쳇, 챗GPT

by 지무

노무사 업계도 인공지능(AI) 바람이 거세다. 업무 효율을 높이는 새로운 도구가 나왔으니 당연한 관심사다. 소속 노무법인에서도 AI 챗봇을 만들어 전 직원이 모인 가운데 시연회를 열었다. 의견서 작성 부담을 줄이기 위한 다양한 시도가 진행되고 있는 셈이다.


챗봇에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챗GPT 통해 노동법 관련 질문을 했을 때에도 실망한 적이 적잖게 있었기 때문이다. 프롬프트 질문이 부족했던 탓도 있겠지만, 여러 번 물어봐도 정말 필요한 답을 찾지 못할 때가 많았다. 확인할 수 없는 판례를 나열하면서 답변에 의심이 드는 경우도 적잖았다.


처음 몇 번 이용해보고 나서는 활용도가 떨어졌다. 혹시 놓칠 수 있는 쟁점을 확인하는 정도로는 이용했다. 24시간 걸리는 의견서를 몇 분만에 뚝딱 만들어 내는 도깨비방망이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였다. 설령 15페이지짜리 의견서를 만들어 내더라도 해당 의견서에 대한 신뢰와 책임은 노무사의 몫이기 때문에 검토에 검토가 필요하다.


HR 컨설팅을 주로 하는 노무법인에서는 엑셀, 파워포인트를 정말 많이 사용한다. 이들 프로그램에 익숙하지 않은 50대 수습노무사로선 여간 힘든 부분이 아니다. 함수를 만들고, 기능 키를 찾고, 장표를 꾸미는 데 상당한 시간이 투입됐다. 판례나 행정해석을 찾는 것보다 더 많은 스트레스를 유발했다.


개인적으로는 파워포인트(ppt)를 자동으로 만들어주는 AI에 대한 갈증이 컸다. AI관련 수업을 듣다가 ppt 자동 생성 AI인 감마(Gamma)를 알게 되었고, 한줄기 빛을 보는 것 같았다. 당장 접속해서 사용해 봤으나, 실무에서 필요한 수준의 ppt 장표를 만들어 내지 못했다.


AI가 판사나 변호사를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는 것을 감안해 보면 노무사 역시 무풍지대일 수는 없다. 일자리를 위협할 수도 있고, 일처리에 날개를 달아줄 수도 있다. 양날의 칼인 셈이다.


200장에 이르는 ppt를 완성도 높게 만들어줄 AI가 기다려진다.


내년에는 가능할까?


해는 서산으로 향하는데 갈 길은 멀게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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