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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리 #2.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by 짐니


영화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는 내 여행메이트다. 혼자 여행을 갈 때면 꼭 챙겨가서 보는데, 아무래도 영화 속에서 길고 긴 혼자 여행을 떠나는 (행복한) 줄리아로버츠가 내 혼자 여행의 원동력인가 보다. 그녀가 발리에서 사랑하는 사람과 수영을 하던 그 비치에 왔다.


왕복 1차선 통행로를 서로 피해가며 조심 조심 내려간다.
그 비좁은 통로의 끝에 위치한 빠담빠담 비치

영화에서처럼 작고 아담한 비치에서 수영을 즐기는 사람들이 보인다. 강렬한 태양 덕에 따끈해진 모래 위에 앉아 빠담빠담, 빠담빠담을 되뇌어 본다. '빠담빠담'은 '두근두근', 사랑하는 사람을 만났을 때의 심장박동 소리를 뜻한다고. 장난스레 지금 두근두근 하고 있냐며 J의 가슴팍에 귀를 대본다.


주스를 뜯어 마시는 영리한 원숭이.


빠담빠담 비치의 또 따른 볼거리(?)는 엄청난 원숭이 떼다. 비치로 오르내리는 길에 원숭이들이 빼곡히 진을 치고 있는데, 관광객들의 모자나 안경을 빼앗아가기 일쑤다. 이 때문에 원숭이가 빼앗아간 물건을 도로 빼앗아와 돈을 받고 돌려주는 상인들도 있다. 그야말로 발리의 창조경제. 세상사는 방법이 참 여러가지다.





해질무렵 울루와뚜 사원에 도착했다. 발리에는 사원이 정말 많은데, 울루와뚜 사원은 그 중 절벽사원의 절경이 유명한 곳이다.

살롱 장착 완료.

입구에 도착하니 '살롱'이라는 긴 천을 나누어준다. 흰두교 규정으로 사원 내에서는 맨 살을 내놓을 수 없다고. 날이 더워 반바지를 입은 남자, 여자 할 것 없이 천을 한겹 더 두르고 입장한다.


정말 엄청난 무더위다. 등으로 쉴 새 없이 흐르는 땀줄기를 느끼며 사원을 빙 둘러 걷는 행렬에 동참했다.


감탄.

또 감탄.

마지막엔 비명.


'멋있지만 대단하진 않다.'는 말을 자주 사용한다. 그런데 울루와뚜 사원은 대단했다. 너무 아름다워서 한국에 계신 아빠 생각이 났다. 너무 아름다워서 마음이 조금 아팠다.




사원에 계신 할아버지께 팔찌를 두개 샀다. 예쁜걸로 하라며 팔에 대봐주시고, 묶어 주시고, 좋은 일이 있을거라고 빌어주셨다.


“좋은 일이 있을거야”



#3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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