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둠피클과 민트티 만들기
호주의 11월 초는 여름의 길목이다. 수확이 늘어나는 계절이기도 하니 아침에 가든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
오늘은 꽃대가 올라온 대파와 파슬리, 끝물 엇갈이배추와 잎이 커진 채소들을 다 잘랐다. 늦으면 먹지 못하게 잎이 노랗게 변해 말라버리게 된다. 마음도 바쁘고 손도 바빠진다.
너무너무 싱싱한 대파는 당장 쓸만큼 남기고 죄다 총총 썰어 냉동에, 얼마안되는 배추도 데쳐서 냉동으로 보관한다. 얼마나 요긴하게 쓰이는지 모른다.
이제 손바닥만하게 커지고 있는 깻잎들과, 홍갓, 근대, 쏘렐을 씻어 채에 받혀두고, 양파 하나를 채 썰어 모둠피클을 담는다. 냉장고에 이틀정도 절인 후 먹을 수 있다. 훌륭한 반찬이 된다.
아래는 애플민트인데 키울 때 꼭 주의 할 점이 있다. 너무 넓게 퍼져나가는 데다. 뿌리만 살아있으면 계속 크는 다년생이라 꼭 화분이나 별도의 공간에 가둬서 키워야 뽑아내는 고생을 안 하게 된다. 생명력이 어마어마한 허브이다. 그래서 약효도 있는 것일까?
이번에 맘먹고 왕창 수확해 씻은 다음 약한 불에 찻잎처럼 덖음을 했다. 식후에나 밤에 뭔가 마시고 싶을 때 즐겨 마시는 애플민트티를 만들었다. 건조기에도 말려봤는데, 덖음으로 하니 향과 색이 더 진하게 우려 나서 번거롭지만 4-5회 덖음을 해서 차로 만들었다.
냄비 한가득이었던 민트가 이렇게 딱 한주먹이 나온다.
정성 들여 가꾼 식물들이라 낭비 없이 알뜰히 잘 다듬어 이렇게 만들어두면 수고스럽긴해도 참 뿌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