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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angers Jul 16. 2024

석촌호수에서 만난 4가지 이야기.

[우리 이야기]

내가 매일 뛰는 그곳에는 다양한 이야기가 있다.


유모차를 타고 초롱초롱한 눈으로 엄마와 아이컨택을 하던 아기는


갑자기 눈을 돌려 나를 쳐다보더니 환한 천사의 미소를 지어준다.


심장이 아프다는 느낌이 이런 것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심장을 마구 폭행당한 나는 살기 위해 거칠게 뛰는 심장을 부여잡고 성큼 나선다.




이제 걸음마를 뗀 아기는 넘치는 의욕을 주체하지 못하고


경주마처럼 앞으로 달려 나간다.


엄마는 그런 아이가 연신 넘어질 것처럼 위태해 보여서


뒤를 쫓아가며 언제든지 잡으려고 두 팔을 뻗어 대기하고 있다.



하지만 그 아기는


“엄마 걱정하지 마! 나 잘해!”라고 말하는 대신,


자신의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가는 것을 행동으로 보여준다.




킥보드를 탈만큼 제법 큰 여자 아이는


엄마에게 저만치 가라고 손짓한다.


“여기?”라고 말하는 엄마에게 더 가라고 손짓한다.


엄마는 아이의 모습을 담기 위해


온 정신과 스마트폰을 아이에게 고정시킨다.



“엄마! 나 간다!” 하며 여자아이가 출발한다.


다부진 입모양과 진지한 표정은 자동차 경주 대회에 나간 카레이서 같다.


우와~ 대단한데!라는 엄마의 말에 어깨에 뽕이 들어간 여자아이는


다시 출발선으로 킥보드를 타고 간다.


엄마의 칭찬 때문에 오늘 엄마는 아이가 지칠 때까지


한자리에서 포토그래퍼 및 심사위원 그리고 동기부여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




초등학생 삼 남매와 함께 나온 엄마와 아빠는 아이들 놀이의 도구가 된다.


큰 오빠가 여동생 둘과 술래잡기를 하는데,


엄마와 아빠를 방해물 삼아 요리조리 피해 다닌다.


약이 바짝 오른 막내가 씩씩거리며 쫓아가지만,


아직 오빠는 잡혀줄 생각이 없다.


눈치가 빠른 둘째가 동생 대신에 오빠를 잡아주려고 하는데 역부족이다.



오빠는 동생들에게 건방진 미소를 날리며 다시 한번 동생들을 따돌리려는 찰나,


딸바보 아빠가 오빠의 손을 턱 하니 잡아버린다.


깜짝 놀라 쳐다본 아들에게


딸들의 시야에 안 보이는 눈으로 윙크하며 살짝 신호를 준다.


오빠는 아쉬움이 가득한 표정이지만 아빠의 신호를 받아들인다.


“잡았다!! 꺄르르르르르~”


큰 소리로 웃는 막내는 “내가 잡았어! 내가 잡았다고!”


라며 자신의 공을 인정받고 싶어 한다.


엄마는 박수를 치며 호응해 준다.



오늘도 아빠의 센스, 오빠의 배려, 엄마의 공감으로 행복이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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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하!

당신만의 의미 있는 인생을 사세요.


유캔두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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