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이나서 바다에 들어갔다. 그 결과는?
엄청나게 짠 소금물을 마셨고, 돌 바닥에 발을 온통 베였다. 오른발에 저거 피 아니야? 싶은 곳은 전부 베인게 맞다. 이때부터 내 발의 수난이 시작됐는데, 베이고 멍들고 이튿날에는 계단에서 넘어져 발목이 퉁퉁 부었다. 이틀간 약국만 찾아다녔다. 마침 일요일이라 문연 곳도 많지 않았고 호스텔에서 밴드를 빌려 붙였다. 그런데 크로아티아까지 와서 이러고 있는 내 꼴이 어찌나 웃긴지. 신나게 해수욕을 하고 쫄딱 젖은 꼴로 K와 함께 깔깔대고 웃었다. 발바닥에서 피가 나는데도 이 도시가 너무 아름다워서 아픈줄도 몰랐다.
몇 번이고 괜찮냐고 묻는 K의 걱정과 달리 나는 정말 괜찮았다. 발은 안 괜찮았을지 몰라도 마음이 괜찮았다. 곧 일몰 시간이다. 아름답기로 소문난 자다르의 일몰을 보려면 명당자리를 찜해야한다. 하지만 난 걱정이 없다. 이미 명당자리를 알고 있는 가이드와 함께 있기 때문에.
자다르의 일몰은 말로 표현할 수 없게 아름다웠다. 황홀했다. 가만히 보고 있자니 '행복하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꼭 함께 보고 싶은 풍경이다. 3일째 자다르에 머물고 있는 K의 말에 의하면 3일 중 내가 본 일몰이 제일 예뻤다고 "누나 운 좋네요!" 한다. '그래, 내가 운이 좀 좋아. 근데 이건 운이 좋은 정도가 아니라 행운이야.'
그렇게 한참을 자다르의 일몰을 바라보며 맥주를 마셨다.
해는 완전히 사라졌지만, 이 도시는 여전히 북적인다.
이날 밤, 기가막히게 아름다운 일몰을 보여준 자다르는 '태양의 인사'에 불을 켜주지 않았다. 마치 '너 꼭 다시 와. 다시 와서 날 보고가' 하는 것처럼.
*<크로아티아에 왔다> 크로아티아 혼자 여행기를 읽어주셔서 무한히 감사합니다.
*사진 중 일부는 함께한 K의 촬영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