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악!"
아내가 소리쳤다.
"무슨 일이야?"
손가락에 가시가 박힌 것 같다고 했다.
"조심 좀 하지."
밝은 전등 아래로 데려와 손을 살펴보기로 했다. 우리집 가시 주치의가 활약할 시간이다.
쓰고 있던 안경을 이마에 걸쳐놓고 환부를 살펴봤다. 근데 눈의 초점이 맞춰지지 않았다. 안경은 오래전부터 썼지만, 시력이 그리 나쁜 편은 아니었다.
'어. 이게 왜 안 보이지?'
손에 박힌 가시가 선명하게 보이지 않았다. 어느 쪽으로 가시가 들어갔는지 분간하기 어려웠다.
공포가 엄습했다. '노안이 심해진 걸까? 노무사 하면서 글을 너무 많이 봤나? 이대로 가시 주치의는 생명을 다하는 것일까?'
안경을 내려놓고 기도하는 마음으로 눈을 비볐다. 제발 현실이 아니길 바랬다. 눈을 몇번 깜빡이고, 다시 가시 박힌 손가락에 초점을 맞췄다.
오마이갓. 하느님 부처님 알라신님 모두 감사합니다.
가시가 선명하게 눈에 들어왔다. 3미리 정도 되는 투명한 가시가 왼손 약지에 숨어 있었다. 가시가 어느 방향으로 들어갔는지도 가늠할 수 있었다.
5분간 사투를 벌인 끝에 가시를 밖으로 끄집어 내는데 성공했다. 또한번 가시 주치의의 승리다.
오랫동안 이 역할을 이어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