락을 했다.


"MJ, 나랑 형이랑 이런 서비스를 생각했는데, 듣기에 어때?"


"어? 좋은 것 같은데, 어떻게 이런 것을 생각했어?"


"둘이서 술 먹고 얘기하다가 갑자기 번뜩하며 떠올라서 형한테 얘기를 했고,


둘이서 얘기를 하면서 살을 붙여서 지금 말하는 거야."


"그랬구나. 일단 내일 다시 얘기하자."


"그래."



다음 날, 점심을 먹으며 우리는 이런저런 대화를 나눴다.


"요거 제대로 한번 해보면 좋을 것 같은데,


우리 스터디하는 것을 이걸로 바꾸고 주 1회 퇴근하고 만나서 회의하는 거 어때?"


"좋아."


"좋습니다."



그날부터 우리는 주 1회 저녁에 만나서 관련된 내용으로 회의를 했다.


처음엔 뼈대만 있었던 서비스 아이디어에 살이 조금씩 붙어갔다.



시장 조사와 경쟁 서비스 분석을 통해서,


서비스의 철학, 미션, 비전, 목표는 무엇인지,


서비스 핵심 기능과 에지 포인트는 무엇인지,


서비스 핵심 타겟과 초기 전략을 어떻게 가져갈 것인지,


서비스 UI/UX는 어떻게 구성할 것인지,


개발 없이 어떻게 MVP으로 개발해서 우리의 가설이 맞는지 증명할 것인지,


성공과 실패를 어떤 기준으로 판단할 것인지 등등


하나의 서비스가 세상에 나오는데 필요한 내용들을 찬찬히 만들어갔다.



매일 만나서 진행하는 것이 아니었고,


본업이 있었고,


각자 사정이 있었기에 속도가 빠르지는 않았지만,


사이드 프로젝트였기에 시간을 조금 두고 진행하기로 했다.



그러던 어느 날,


MJ와 J가 각각 나에게 티타임을 요청했다.


"지미 사실은 저 이직해요."


"지미형 나 이직하기로 했어."


"아 그래? 잘 됐다. 어떤 쪽이야?"


"나는 영어 교육 서비스 회사야."


"나는 블록체인과 도시설계 관련 회사야."


"진심으로 축하해."


"그래도 우리 프로젝트는 계속 진행해 보자."


"좋아, 좋아요."



무더웠던 여름,


나의 입사 동기이자, 친구였던 두 사람이 회사를 떠났다.



그리고 나는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는데...

이전 05화 더 큰 성장을 위한 과감한 도전을 하다.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