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한 나비
이곳으로 이사 온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의 이야기이다.
앞마당에서 식구들이랑 청소를 하는데 남편이 나비를 발견하곤 우리를 불렀다. 이런 모양의 나비를 본 적도 없는 데다, 그때는 나비가 날아다닐 시즌도 아니어서 온 식구가 우와! 하며 모였다.
더 신기한 건, 가까이 다가가도 날아가지도 않고 가만히 있길래 신기해서 나도 모르게 손가락을 내밀었다. 그런데 기다렸다는 듯이 손가락으로 천천히 올라오는 게 아닌가! 그리고 한참을 앉아있다.
도망가지 않고 손가락으로 올라오는 나비는 내 평생 첨이라 너무 기분이 이상했다. 마치 나를 알아보는 듯한 이 느낌은 뭐지.
그때 문득... 엄마?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사 온 이곳에 한 번도 못 와보신 엄마의 영혼이 나비 되어 우리 집에 온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스쳤다. 내친김에 마음으로 나비를 보며 물었다.
'혹시 엄마예요? 엄마 나 보고 싶어서 오셨음, 이 집 구경 드릴까요?'
딸에게도 말했다.
"온유야, 엄마눈엔 외할머니의 영혼이 나비를 타고 오신 것 같아. 우리 집구경 시켜드릴까 우리?"
그렇게 손가락에 앉아있는 나비에게 집을 보여주는데 안 날아가고 한참을 있는다. 딸이 자기도 해보고 싶다고 해서 바닥에 나비를 내려놓고 손가락을 내밀었는데 딸에게는 올라타지 않는 거다. 그리고 내가 다시 손가락을 내미니 다시 나에게로 올라온다. 우와, 대체 이게 뭐지?
너무 신비로운 경험이었다.
전에 읽은 책에서 영혼이 나비가 되어 그리워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나타나 주위를 맴돌았다는 구절을 본 적이 있어서였을까.. 아주 천천히 빙글빙글 날아가는 나비를 보는데, 날 찾아와 준 엄마 같아서 눈물이 났다.
앞마당을 쓰는 내내 나비가 날아간 나무 쪽을 계속 쳐다보다가 가슴이 먹먹해졌다. 이렇게라도 엄마가 나를 보러 와 준거라면 너무 고마워서.
오후에 한국에 있는 동생에게 사진을 보내 주면서 있었던 이야기를 했다. "이 나비가 특이하고 화려한 게 딱 엄마취향이지 않니?"라고 했더니, "응, 그러네... 그리고 엄마한테 그런 색깔과 패턴의 원피스가 있어."라고 말하는 게 아닌가.
너무나 잊히지 않는 순간이었다.
아마 오랫동안 생각날 것 같다. 엄마도 내가 무척 보고 싶고 그리웠을 텐데.... 이렇게나마 나를 가까이서 볼 수 있으셨다는 상상만으로도 너무 행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