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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을 만들다

[나의 이야기]

by Changers
그곳에는 종종 단체로 놀러 온다.

병아리!


짹짹!


선생님의 말씀을 듣고 잘 따라 하는 유치원생은


짝꿍의 손을 꼭 잡고 걸어 다닌다.



대부분 남자아이와 여자아이로 짝을 이뤄 손잡고 걷는데,


종종 남자아이끼리 손을 잡고 있는 경우엔 요리 뛰고 저리 뛴다.



선생님이 불러보지만 그 둘의 귀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그저 여기저기 처음 보는 신기한 것들만 보일뿐이다.


이래서 남자아이와 여자 아이로 짝을 지어주나 싶다.



남녀 짝은 꼭 리드하는 아이가 있다.


먼저 끌고 가는 리드도 있고,


저기 가자고 하면 선생님이 가지 말라고 했다며 방어하는 리드도 있다.


신기하게도 그 리드의 말을 잘 들어준다.


귀엽다.



“아저씨!


여기요!


빨리요!


여기도 좀 찍어주세요!”



고등학교 졸업사진을 찍는 시즌인가 보다.


앳된 얼굴이라고 하기엔 곳곳에 선생님스러운 친구들이 많이 보인…


요즘 고3들은 공부하느라 많이 힘들구나 싶다.


인생의 중요한 시기니까 그럴 수밖에.



“어느 학교예요?”


“잠실 중학교요.”


“아. 잠실중학교요?”



너무 놀랐다.


중학생이라고 한다.


표정 관리를 잘해야 한다.


그들에게 놀란 모습을 들켰다가는


원펀치 쓰리를 당할지도 모른다.



“사진 이쁘게 잘 찍어요.”


라고 말하며 황급히 가던 길을 간다.



내 중학교, 고등학교 졸업사진은 마네킹 세워둔 것처럼


뻣뻣하게 서서 무표정하게 찍었었다.



요즘은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해도 되는 것 같다.


그러니 더 다채롭고 보기가 좋다.



내가 찍을 때도 옛날 말죽거리 잔혹사 시대보단


컬러풀한 교복에 두발자유(요즘도 이런 말을 쓰나? 나 때는 우리 학교만 머리 길렀는데)라서


개성 있게 찍었다 싶었는데,


시대가 바뀌면서 표준이 점점 바뀌어간다.



하긴 요즘 초등학교 한 반에 20명대라고 하니


그만큼 많이 바뀌어야 할 것 같다.



여러 명의 친구들이 재밌는 사진을 찍으려고,


누워서 머리를 받치고 있는 밥샙만큼 덩치가 큰 친구를 들어 올렸다.



아이들에게 경의롭다는 박수를 보내며,


나는 다시 러닝을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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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하!

당신만의 의미 있는 인생을 사세요.


유캔두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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