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구조대

불안의 물결 위에서 나를 건져낸 방법들

by 밍뚜



평소의 나는
어떻게든 ‘아등바등’ 불안을 떨쳐내 보려 애쓰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꽤 오랜 시간 우울과 불안을 품고 살아왔고,
그 감정들은 참 기묘하게도
끈적하게 녹아 붙은 타이어 흔적처럼
쉽게 떨어질 기미가 없는 집념을 가지고 있었다.


어떤 날은 모든 것이 무기력하게 느껴져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오히려 아늑하게 느껴지는 날이 있다.

반대로 어떤 날은

“이제는 벗어날 거야, 나아지고 말 거야”


스스로에게 아무 말이나 던지며
병원으로 향하게 되는 날도 있다.

처음에는 보건소 상담부터 시작했다.
그다음엔 병원 연계 상담, 약 복용과 단약을 반복하며
제자리걸음 같던 발걸음을
그저 가능한 만큼 내디뎠다.

그러다 어느 순간
꼬여 있던 마음을 풀어주는 듯한 상담센터를 찾게 되었고,
그곳에서 나는 조금씩 나를 알게 되었다.

심리학 책을 읽고,
선생님과 여러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나의 근본적인 불안이 어디서 오는지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가장 큰 불안은
‘불확실성’과 ‘타인의 시선’이었다.
미래란 원래 불확실한 것인데
나는 확실한 무언가를 찾으려 발버둥 쳤다.

내가 선택한 방향이 틀린 건 아닐까,

지금 하는 일이 정말 도움이 되고 있는 건 맞을까.
그 생각들은 나를 끝없는 수렁으로 밀어 넣었고
가끔은 누군가가 그 늪에서
나를 끌어올려 주었으면 싶었다.


하지만 상담을 이어가며
조금씩 그 늪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그리고 상담이 끝난 후에도
내 삶에 남아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루틴이 있다.

요가를 하며 스스로에게 작은 칭찬을 건네는 일,
잠들기 전 명상을 하며 마음을 가라앉히는 일.
이 두 가지는
흔들리던 마음을 가라앉히기에 참 좋은 방법이어서
지금까지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불편한 생각들은
살다 보면 다시 고개를 든다.
그 생각이 싫어서 다른 생각으로 덮어보려 해도
결국은 제자리로 돌아오는 때가 많다.
그럴 때 나 자신을 투명한 존재라고 상상하며
떠오르는 생각들을 그저 흘려보낸다.

내쉴 때마다 조금씩 내려놓고,
들이쉴 때마다 마음을 비워보는 것.
그러다 보면
알게 모르게 속을 채우고 있던 뜨거운 불편함이
서서히 누그러지는 순간이 찾아온다.

그렇게 마음 한구석에서
나만의 구조대가
조용히 작동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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