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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대로 살기

by 진그림
영생의 길/진글씨

누가복음 10장에는

어느 날 율법을 잘 아는 율법교사가 예수님을 테스트하려고 질문을 하는 이야기가 나온다.

" 제가 무엇을 해야 영생을 얻을까요?"

" 율법에는 뭐라고 기록되어 있느냐?"

" 네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힘을 다하며 뜻을 다하여 주 너의 하나님을 사랑하고 또한 네 이웃을 너 자신같이 사랑하라고 되어 있습니다. "

" 네 말이 맞다. 아는 대로 살아라 그리하면 영생의 삶을 살게 될 것이다."


삶의 실천이 없는 앎은 영생과 생명의 길과는 전혀 상관이 없다고 말씀하신다. 아는 대로 살아낸 만큼만 진짜인 것이다.


며칠 전의 묵상말씀이 떠올랐다.


어린아이처럼 자기를 가장 작은 자로 여기고 살아라, 주변에 있는 돌봄이 필요한 연약한 자, 소외된 사람을 잘 돌보며 살아라.


그 아침에 말씀을 묵상하며 기도를 올렸다. ' 제가 돌아볼 이웃이 누구인가요?'


그날은 마침 손님이 오시기로 되어 있기도 하고 김치도 똑~ 떨어져서 오랜만에 시드니 마켓에 가보려고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둘째가 아르바이트가 캔슬되는 바람에 동행을 해 준다며 흔쾌히 따라나서는 게 아닌가.


시드니 마켓.

둘러보니 여름이라 배추들의 크기가 시원찮다. 그래도 동네 슈퍼에선 같은 사이즈가 한 통에 7-8불씩 하니까 마켓에서 8개들이 박스로 사면 훨씬 저렴하다. 식구들이 김치를 많이 먹지도 않으니 한 박스면 충분하다. 작은 포기가 든 배추 한 박스를 사고 한 바퀴 도는데 아들이 " 어, 엄마! 이건 배추가 훨씬 더 큰데요? 근데 가격은 같아요!" "그래? 어... 그럼....." 계획에 없던 거라 망설이고 있는데, " 에이, 사요 사!" 박스를 트롤리에 담는 아들. 마치 자기가 김치를 담글 것 같이.

그래서 뭔가에 홀린 듯이 한 박스를 더 사버렸다. 배추 2박스로 김치를 담그면 냉장고에 넣을 데도 없는데.... 왜 샀지? 금방 후회했지만 어쩔 수 없었다.


담 날 아침.

절여놓은 배추를 버무리는데 몇몇 얼굴들이 스쳐 지나갔다. 내가 김치를 나눠먹을 얼굴들임을 단박에 알았다.


아! 아들이 늦잠자도 될 텐데 마켓에 따라가겠다고 한 이유, 아들 때문에 배추 한 박스 더 산 이유가 이거였구나! 나의 하나님 아버지는 나의 기도에 이렇게 응답하신 거구나!


딸아, 며칠 전 네가 이런 기도를 하니 참 기쁘더구나. 네 성격에 배추 한 박스도 버거워할 거 아니까 둘째를 함께 보냈지. 네 김치가 그들에게는 힘이 되고 위로와 응원이 될 거다.


말씀을 읽고, 삶에 적용해서 살아내려고 기도하면 하늘의 아버지도 적극적으로 도우신다는 걸 이렇게 또 배웁니다. 저도 나눌 수 있어서 기뻤어요.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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