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시 - 가을 무도회(舞稻會)

무도회(舞蹈會) 아닌 무도회(舞稻會)

by 염진용

무도회(舞會) 아닌 무도회(舞會)



아치를 그린 벼이삭들 공손히 고개를 숙인 듯

인사를 건네고

가을 들판 舞稻會 펼친다

살랑살랑 휘휘 바람 소리

벼의 어깨며 옷깃을 스치고

나지막이 춤 결을 맞추네

삶의 가면은 벗어 버리고

황금색 용포 단정히 차려 입고

서로서로 기대어 비비네


춤추다 바람소리 커지면

누어서 그냥 쉬면 되오

하염없이 춤출 수만은 없는 일이 잖소


사이키델릭 조명은 없어도

널디 넓은 하늘 푸른빛

그도 우리의 벗이니

그 빛도 좋아라

바람 노래 널리 퍼져

나를 들어 올려도

마냥 들뜨지 않아

편온한 걸음에 몸을 맡기고

벼들과 같이 몸 흔들어 본다


바람소리 들녘 소리 걸음 소리

서로에 닿아

하나 된 舞稻會



작은 차이 큰 느낌


무도회(舞蹈會) 아닌 무도회(舞稻會)


라는 한자를 잘 보면 서로 다르다.

들판은 걷다 너른 그 위를 지나는 바람과 벼들의 속삭임이 너무 좋아 사진도 찍고 이들과 물아일체 된 호사를 누리다.


클리셰(cliché) 한 표현 '황금들녘 벼가 춤춘다'는 구절이 식상하여 쓰지 않으려 하다가 우연히 발견한 한자 하나 밟을 도(蹈) vs 벼 도(稻).


'춤추는 벼들'=무도회(舞稻會)라는 표현이 좋다는 느낌이 들어 꼭 시로 남겨야겠다 했다.

우연찮게 발견한 한자의 한 글자 차이.

기쁜 마음에 시 한 수 남겨 보다.



시구절이기는 하나 나중에 노랫말로 써보려 한다.


작가의 이전글팔색조와 같은 팔세토(Falsetto) 뮤지션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