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락을 싸는데

문득 떠오른 그녀의 얼굴

by 진그림
그림묵상/ 진그림

왜 바쁜 아침에 그녀가 떠올랐을까?

중국식 볶음국수, 그녀가 좋아할지도 모르는데

잠깐 내 안에서 두 마음이 부딪혔다.

줄까 말까?


경험상 이럴 때는 이성이 아니라 마음의 소리를 듣는 게 맞다. 이해는 안 되지만, 영문도 모르지만, 어디선가 별안간 떠오르는 얼굴과 이걸 나눠야겠다는 마음은 대부분 천국에서 보내온 신호인 경우가 많았다.


귀찮고, 어색하고, 뜬금없고, 오버 같고, 오지랖 같아서 멈칫하고 주춤거리다 놓친 이런 마음들이 얼마나 많은지. 무수하게 이런 마음들이 들어 왔다가 가고 나서야 알아차리곤 했었다.


내 좁은 머리로 알 수 없지만, 내 눈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지만, 약간 머리를 기우뚱 한 채로, 쑥스럽고 어색해도 일단 발을 내딛고, 손을 내밀고, 말을 하게 되면 ' 아하~ 그래서 이런 마음을 주셨구나!' 늘 뒷북을 치듯이 이런 마음을 주신 것에 대한 이해와 기쁨이 천천히 뒤따라왔다.


오늘,

샤메인을 사랑하는 하늘 아버지, 나를 통해 그녀를 먹이고 싶어 하는 그분의 마음을 알게 되어 너무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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