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수습노무사 수련기

2. 네트워크의 힘

by 지무

네트워크의 힘은 한국에서나 외국에서나 마찬가지다. 2년간 생활한 캐나다에서도 언어별, 민족별, 국가별 네트워크가 끈끈했다. 특정 언어를 사용하는 학교 모임이 만들어지고, 국가별 네트워크가 일자리 소개로 이어졌다. 현지 팀홀튼 직원 상당수가 인도 이민자로 채워지는 이유도 그러할 것이다. 지구촌 어디에서나 네트워크 힘이 강하다는 것은 두말하면 잔소리고 세말하면 입이 아플 정도다.


두달 간의 구직 노력 끝에 결실을 앞두고 있던 시점이었다. 예전부터 알고 지내던 멘토 같은 지인을 만나 조만간 취업할 것 같다는 기쁜 소식을 전했다.


"어디 노무법인입니까?"

"000 노무법인입니다."

"음. 정부지원금 소개하는 곳 같군요. 노무사 일은 대형 법인에서 배우는 것이 좋은데... 잠깐 기다려 봐요."


그는 다짜고짜 휴대폰을 꺼내 들었고,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좋은 사람 있다며 소개하더니 대형 노무법인의 대표 노무사와의 만남을 주선했다.


그날 오후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보내고 번갯불에 콩 볶아 먹듯 면접이 진행됐다.


갑작스러운 상황 전개라 어안이 벙벙했다. 두달 동안 일자리 찾느라 고생하던 모습에서 소형 법인과 대형 법인을 놓고 고민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 것이다.


처음으로 채용의사를 밝힌 노무법인과 인연을 맺고 싶었으나 대형 노무법인에 배울 것이 많다는 이야기를 무시할 수 없었다. 며칠 전에 만난 동년배 노무사도 대형 노무법인에서 수습기간을 거치면 여러 가지를 배울 수 있다고 조언한 터였다.


고민은 오래가지 않았다. 어치피 두 곳 모두 사측을 대리하는 노무법인이라는 점에서 큰 차이가 없고, 소형 법인보다 대형 법인에서 보다 많은 경험을 할 수 있는 것은 자명하기 때문이다.


소형 노무법인 대표에게 사정 이야기를 전했다. 축하한다는 말과 함께 다음 기회에 같이 일할 수 있지 않겠냐는 이야기도 쿨하게 덧붙였다. 이동이 잦은 노무사 업계 특성상 인연은 언제든지 이어질 수 있다는 뉘앙스로 들렸다. 실제로 노무사들의 이력을 보면 여러 법인을 거친 경우가 많다.


50대 수습노무사를 받아줄 곳이 많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고 아예 없는 것도 아니다.


지천명의 나이지만 인생은 여전히 예측불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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