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후임자는 꿀밤을 맞고 퇴사했다.

[젤리의 제국]

by Changers

우리 모두에게 말한 후, PM 채널에 따로 글을 남겼다.


“A님은 끈기가 부족하고 나와 얘기했던 태도와 열정을 보여주지 못했다.


어찌 보면 잘 된 거라 생각한다.


또한 우리는 지금 로켓을 만들면서 우주로 나아가야 할 시기이다.


워라밸을 원하는 팀원은 우리 팀에 맞지 않는다.


혹시 워라밸이 중요한 사람은 다른 곳을 알아보는 게 더 좋을 거라 생각한다.


나간 사람은 나간 사람이고 우리끼리 으쌰으쌰 해서 잘해보자.”



우리의 후임자 3명 중 1명이 퇴사했다.


우리 2명의 일을 받으려면 최소한 2명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우리 2명이 해온 업무량은 3명은 있어야 하는 양이다.


그렇기에 나는 후임자의 퇴사를 핑계로 우리의 퇴사 일정이 늦춰질까 봐 걱정되었다.


혹시 일정이 늘어난다고 해도 나는 퇴사 일정을 늦출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며칠 후,


B님이 업무적인 실수를 했다.


그가 요청한 업무를 재차 확인하지 않고, 자신이 이해한 대로 업무를 진행한 것이다.


온보딩 및 인수인계를 할 때 중요하게 말한 부분이 바로,


주어진 업무가 내가 이해한 바가 맞는지 제대로 확인하라는 것이었다.


우리가 같은 한글을 쓰고 있지만, 정확한 소통을 잘하는 것은 아니다.


누군가의 문제라기보다 20년 이상 각자 다른 환경에서 써온 언어 습관으로 인해서 생기는 현상이다.


그렇기에 그와 소통을 원활하게 잘하기 위해서 합을 맞추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 시간 동안 그가 말한 것이 이것이 맞는지,


내가 제대로 이해를 했는지 재차 확인해야 한다.


물론 한 번에 알아듣고 이해해서 일처리를 해내면 너무 좋겠지만,


그런 경우는 극히 드물다.



그는 자신이 말한 대로 결과물이 나오지 않은 것에 화를 많이 냈다.


그 대상이 오래된 직원이든 신입 직원이든 상관없었다.


그는 B를 붙잡고 1시간 동안 야단을 쳤다.


“너는 도대체 왜 이렇게 일처리를 하냐.


이런 기초적인 실수는 초등학생도 안 할 것 같은데, 일을 어떻게 배운 거냐.


아오, 어쩌다 이런 녀석을 내가 뽑았냐.”


그는 화를 내면서 화가 더 올라가는 타입이었다.


그렇게 점점 화가 올라간 그는 또 한 번 손을 들었다.



‘퍽’하는 소리가 났다.


고개를 돌려보니, 그가 B의 머리에 꿀밤을 때린 것이다.


‘또 여자 직원을 때렸네. 미친 거 아냐.’라고 생각했다.


그 뒤로도 그는 30분가량 더 B를 혼내고선 밖으로 나갔다.



잠시 후,


나는 B에게 DM을 보냈다.


“잠시 나가서 차 한잔하고 올래요?”


“네, 감사합니다.”



B는 적지 않게 당황한 것 같았다.


그도 그럴 것이 학교도 아니고 사회에서 누군가에게 맞는다는 것을 누가 상상이나 했겠나.


“많이 놀라셨죠?”


“네, 지금 너무 당황스러워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저도 이건 미친 짓이라고 생각해요.


B님이 업무를 잘못한 것은 그것대로 야단을 맞아야겠지만,


그게 폭력으로 이어지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혹시 예전에도 그런 적이 있나요?”


“네, 디자인 팀장님과 디자이너분께 그런 적이 있어요.”


“이거 정말 문제 아니에요?”


“네, 정말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예전에 개발자 한 분이 그러지 말라고 말했는데,


대표로서의 권력을 이용해 자신은 그런 적이 없다며 마녀사냥을 시킨 적이 있습니다.


그날 그 모습을 보며 치가 떨려서 저는 그에게 오만 정이 다 떨어졌습니다.”


“저는 이대로 다녀야 할지 심각하게 고민이 됩니다.”


“충분히 그렇게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저는 이곳에서 배울 부분과 내 삶의 기준이 계속 충돌이 생겨서 그만두게 되었는데요.”


“B님도 그런 부분에서 잘 고민해 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잘 고민해 봐야겠습니다.”



그로부터 보름쯤 지났다.


나와 PM을 제외한 전 직원이 싱가포르로 워크숍을 떠나게 되었다.


7박 8일간의 일정으로 떠나는 것이었는데,


나와 PM에게는 꿈만 같은 휴가가 주어지는 것이어서 너무 좋았다.


퇴사까지 1달밖에 안 남았지만, 그동안 주말도 없이 밤낮으로 일하는 바람에 지쳐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운명은 우리를 가만두지 않았다.


“저 그만두겠습니다.
그리고 싱가포르 워크숍 안 가겠습니다.
죄송합니다.”

목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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