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령의 시대
소속 노무법인은 전국구였다. 전국에 자문사가 있고, 곳곳에 산재한 노동위원회에 출석했다. 고용노동부가 진행하는 각종 컨설팅도 방방곡곡에서 진행됐다. 소속 노무사들은 일주일에 사나흘은 출장길에 오른다.
처음으로 노사관계 컨설팅에 참여하게 됐다. 노동조합 활동 경험이 있지만 노무사로서 컨설팅에 참여하는 것은 처음이다. 기대반 걱정반으로 경주행 KTX에 몸을 실었다.
기차 출반시간은 오전 6시. 새벽 4시 30분에 일어나 떠날 채비를 했다. 얼마만의 출장인가. 커피라도 한잔 마실 요량으로 일찍 서둘렀다.
컨설팅은 대표 노무사를 포함해 4명의 노무사가 참여했다. 제각각 출발해 경주역에 모인 노무사는 같은 택시를 타고 움직였다. 지역에 관해, 경치에 관해, 프로젝트에 관해, 컨설팅 대상 회사에 관해 이런저런 이야기가 오갔다.
컨설팅 대상 회사의 재무상태에 대해 언급했더니, 대표 노무사가 다소 놀라는 표정을 지었다. 노무사 중에 컨설팅 대상 기업을 그 정도로 파악하고 컨설팅에 참여하는 경우가 없다고 했다. 전직 회사 경력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두 시간에 걸쳐 킥오프 회의가 진행됐다. 상대편에선 인사노무 담당 임직원이 나왔다. 컨설팅 목표를 정리하고 진행 일정을 조율했다. 컨설팅에 필요한 자료 요청도 뒤따랐다. 대표 노무사가 대부분 이야기를 이끌었다. 동행한 노무사는 보충할 부분만 짧게 언급했다. 첫 컨설팅 회의를 참석한 것인데, 한마디 보태고 싶었다.
"현 노조위원장 임기는 언제까지 인가요?"
"올해가 마지막입니다."
"그럼, 내년엔 새로운 집행부가 들어서겠네요."
"예. 그래서 좀 걱정입니다."
"처음엔 좀 꺼끌꺼끌하겠지만, 소통 잘하면 괜찮아요."
"예. 협력적 노사관계가 이어질 수 있도록 잘 부탁드립니다."
'노사관계에선 대통령보다 소통령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경주역으로 향했다.
소통의 시대다. 경청과 이해, 그리고 공감이 있어야 협력적 노사관계가 형성될 수 있다. 대통령도 국민과 소통을 하지 못하면 실패한 정치인이 되고 만다.
노무사의 업무에서도 소통은 중요하다. 법률적인 해석을 내리고, 분쟁을 조정하며, 침해당한 권익을 보호하는 모든 활동이 소통 영역이다. 다양한 경험 속에서 자란 희끗희끗한 머리카락은 여러 사람들과 소통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 믿는다.
집에 돌아오니 어느새 밤 9시다. 가족과의 소통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