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러닝을 하다 보면 뜻하지 않게
다른 사람과 순위 경쟁을 하게 되는 순간이 있다.
상대가 나보다 빠르거나 늦어서
나랑 겹쳐지는 순간에 말이다.
나는 남과의 경쟁보다는
오롯이 나와의 경쟁에만 관심이 있다.
나보다 빨리 간다고
자존심이 상하거나 기분이 나쁘지도 않고
내가 더 빨리 간다고
우쭐하거나 기분이 좋아지지도 않는다.
가끔 나보다 빨리 가던 사람이
중간에 쉬어가는 바람에
내가 더 빨리 갈 때가 있다.
‘그래, 꾸준히 달리는 것이
뛰다 서다를 반복하는 것보다 나아.’
라는 내 생각이 맞았을 때 기분이 좋아진다.
내 생각이나 가설이 맞아서다.
오늘도 평소와 다름없이 나만의 속도로 러닝을 한다.
매일 뛰는 5km의 절반쯤에 다다랐을 때다.
저기 앞에 자주 나와 마주치는 분이 뛰어가신다.
평균 속도가 내가 좀 더 빨라서인지 점점 가까워진다.
실제로 인사를 나눈 적은 없지만
마음속으로 항상 응원한다.
“정말 멋지세요.
처음엔 거의 걷는 수준으로
손동작만 뛰는 것처럼 하시더니
이제는 잘 뛰시네요.
역시 꾸준함이 최고입니다.”
라고 말이다.
오늘도 근처로 가서 응원을 드리려고 했다.
근데 갑자기 신발끈이 풀렸다.
한쪽만 풀렸으나 반대쪽도 헐거워 보여서 다시 꽉 조였다.
다시 달리기 시작했는데,
응? 그분이 보이지 않는다.
조금 뛰어가다 보니
저 멀리 내가 따라잡을 수 없는 거리만큼 가 계신다.
아주 잠깐이라고 생각했지만
그 분과 나는 그 잠깐사이에
몇 배 노력이 필요한 거리가 되었다.
내 러닝의 목표가 그분을 따라잡는 것은 아니지만
뭔가 경쟁에서 밀린 기분이 들고 힘이 살짝 빠졌다.
문득 토끼와 거북이 생각이 났다.
자신이 한참 앞선다고 생각했던 토끼가 잠든 사이
거북이는 결승선을 통과했다.
거북이가 결승선을 통과하기 전에
토끼가 눈을 떴지만
토끼가 역전하기는 쉽지 않았다.
나보다 못한 거북이에게
지고 있다는 상실감 때문에
의욕이 떨어져서일 것 같다.
내가 하고자 하는 일도 마찬가지다.
내가 정해놓은 목표 달성 전에 잠시라도 쉬기보다는
조금 천천히 가더라도 꾸준히 가는 것이 좋은 것 같다.
그럼 최소한 경쟁자를 보고 페이스 조절을 하며 갈 수 있고,
역전의 기회를 엿볼 수 있으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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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하!
당신만의 의미 있는 인생을 사세요.
유캔두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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