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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angers Jun 29. 2024

나의 첫 반려친구, 방울이.

[나의 이야기]

방울이는 나보다 6개월가량 빨리 태어났다고 했다.


방울이를 어떻게 데려왔는지 정확하게 기억나지는 않지만,


넷째 고모에게 받았다고 들은 기억이 난다.



나라는 존재를 내가 인지하기 전부터 녀석은 내 곁을 지켰다.


요즘 유튜브에서 많이 보이는 개와 아기의 모습이 40년 전 우리 집에도 있었다.



능력이 꽤 괜찮으셨던 할아버지 덕분에 마당이 있는 집에서 살 수 있었다.


대략 100평 정도 되는 마당인 것으로 기억한다.


그곳에서 방울이와 나는 매일 뛰어다니며 놀았다.



사진첩을 보면 항상 내 곁에 있었다.


내 기억 속에서도 방울이는 항상 내게 꼬리 치며 


자기와 같이 놀자고 나를 유혹했다.



난 어릴 때부터 장난기가 많았다.


방울이와 털을 가위로 싹둑싹둑 잘라버리기도 하고,


꼬리를 잡고 막 흔들기도 했다.


등에 올라타서 앞으로 가자고 소리치기도 했다.


하지만 방울이는 한 번도 내게 짖거나 나를 거부하지 않았다.



우연히 나, 동생, 방울이와 함께 찍은 사진을 봤는데,


귀찮아하거나 싫었던 적도 있었겠다 싶다.


그럼에도 항상 나와 함께 해줘서 고맙다.



방울이와 우리 가족은 아주 신뢰가 두터웠다.


방울이는 2번의 출산을 했었는데,


자신의 새끼를 우리 가족들에게 보여줬다.


아주 작고 소중한 새끼들이 너무 귀엽고 사랑스러워했던 기억이 난다.



특별히 목줄을 하지 않고 대문 밖을 나가더라도


항상 나와 내 동생의 주변을 벗어나지 않고 함께 다녔다.



어느 날 나와 함께 뛰며 놀다가 차에 치여서 발을 심하게 다쳤다.


피가 아주 많이 났고, 뼈가 보일 정도였다.


당시에는 지금처럼 동물병원이 거의 없던 시절이라,


아버지께서 약을 발라주시고 붕대로 감아주셨다.


한 달 넘게 집안에서 함께 있으며 간호를 했었다.


다행히도 다시 나아서 나와 함께 놀았다.



정확히 언제였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초등학교 4, 5학년 때쯤이었다.


어느 날 방울이가 사라졌다.



“방울이가 나이가 많이 들고 힘들어해서 좋은 곳으로 보내줬다.”


어머니께서 말씀하셨다.



그날 밤,


나는 밤새 펑펑 울었다.


그리고 마음으로 방울이에게 말했다.



“좋은 곳에 가서 아프지 말고 잘 지내고 있어. 

나중에 또 만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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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하!

당신만의 의미 있는 인생을 사세요.


유캔두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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