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에 놓다

Puttin' On Music

by 염진용

음악에 이미지를 놓다


빈소주.jpg


"한 사람이 포장마차에 쓸쓸히 앉아 있다.

플라스틱 탁자 위에는 소주병이 비워져 놓여 있다.

말없이 묵묵히 고개를 떨구고 있다.

잠시 후 빌딩 안으로 들어간다.

엘리베이터를 스쳐 지나간다.

비상구 계단으로 힘 없이 올라간다.

44층 옥상까지......"


'쓸쓸함. 상실. 고뇌. 번민. 좌절'을 느끼게 해주는 글이다. 영화나 연극에서 무대에 올린다면 이를 미장센(mise en scène)이라 한다. 분위기를 따라 음악을 듣다 보면 '가을-혼자-쓸쓸-잔잔-설렘-신남-우울-행복-스트레스-사랑-추억-이별-여행-휴식-비-몽환-집중' 아주 친숙한 단어들이다. 이 낱말들은 시각적 흐름이 아니라 청각적 흐름에 따른 마음의 미장센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음악은 크게 '듣는 음악'과 '보는 음악'이 있고 이를 적절히 섞어 '듣고 보는 음악'이 있다. 요즘 음악은 작게는 뮤직 비디오를 필히 만드니 미장센이 빠질 수는 없는 노릇이다. 좀 더 크게 보면 예술가 백남준, 류이치 사카모토(Sakamoto Ryuichi), Olafur Arnalds처럼 음악과 무대가 하나의 작품으로 결합되어 있기도 하다. 최근에는 정재일의 작품 '리어'가 이러한 흐름을 따라 '물의 미장센'을 예술로 승화시키기도 하였다.


아주 더 크게 보아 음악 그 속에 미장센은 없는가?


이 질문에 스스로 답하고자 오랜 시간 고민한 것 같다. 비워야 채울 수 있다는 고민. 나름의 방식이다. 그 결실은 눈으로 보는 것 만이 미장센은 아니다. 귀로 드는 것도 미장센이다. 실연했을 때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사랑노래! 그래 바로 그 기분에 속해 있을 때 그게 바로 미장센이다.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져 본 적이 있는가?


그때 들리는-듣는이 아니다-사랑 노래들은 가슴 아린 나의 처지와 심정을 나타내는 가사로 꽉 차있는 경험을 한 번쯤은 했을 거다. 아니 지금도 그 상실의 감정을 느끼고 있는 사람이 있을 거다. 미장센이 가시적인 것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하지만 음악에 이 상실의 감정이라는 무대에 놓고 보면 음악의 흐름과 가사는 눈으로 보는 미장센이 아니라 귀로 듣는 미장센인 것이다. 이렇게 음악에도 미장센은 분명 있다는 나름의 시각이다. 그래서 사랑노래가 많다고 결론을 내었다.




미장센(mise en scène)의 노래와 앨범들


IZONE(아이즈원)-Mise-en-Scène 2020.12


앤츠(Ants), 서기-미장센 2019.8
D.PLUM(디플럼)-mise en scene (Feat. LEVENUE) 2022.2


Kelly wei(켈리웨이)-미장센 (Mise En Scène) 2019.4


이아직(eeajik)-mise-en-scene 2018.1.5


정종인(illionoah)-미장센 (Feat. Leff) 2022.7













Young-Mise en scène 2020.12













The Mind-미쟝센 2021.9



색은 뒤섞여 일순간에 까맣게

영화공간을 담은 이 방안의 미장센


감정 뒤섞여 일순간에 까맣게

영화공간을 닮은 이 방안의 미장센


눈금만큼 차이나는 체온 겹쳐서 올려

이 넓은 공간을 끓어 넘치게 하고도 남아

이 사건의 범인에겐 더 나쁜 공범이 있어

술이 시야에 태풍 불어와 배경을 흔들어

그 눈은 고요해 심장의 요동에

신경 써서 걸쳤던 것들 찢어 신경질적이게

두 눈은 고요해 심장의 요동에

속도감을 더하는 날숨은 더 자극적이게

은은한 단 맛이 끝에서 마침표를 찍지

그 대사들이 이어지는 영화 한 편을 찍지

몇 겹에 감춰뒀던 무더운 심연에 더 깊이

순간에 터지는 불꽃은 불 꺼진 하늘을 채웠지



이미 부러진 서로의 날개를 꺾으려 꽉 움켜쥐어

추락의 동기부여가 욕망에 가득 담겨서

의문과 추문들이 나쁜 술기운 뒤에 숨었어

빨간 바람소리를 들려 노래 없는 춤을 춰

몇 개의 감각이 시간감이랑 같이 멈춰서

현실 아니라듯이 굴어 한층 과감해졌어

지금 이 움직임에 욕망에는 가감이 없어

허리에 크게 둘러 묶어둬 나갈 길이 없어

그래 가자 지옥으로 어차피 여기가 지옥이야

천사의 맛은 빨갛고 좀 써 어쩜 위스키의 잔향

그게 온몸에 둘러져 그 자체로 취하게 하니까

그래서 솔직하지 못해 조심스러웠던 때

입고 있던 옷이랑 같이 벗겨져 자유롭게 된

이 순간의 온도와 습기는 기억에 새겨지네

그제야 눈을 잠깐 떠 봐 감은 두 눈을 담아

내가 느끼는 걸 느낄까 갑자기 생각 많아

천천히 계단을 올라가 듯 그 문이 보이잖아

질끈 눈을 감아 참고 막아뒀던 것들 더는 못 막아





연극과 영화에서 말하는 미장센(mise en scène)


미장센(mise en scène)은 본래 연극무대에서 쓰이던 프랑스어로 ‘연출’을 의미한다. 영어로 표기하면 'Putting on Stage'로 직역하면 '무대에 배치한다'란 뜻이다. 연극을 공연할 때 희곡에는 등장인물의 동작이나 무대장치, 조명 등에 관한 지시를 세부적으로 명시하지 않으므로 연출자가 연극의 서사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무대 위에 있는 모든 시각 대상을 배열하고 조직하는 연출기법을 말한다.


연출가는 '희곡을 무대화'하기 위해 각 장면(scene) 또는 각 시퀀스(sequence)의 미장센을 결정하게 된다. 이 용어는 1820년경부터 연극 상연을 위한 인원이나 재료의 총체(總體)를 나타내는 데 사용되었으나 1835년경부터는 무대 표현의 각종 방법을 종합 통일하는 조작과 기능을 가리켰으며, 19세기 말부터는 무대 표현상의 개성적 예술활동을 가리키는 용어로 사용되었다.


영화에서 미장센은 광의의 개념으로 '카메라에 찍히는 모든 장면을 사전에 계획하고 밑그림을 그리는 것'으로 해석하며, '카메라가 특정 장면을 찍기 시작해서 멈추기까지 화면 속에 담기는 이미지를 만들어 내는 작업'이라고 정의한다. 즉, 화면 속에 담길 모든 조형적인 요소들을 고려해야 하는데 여기에는 세트, 인물이나 사물, 조명, 의상, 배열, 구도, 동선, 카메라의 각도와 움직임 등이 포함된다.


미장센이라는 용어는 영화감독의 연출작업 전반을 포괄하는 개념이기도 하지만, 좀 더 영화적인 의미로는 몽타주(Montage)와 대비되는 개념으로 쓰인다. 미장센은 제한된 장면 안에서 대사가 아닌, 화면 구도, 인물이나 사물 배치 등으로 표현하는 연출자의 메시지, 미학 등을 말하며, 다양하게 촬영한 장면들의 편집으로 표현한 영상미를 나타내는 몽타주 대비되는 개념으로 사용된다. 몽타주가 편집을 통해 영화의 주제를 드러낸다면, 미장센은 한 화면 속에 담기는 이미지의 모든 구성요소들이 주제를 드러내도록 하는 감독의 작업을 가리킨다. 따라서 미장센 기법의 영화들은 기존의 몽타주 영화와 달리, 짧게 편집하지 않고 긴 호흡으로 보여주는 '롱 테이크(long take)'나 한 화면 속에서 일어나는 일이나 배치된 물건들을 선명하게 보여주는 '딥 포커스(deep focus)'와 같은 기법들이 많이 사용된다.


미장센이라는 용어가 본격적으로 영화사에서 사용된 것은 1950년대 프랑스에서 누벨바그(Nouvelle Vague) 운동이 시작되고부터다. 영화감독 프랑소와 트뤼포(Francois Roland Truffaut)와 앙드레 바쟁(Andre Bazin) 등에 의해 주도된 영화 평론지 《까이에 뒤 시네마(Cahiers du Cinema)》에서는 당시까지 영화의 주요 표현양식으로 굳어진 몽타주 이론에 대비되는 미학적 개념으로 개진되었으며, 이것은 영화의 공간적 측면과 리얼리즘 미학의 한 형식으로 정착되었다. 사실주의 영화 옹호론자인 바쟁은 몽타주는 본질적으로 현실을 조작하고 왜곡하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현실세계를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반영하고자 하는 사실주의 정신과는 배치된다고 주장하고 푸돕킨, 예 이젠 슈테인과 같은 몽타주이론의 미학에 통렬한 비판을 가하였다.


이처럼 편집을 최대한 절제하고 화면 구성을 통해서 다층적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시도는 찰리 채플린(Charlie Chaplin), 장 르누아르(Jean Renoir), 윌리엄 와일러(William Wyler), 오손 웰스(Orson Welles)와 같은 감독들의 작품에 반영되었다.

- 두산백과


연극 연출가가 무대 위의 모든 시각적 요소들을 배열하는 행위. 영화에서 미장센이란 쇼트의 구성 framing과 관련된다. 연극 연출자가 무대 위에 무엇을 배치할까를 고민한다면 영화감독은 프레임 frame에 무엇을, 어떻게 찍을 것인가를 기준으로 모든 생각을 풀어나간다. 따라서 영화에서 사용되는 미장센이란 용어는 *화면 속에 담길 모든 *조형적 요소들, 예를 들어 *카메라의 각도와 움직임, *조명, *세트, *배우의 연기, *의상, *분장 등 카메라에 찍힐 수 있도록 *영상을 *구성하고 *움직임을 만드는 감독의 연출 작업 전반을 포괄하는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 Cinema Paradiso



음악 그 안에도 미장센은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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