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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음악들

스피커 찾아 삼만리 - 1편

제대로 알아야 제대로 산다

by 염진용

스피커를 사려면 전략이 필요하다


갑자기 스피커가 고장 났다. 5~6년 정도 사용한 내장 배터리가 있는 작고 예쁘장한 블루투스 스피커였는데 배터리 성능이 다 되었는지 소리가 줄어들더니 다시 커지지 않는다. 몇 번이고 고쳐 쓰려다가 고이 묻어 주었다. 사실 영원히 잘 자라고 물에 빠뜨려 익사시켰다. 그만 쉬게 해주고 싶었다.

"잘 가라! 그동안 너랑 같이해서 즐거웠다."


이번 글은 그동안 스피커와 헤드폰과 이어폰을 사들이며 고민했던 흔적들을 글로 남겨 보려 한다. 음향에 관한 전문 지식도 어느 정도 동원된다. 음향 서적을 즐겨 읽는 탓에 아는 체를 조금은 해야 할 것 같다. 보다 합리적 소비와 현명한 선택을 하려 함이니 같이 고민해 보고 공감할 수 있는 글이었으면 한다.


또 찾아내야 한다. 맘에 드는 스피커를


글 쓰고 있는 이 순간도 마음에 드는 스피커를 찾아내려 서핑(Surfing)과 브라우징(눈팅)하느라 바쁘다 바빠. 필요한 스피커를 찾기 전까지는 당분간 헤드폰을 사용해야 할 듯하다. 사용하는 헤드폰이 DAC이 내장되어 있는 헤드폰이라 음질은 다행스럽게도 그럭저럭 만족할 만하다.



그림 속 제품인데 레퍼런스 헤드폰-모니터링 헤드폰과 비슷한 용어로 음질의 꾸임이 없다-이라 자부하고 있는 무난한 음색을 지닌 헤드폰이다. 하지만 이어 패드와 해어밴드가 2~3년이 되면 가루가 떨어진다. 가루가 귀속에 들어가기도 한다. 벌써 두 번이나 갈았다. 정품 헤드폰 패드로 교체하려면 헤드폰 가격의 반절 가까이 들어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 그래서 따로 구매해서 사용하는데 만족스럽다. 처음에는 용산에 있는 as센터를 찾아가 서비스를 받았는데 두 번째는 너무 빨리 패드가 헤어져 as 받으러 갔는데 일주일은 기다려야 한다고 하여 "소모품 팔아서 돈 버는 거냐?"라고 따지고 온 후 따로 구입했다. 하지만 아직도 이 제품 성능은 좋아서 계속 쓰고 있다.


여름이 다가온다. 그런데 헤드폰은 계절 장비라고 할 수 있다. 아무리 에어컨을 틀어도 귀가 후끈후끈해진다. 더위가 찾아오면 헤드폰보다는 스피커로 음악 감상하는 것이 좋다. 헤드폰도 폐쇄형과 개방형으로 나누어 제품의 라인업이 구성되어 있으니 덥고 습한 기운에는 개방형이 그나마 좋은 선택이 될 듯하다.


헤드폰과 헤드셋의 차이

스피커를 소형화, 차폐(遮蔽)화시켜 사람이 착용할 수 있게 만든 기기가 헤드폰으로 독일 베이어다이나믹 사에서 최초로 개발했다. 이에는 이어폰도 포함되고 한쪽 귀에만 걸치는 것도 헤드폰이라 할 수 있다. 헤드셋은 마이크가 달린 헤드폰을 헤드셋이라 한다. 사실 이 용어는 잘 구분하지 않고 막 쓰는 편이라 편한 대로 쓰면 될 것이다. 그래도 알아 두면 좋을 듯하다.


제품이 많으면 고르기 힘들다!


매직넘버(Magic Number)라는 말이 있는데 사람이 인지하고 선택하기 편한 범위의 숫자를 말한다. 7에서 2를 더하거나 2를 뺀 숫자를 말한다. 즉 5에서 9까지의 숫자를 말한다. 이 범위를 넘어서면 헷갈리기 시작하고 판단에 착오를 일으킨다. 이론이 그렇다는 말이다. 현실은 스피커를 구매하기 위해 인터넷 쇼핑몰을 들어가 보면 수백수천 가지의 제품이 포진(布陳)하고 있으니 구경하기에도 어질어질하다.


어이쿠! 이걸 언제 다 구경 하누! 정말 이론은 이론일 뿐이다!


보물찾기 하듯 오만가지의 스피커 속에서 나에 맞는 하나를 찾기 위해 외려 오만상(五萬相)을 쓰고 있다. 아이러니하지만 찾아내는 즐거움에 희망을 걸어 본다. 잘 골라야 할 텐데...


그동안 사들였던 음향 장비의 회사들이다. 아남 내셔널, 브리츠, 오디오 테크니카, 하만 카돈, 야마하, KRK, ESI, 소니, 커즈와일, AKG, 아이리버 등이 기억이 난다. 아마추어 시각에서 가격이 겸손한 제품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아마도 대부분의 리스너들이 비슷하리라 믿어 본다.




몇 편에 나누어 글을 이어가려 하며 글의 내용을 간략히 소개해 본다. 지금까지 스피커를 구매하며 겪었던 경험을 바탕으로 구성한 스피커 구매 전략 및 전술이라 할 수 있다.


1. 가격 대비 어느 정도는 성능에 비래 한다


2. 스피커 성능 말고 전원부의 이상 유무가 더 중요하다


3. 직접음 보단 간접음이 음질을 결정한다


4. 공간 구성이 사운드를 결정한다


5. 음향 전문 회사의 제품을 선택하라


6. 액티브와 패시브 스피커의 차이를 알아야 한다


7. 모니터링 스피커와 오디오 감상용 스피커를 알자


8. 리뷰글을 읽을 때 단점부터 살펴라


9. 스피커 디자인도 알아야 한다


10. MP3 음원과 FLAC음원의 차이를 알아보자


적을 내용이 많지만 최대한 짧고 이해하기 쉽게 적으려 한다.




보물찾기. 나름의 순서를 정하다


1. 쓰임세 정하기 - 2. 호주머니 사정에 맞게 - 3. 공간 내어주기 - 4. 좋은 제품 알아내기 - 5. 어느 회사인가 - 6. 지름신의 강림


1. 쓰임세 정하기


PCFI용으로 외장 DAC이나 오디오 인터페이스(오인페)는 쓰지 않고 내장 사운드칩을 활용할 생각이다. 이때는 비싼 스피커를 살 필요가 없다. 내장 사운드 칩은 성능이 그리 좋지 않아서 스피커를 중저가로 구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스피커가 좋으면 자체 기능으로 조금은 성능을 UP 시켜주니 그것으로 만족하면 된다. 주로 인터넷 음원 사이트에서 음악 감상을 하니 MP3나 AAC음원의 음질이니 고성능의 스피커는 필요 없는 것이다.


컴퓨터 MB(Mother Board)에 장착되어 있는 칩은 대부분인 리얼텍사의 제품이다. 필자의 제품도 확인해 보니 Realtek ALC 887로 조금 구형이나 평은 좋은 제품이다.



한편 휴대용 스피커는 배터리가 있어서 성능이 좋고 디자인이 이뻐도 들고 다니면서 쓸 것이 아니라면 구매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는다. 나중에 저처럼 익사시킬 수도 있을지 모른다.


2. 호주머니 사정에 맞게


확보한 예산은 20만 원이니 그 안 쪽으로 선택해 보려 한다. 가정의 달 이벤트, 블프 세일, 연말연시 세일, 신학기 아카데미 페스티벌 등 할인 행사가 많으니 조급할 필요는 없다. 조금만 기다리면 또 할인 행사한다.


거듭 강조하건대, 가격 대비 성능은 어느 정도 비례하지 절대적으로 비래 하지 않는다. 고성능의 스피커를 달아도 사운드 칩셋이 이미 성능 결정하고 있으니 좋은 스피커는 필요 없는 것이다. 대부분의 스피커 회사들이 PC용 스피커를 10만 원 안쪽에서 스피커를 출시한다. 다 이유가 있는 것이다.


PC에 스피커를 장착하려면 Rca, Aux, Optical, Hdmi, Usb 인터페이스를 사용한다. 어느 방식을 사용하든 사운드의 질적인 면은 그리 개선되지 않는다. 칩셋이 사운드의 성능을 좌우하니 노이즈 없거나 인터페이스의 위치가 스피커를 놓고 편한 쪽에 있거나 하는 등을 고려하여 적당한 선에서 타협을 하면 된다.


3. 공간 내어주기


양쪽 공간으로 두 개의 스피커를 놓을 것인가 아니면 사운드바로 공간을 절약할 것인 가도 중요하다. 양쪽 공간이 좁은데 수직적으로 공간이 여유가 있다면 분리형 사운드 바를 구매해서 길게 세워서 배치하는 것도 고려해 봄직하다. 공간이 모니터 양쪽에 충분하지 않으면 사운드 바를 가운데 놓아 보거나 벽걸이형으로 배치하는 것도 좋다. 하지만 음감용으로는 사운드바는 비추다. 거의 대부분의 제품이 대형 TV를 겨냥한 사운드를 왜곡(Distortion)시킨 제품들이다. 물론 절대적인 것은 아니다. 스피커나 사운드 바나 성능은 다 들어줄 만한 수준이다. 개인적으로는 보편적인 스피커를 양쪽에 배치하여 2ch이나 우퍼를 장착한 2.1ch로 감상하는 것이 가장 무난하다는 생각이다.


4. 좋은 제품 알아내기


여기서부터 어렵다. 저렴한 스피커는 그냥저냥 스펙이 그만 저만하다. 그래서 디자인을 보고 어떤 색상인지 좋은 외장 재료를 썼는지 내가 쓰는 모니터, 책상의 색상을 고려하여 구매한다.


같은 스펙인데 스피커의 외장이 알루미늄, 고품질의 MDF 라면 조금 더 투자해 볼 만하다. 소리에 차이가 있는 것이 분명하다. 나중에 더 깊게 이야기하겠지만 벤트홀(공기구멍)의 유무(有無)와 구멍이 앞쪽에 있는지 뒤쪽에 있는 지도 중요하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스피커 자체의 성능이 중요하다. 그중에도 Frequency Range가 중요하다. 이도 음향 전문가들이 들으면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고 또 지적할 것이다.


가청주파수(可聽周波數, Audible Frequency)는 사람마다 나이에 따라 다르지만 정상적인 청력을 가진 사람이 들을 수 있는 주파수로 대략 16~20,000Hz이다.'가청 진동수'라고도 한다. 보통 사람의 귀로 들을 수 있는 범위의 음향 주파수로서 20∼50 Hz에서부터 15000∼18000 Hz 범위까지이다.


음향 학자마다 그 정의에 약간의 차이가 있다. 즉 최대 16hz에서 최대 20kh범위이거나 최소 20hz에서 18kh로 범위로 나타낼 수 있다. 이는 스피커의 뒷면의 spec을 보면 그대로 들어 난다. 이는 참고로만 보아야 한다.


저가형 스피커의 경 우에도 20hz~18kh로 표시되어 있어서 꼭 Woofer(우퍼)가 필요 없는 저음역대의 소리를 내는 것처럼 쓰여있다. 조심해야 한다. 이는 스피커가 가청주파수 범위의 소리를 낸다는 뜻이지 우퍼가 필요 없다는 뜻은 아니다. 스피커 대부분의 뒷면에는 60hz에서 20kh의 범위를 표시하고 있다. 우퍼가 내는 소리는 30hz 정도의 두툼한 소리를 내며 이를 구현하기 위하여 스피커들은 별의별 요술을 다 부린다.

B회사의 스피커 스펙이다. 아마도 스피커에 대해서 아는 사람이라면 이 설명을 보고 가격대를 알아낼 수 있다. 최대 출력이 68W이고 정격출력이 34W이며 주파수 범위가 최대 20kh이고 우퍼가 63hz의 베이스 음을 구현할 수 있다. 피시용 스피커로 제격인 제품으로 10만 원 안쪽의 제품인 것이다.



음악 작업하는 사람들이 입문용에서 중급용으로 사용하는 A사의 제품 스펙이다. 훨씬 섬세한 스펙을 알 수 있다. 이 스펙을 읽고 내용을 다 파악할 수 있는 분들은 굳이 이 글을 읽을 필요가 없을지도 모른다.


거리에 따른 소리 압의 차이, 스피커(트위터)의 재질, THD, SPL, 임피던스 등 알아야 할 것들이 무척이나 많다. 그만큼 제품을 섬세하게 만들었다는 회사의 자부심을 느낄 수 있다. 사진상에 보이는 리본 트위터는 다른 스피커와 차별화하는데 한 몫했다.


5. 어느 회사인가?



스피커를 선택하려다 보면 디자인이 무척이나 이쁜 것들이 있다. 그런데 조금 더 들여다보면 스피커를 포함한 각종 액세서리와 전자기기들을 만드는 회사들이다. 이런 회사들은 추천하고 싶지는 않다. 가능하면 음향 전문회사의 제품을 선택하라고 조언하고 싶다. 음향 전문 회사들은 제품에 대하여 모르면 전화나 톡, 메일로 연락하면 기술적 지원을 받고 전문적 지식까지 얻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것도 회사마다 다르긴 하지만 회사 제품이 잘 팔리는 직원들은 대부분 응대가 싹싹하다. 직원의 친절도는 제품의 성능을 어느 정도 알 수 있는 척도이다. 하여튼 이쁜 스피커를 꼭 사고 싶다면 말리지는 않겠다.


6. 지름신의 강림


사람이 살면서 삶의 수준(워라벨)이 올라가면 가장 먼저 하는 것이 좋은 소리를 찾아 듣는 것이고 더 수준이 올라가면 공간의 확장 즉 넓은 주택을 찾는다고 사회학자들은 말하고 있다. 또 남자가 하지 말아야 할 3대의 것 중에 자동차 쇼핑, 카메라 쇼핑, 오디오 쇼핑이다. 다 소비 다. 즉 '돈지랄'하지 말라는 것이다.


오디오에 관해서만 말하자면 몇 년 동안 좋은 오디오 장비를 찾느라 20억 가까이 쓰신 분이 오디오 전문 잡지에 글을 실었다. 그분은 '내가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라고 하면서 모든 오디오 장비를 처분했다. 그리고 그분은 그 돈으로 평생 좋은 장비와 좋은 음악 공간을 찾아다니며 감상하겠다고 했다. 장비를 소유하기보단 즐기는 오디오 마니아로 거듭난 것이다.


한도 끝도 없다. 음악 감상과 좋은 장비는 타협만이 좋은 선택일 것이다. 언제부터인가 '지름신이 강림하신다'라고 하는 새로운 우스개 소리가 코인(Coin)되어 우리를 괴롭히고 그렇지 못하면 '결정장애'라 하며 우리를 또 괴롭힌다. 그냥 '결정장애'로 사는 것이 현명 할런지도 모르겠다.




Toto의 Africa는 음향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청음을 위한 최애곡 중 하나 입니다.



=> 다음은 이만리길로 떠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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